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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2021/07 Editor’s Choice

이브 투머(Yves Tumor) < The Asymptotical World EP >

뜨겁게 달군 기타의 윤곽에 소음의 은박 가루를 풀칠하다.
추천곡 : ‘Jackie’, ‘Crushed velvet’

by 장준환

클레어오(Clairo) < Sling >

풋풋했던 베드룸 팝을 덮은 포근한 겨울의 정경.
추천곡 : ‘Blouse’, ‘Bambi’

by 정수민

데이식스 (이븐 오브 데이)(DAY6 (Even of Day)) < Right Through Me >

세기말 홍콩 영화의 색감을 더한 레트로 밴드 사운드의 정취.
추천곡 : ‘네가 원했던 것들’, ‘비극의 결말에서’

by 김성엽

데이비드 크로스비(David Crosby) < For Free >

여든이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젊은 목소리, 젊은 음악.
추천곡 : ‘Boxes’, ‘The other side of midnight’

by 염동교

하이에이터스 카이요테(Hiatus Kaiyote) < Mood Valiant >

자유롭게 넘실, 재즈의 맛이 듬뿍 담뿍.
추천곡 : ‘Red room’, ‘Get sun (Feat. Arthur Verocai)’

by 박수진

로라 음불라(Laura Mvula) < Pink Noise >

1980년대 펑크(Funk)와 디스코에서도 균등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소울 보이스의 찬란한 해방.
추천곡 : ‘Remedy’, ‘Church girl’

by 정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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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히미츠(HeMeets) ‘화성침공’ (2021)

평가: 3.5/5

‘그는 만난다(HeMeets)’. 특별히 목적어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보겠다는 의도로 읽을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트로트 가수로 가요계에 발을 디뎠던 오샘이 주축인 히미츠는 처음에 어쿠스틱 듀오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4인조 팝 밴드로 개편해 활동하고 있다. 포크 위주를 벗어난 시점에 발표한 첫 정규앨범 < 화성침공 >은 다채로운 이력만큼 폭넓은 스펙트럼을 펼치며 체제 전환의 이유를 확실히 보여준다.

신비로운 사운드로 시작하는 ‘복수초’부터 음악적 계절의 변화를 알린다. 통기타 하나에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정식으로 세션을 갖춘 밴드는 미디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팀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축한다. 2017년에 발매했던 후크송 ‘믹스커피’도 편곡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인스턴트 트랙으로 변모한다. 느끼한 발성의 원곡보다 담백하게 보컬을 취하고 절과 절 사이에 신시사이저 연주를 곁들이며 중독성 짙은 일렉트로닉으로 재탄생했다.

한층 두터워진 단조 위주의 멜로디와 더불어 주목할 점은 특유의 스토리텔링이다. 단순한 사랑 얘기나 감정 공유하기가 아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인 ‘화성침공’ 속 유일한 희망인 주인공은 외계인과 소통을 거부하며 무기력함을 내비치고 핼러윈을 맞아 세상 밖으로 나온 ‘드라큘라’는 정열적인 탱고 리듬과 인간의 피 냄새에 취해 밤거리를 떠돈다. 허구에나 존재하던 독특한 소재들을 차용한 노랫말은 뻔하지 않은 전개와 각색을 통해 유쾌한 매력을 발산한다.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자주 나타나지만 실존하는 장소가 등장해 현실감을 더하기도 한다. 세탁기가 돌아가는 듯한 완급 조절의 ‘런드리’는 신촌 거리의 풍경을 소환하여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을 정리하고 현재는 재개발을 거쳐 아파트가 자리한 ‘홍은동 334-10’은 젊은 시절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행복했던 지난날을 회상한다. 평범한 자전적 이야기로 여길 수 있으나 가사 전달력이 뛰어난 보컬과 합을 이뤄 충분한 공감대를 만든다.

히미츠는 일본어로 ‘비밀’이라는 뜻도 있다. 히미츠만의 내밀한 언어로 꾀어낸 단편집은 전자음의 도입으로 기존과는 또 다른 세계관을 정립했고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인디 아티스트의 음악적 자립이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신기루를 좇던 방구석 뮤지션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눈앞에 아른거리기만 했던 환상은 실재했고 점점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 수록곡 –
1. 복수초 
2. 화성침공
3. 작업의 정석
4. 러브 리볼버
5. 신기루 
6. 미셸
7. 왜 눈물
8. 드라큘라
9. 홍은동 334-10
10. 런드리 
11. 달나라 전주곡
 
12. 믹스커피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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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에드 시런(Ed Sheeran) ‘Bad habits’ (2021)

평가: 2.5/5

송곳니를 드러내며 짙은 눈 화장을 확인하는 금발의 뱀파이어.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이 적갈색 머리 아티스트의 모습을 지울 수도 있지만 이번 기회를 발판 삼아 과도기에 접어든 음악을 투영하며 새 시대를 열지만 강렬한 콘셉트만큼 음악은 화려하지 않다.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했던 최근작 < No.6 Collaborations Project >처럼 신곡 역시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만듦새로 다가올 다섯 번째 정규 앨범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믹싱을 거친 기타 사운드와 정직한 박자로 떨어지는 드럼과 베이스 라인은 한층 부드럽고 익숙해진 가창과 대비를 이루며 어두운 분위기를 주도한다. 무난하게 흘러가는 곡 전개에서 뚜렷한 포인트가 부족한 것이 약점. 둔탁한 하우스 비트는 절제미보다는 느슨함에 가깝고 오르내리길 반복하는 멜로디는 히트곡 ‘Shape of you’의 리듬에 비해 처진다. 대중성에 맞는 정체성을 구현하려 하지만 슈퍼스타의 목소리에만 의존한 평범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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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 Editor’s Choice

폴로 앤 팬(Polo & Pan) < Cyclorama >

프랑스산 전자음이 그려내는 파스텔톤의 우주와 정글.
추천곡 : ‘Feel good’, ‘Côme’

by 정다열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 < Jubilee >

눈부시다. 슬픔 너머의 긍지로 전하는 환상적인 음악적 치유.
추천곡 : ‘Paprika’, ‘Slide tackle’

by 이홍현

서도밴드 < Moon : Disentangle >

어디에나 떠 있는 달처럼, 밝고 공평한 위로.
추천곡 : ‘뱃노래’

by 손기호

스펠링(Spellling) < The Truning Wheel >

케이트 부시와 리틀 드래곤의 기묘한 공생.
추천곡 : ‘Turning wheel’, ‘Boys at school’

by 장준환

비바두비(beabadoobee) < Our Extended Play >

더티 히트 레코즈표 인디 록, 향수에 젖다.
추천곡 : ‘Cologne’

by 김성욱

조앤 아마트레이딩(Joan Armatrading) < Consequences >

여전히 두텁고 진한 콘트랄토 보이스.
추천곡 : ‘Already there’, ‘Consequences’

by 염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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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에디터스 초이스 업로드 공지

음악 세계는 끝없이 팽창한다. 오늘 나온 노래들만 듣는다 해도 플레이리스트가 가득 차고 넘칠 정도로 모든 요리를 즐기기엔 분명 시간도 모자라고 소화하기도 벅차다. 그만큼 온전한 감상보단 가벼운 청취를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이즘의 음악 큐레이션 < 에디터스 초이스 >가 2년 만에 돌아왔다. 인공지능처럼 똑똑하진 않다. 하지만 개성 넘치는 필자들의 알고리즘을 따라가다 보면 본인도 몰랐던 의외의 취향과 함께 나만의 음악 추천 봇을 발견하게 될 지도.

글: 정다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