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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스미스(Sam Smith) ‘Love Me more’ (2022)

평가: 2/5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며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전 작품들과 달리 ‘Love me more’에는 자기애가 가득하다.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가사에 담아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논바이너리로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자기혐오에 빠져 사는 이들에게는 긍정의 힘을 설파한다. 싱글 발매 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뮤직비디오 티저와 업로드한 글은 신곡이 샘 스미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전한다.

여러분과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는 완벽한 방법 같아요. 평생에 걸쳐 이런 종류의 기쁨을 담아 정직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리듬감을 만드는 베이스 기타와 드럼 루프 위에 밝은 선율이 곡의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내지만 도입부의 멜로디는 같은 코드, 비슷한 빠르기를 가진 위즈 칼리파와 찰리 푸스의 ‘See you again’이 떠오른다. 적절한 프로듀싱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사랑하자’라는 들어 본듯한 노랫말이 더 뻔하게 들리는 이유이다.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아티스트로서 다음 국면을 맞이하려 했지만 안일한 제작은 다음 단계로 가는 계단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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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사춘기 ‘Seoul’ (2022)

평가: 3/5

어쿠스틱한 사운드, 안정감 있는 구조의 산뜻한 멜로디, 꾸밈음 가득한 보컬이 도드라지는 ‘Seoul’에는 팬들이 볼빨간사춘기에게 기대하는 요소가 모두 모여있다. 한편 전작들의 아이디어를 녹여내어 제련한 만큼 예측 가능해진 전개가 듣는 이를 느슨하게 만들기도 한다. 벌스를 들으면 머릿속에 ‘썸 탈꺼야’가 떠오르고, 후렴에선 초기작 ‘우주를 줄게’가 스친다. 심심함을 감수하며 안정감을 선택한 셈이다.

일상을 시제로 포착하는 가사의 감각은 건재하다. ‘나의 사춘기에게’에서 드러난 한 세대를 꿰뚫는 기적 같은 순간을 재현할 정도는 아니지만 대중의 공감을 끌어냈던 솔직한 감성이 여전히 선명하다. 상투적 세상에 대한 낯선 인식이 그의 음악적 색깔로 자리 잡았다. 소소해서 대중적인 그의 시선은 지금처럼 진솔할 때 가장 근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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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우(sAewoo) ‘Whatever’ (Feat. 율음, 키드밀리, 그냥노창, 더 콰이엇, 라프 산도우) (2022)

평가: 2/5

우선 화려한 연출이 감지된다. 카니예 웨스트 풍의 목소리 변조를 가한 2009년생 아티스트 율음이 도입부를 장식하는 순간이나, 불연속적인 타격음과 함께 변하는 비트가 키드밀리의 현란한 래핑을 유도하는 방식이 그렇다. 다만 그 흥미가 1분을 채 넘지 못한다. 다음 피처링진을 위해 마련한 ‘Whatever’의 공석에는 당최 의중을 알 수 없는 난해함만이 가득하다.

그냥노창의 어수선한 가사와 버추얼 유튜버 히키킹의 더블링은 철저히 인터넷 문화를 향한 내수용 개그에 머무르고, 작풍과 겉도는 더 콰이엇의 참여는 의아함에 박차를 가한다. 예술적인 면으로도, 단체 곡의 상징성으로도, 프로듀서의 역량을 표출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어느 하나 가늠하기 어렵다. 굳이 의의를 찾자면 신인 율음과 라프 산도우(Raf Sandou)의 소개 혹은 생존 신고 제출의 용도만이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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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 ‘Thousand miles’ (2022)

평가: 1.5/5

저스틴 비버와 함께 작업한 ‘Stay’는 2003년생 호주 아티스트에게 첫 빌보드 싱글차트 1위의 영예를 안겨줬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구성처럼 가파르던 상승세는 잠깐의 질주로 끝나지 않았고 발매했던 2021년 7월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10위 안에 머물며 현재를 대표하는 최고의 히트곡임을 증명해냈다.

‘Thousand miles’는 Z세대의 숏폼(Short-form) 취향을 완벽히 저격하며 흥행한 전작만큼 짧은 러닝 타임과 어쿠스틱 기타 기반의 팝 록 장르를 선택해 장기인 거친 목소리에서 빚는 호소력을 내세웠다. 다만 포스트 말론, 쥬스월드 등 레퍼런스의 잔향이 뚜렷하다. 클리셰를 충실히 따른 무난한 결과물과 이미 확고해진 팬층의 지지로 성적은 보장되겠지만, 더 키드 라로이만의 음악성을 들여다보기엔 그 깊이가 너무도 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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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지본(Lazybone) ‘피라미드’ (2022)

평가: 2/5

근 1여 년 만에 발표한 신곡이다. 레게 리듬을 바탕으로 ‘피라미드’ 위를 오르는 누군가의 버거움을 노래한다. 곡조 상의 변화 없이 간단한 구조로 1절과 2절을 반복, 짧고 간결하다. 그 덕에 메인 멜로디가 잘 들리기는 하지만 빛이 날 정도는 아니다. 응축한 가사는 더 깊은 풀이를 하기에 덧붙일 실마리가 없고 미지근하게 마무리되는 곡의 끝은 다소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대표곡 ‘Do it yourself’가 단순하지만 강렬한 에너지로 무장했다면 이 싱글은 전자만 있고 후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