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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엔싱크(N Sync) ‘Better place (From Trolls band together)’ (2023)

평가: 2.5/5

21년 만에 모여서 발표한 ‘Better place’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목소리로 출연하는 애니메이션 < 트롤 밴드 투게더 >의 삽입곡으로 그가 쉴비백, 에이미 알렌과 공동으로 작곡했고 옛 동료들과 함께 노래도 불렀다. 처음부터 끝까지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입김이 작용한 이 곡은 마치 엔 싱크의 멤버 중에서 가장 성공한 그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적선하는 자선 싱글 같다.

더 위켄드 풍의 곡 진행과 도자 캣 스타일의 리듬 기타를 앞세워 복고적인 댄스팝으로 탄생한 ‘Better place’는 현재 대중음악의 유행을 끌어 모은 트렌드의 용광로다. 여기에 K-팝 보이밴드들의 인기에 자극 받은 엔 싱크가 예전에 자신들도 있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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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지올 팍(Zior Park) ‘Queen’ (2023)

평가: 3/5

여전히 영리한 방식이다. 연극적인 구성과 영어가사로 숨기는 의중, 은유적인 표현이 지올팍의 유니크함을 유지한다. 더욱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전히 날카롭다. 지난 2월 여러모로 화제에 올랐던 ‘Christian’이 음악가의 허울뿐인 크리스천 기믹(Gimmick)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Queen’을 통해서는 자신을 비롯한 아티스트들이 미디어에 의해 받는 압박과 고충을 담아낸다.

적절한 수위를 유지하면서도 분명하게 폐부를 찌르는 가사가 강력함을 유지하고, 독특한 사운드는 아직 신선하지만 계속해서 같은 방식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분수령이기도 하다. 데뷔 이래 조금씩 다른 듯 같은 느낌으로 연극적인 색채의 음악을 만들어 낸 덕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실히 형성해 냈지만 동시에 한두 번 찾아왔던 관객이라면 재생 버튼을 망설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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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정국 ‘3D (Feat. Jack Harlow)’ (2023)

평가: 3.5/5

고착화된 색깔이 없다는 것, 이 얼마나 압도적인 장점인가. 스트리밍 차트를 휩쓸며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Seven’으로 현대 팝 스타의 색을 입었던 정국이 이번엔 그 위에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외투를 걸친다.

간결한 멜로디와 이해하기 쉬운 메시지, 은근한 기승전결까지. 팝의 전형을 따르는 방향성에는 차이가 없으나 새롭게 추가된 힙합 리듬이 약간의 신선함을 준다. 미니멀한 비트에 곡의 전달은 뚜렷해지고 ‘Seven’에서 살짝씩 어긋나던 피처링 랩과의 조화도 무던하게 이어진다. 특별한 임팩트는 없지만 여전히 깔끔한 퀄리티와 늦지 않은 트렌드의 포착. 성공 가도에 가속을 붙일지언정 제동을 걸 여지는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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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박문치 ‘J u s t f u n (Feat. 죠지)’ (2023)

평가: 3/5

힙스터들의 놀이터에서 출발한 레트로가 퍼지고 퍼져 보편적인 트렌드로 정착된 지도 꽤 오래되었다. 박문치는 이 현상의 발현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지만, 이 스타일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붙기도 했다. 이에 대한 그의 답은 급한 변화가 아닌 일단 머무름이다. ‘J u s t f u n’은 어려운 주제를 내포하지 않고 본인이 간직하고 있는 복고 감성에 집중한다. 곡 제목이 말해주듯, 그저 즐긴다는 목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해 이야기’에서 노스탤지어를 자아냈던 한 음씩 오르내리는 신시사이저와 탄탄한 베이스 라인은 미끄럼틀을 타듯 재밌는 포인트로써 작용한다. 레트로의 흐름을 함께해 온 죠지의 안정적인 보컬도 즐거운 멜로디를 타고 유려하게 흐른다. 놀이 자체의 흥미는 이전보다 덜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재밌게 뛰어놀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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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비와이(BewhY) ‘Holy toast’ (2023)

평가: 2.5/5

그의 음악은 종종 기도처럼 들린다. 채찍질로 몰아세우는 수도자 같은 비장함, 그리고 신에 의지해 얻는 충만함이 동시에 존재한다. 앨범 커버와 뮤직비디오에는 성배와 롤스로이스가 등장하는데, 자본주의의 꼭지점 위에서 빛나는 성배가 어색하고도 경이롭다. 이는 어쩌면 자신이 가진 가장 좋은 걸 봉헌한다는 의미와 의지를 담은 절절한 간증일테니까.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라이밍, 바이블처럼 빈틈 없는 래핑, 몰입도 높은 극적인 전개도 여전히 그의 이름을 드높인다.

자매여 이건 넘나 개쩔어
망한다 했던 쉐키들 패버려
관둘 수 없다 부활한 나사렛처럼
더 원해 비싼 옷 집과 차
벽에는 걸리겠지 Picasso와
Andy Warhol 내 입술엔 휘파람
(- Holy toast 중에서)

다만 입체적으로 완성된 사운드 가운데 메시지는 유독 납작하다. 데뷔때부터 거듭되는 빤한 스웩은 성경의 상징마저 그의 성공을 장식하는 들러리로 만든다. 십자가를 뾰족하게 세운 그의 단어가 정체성인지, 아니면 나태가 될 지는 신만이 아실 것이다. 답을 찾기 위해 우리는 여전히 광야 속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