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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스미스(Sam Smith) ‘Love Me more’ (2022)

평가: 2/5

진실한 사랑을 갈구하며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전 작품들과 달리 ‘Love me more’에는 자기애가 가득하다. 스스로 사랑하는 법을 가사에 담아 성별을 구분하지 않는 논바이너리로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자기혐오에 빠져 사는 이들에게는 긍정의 힘을 설파한다. 싱글 발매 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뮤직비디오 티저와 업로드한 글은 신곡이 샘 스미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전한다.

여러분과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는 완벽한 방법 같아요. 평생에 걸쳐 이런 종류의 기쁨을 담아 정직한 음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리듬감을 만드는 베이스 기타와 드럼 루프 위에 밝은 선율이 곡의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내지만 도입부의 멜로디는 같은 코드, 비슷한 빠르기를 가진 위즈 칼리파와 찰리 푸스의 ‘See you again’이 떠오른다. 적절한 프로듀싱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사랑하자’라는 들어 본듯한 노랫말이 더 뻔하게 들리는 이유이다.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아티스트로서 다음 국면을 맞이하려 했지만 안일한 제작은 다음 단계로 가는 계단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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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 ‘Thousand miles’ (2022)

평가: 1.5/5

저스틴 비버와 함께 작업한 ‘Stay’는 2003년생 호주 아티스트에게 첫 빌보드 싱글차트 1위의 영예를 안겨줬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구성처럼 가파르던 상승세는 잠깐의 질주로 끝나지 않았고 발매했던 2021년 7월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10위 안에 머물며 현재를 대표하는 최고의 히트곡임을 증명해냈다.

‘Thousand miles’는 Z세대의 숏폼(Short-form) 취향을 완벽히 저격하며 흥행한 전작만큼 짧은 러닝 타임과 어쿠스틱 기타 기반의 팝 록 장르를 선택해 장기인 거친 목소리에서 빚는 호소력을 내세웠다. 다만 포스트 말론, 쥬스월드 등 레퍼런스의 잔향이 뚜렷하다. 클리셰를 충실히 따른 무난한 결과물과 이미 확고해진 팬층의 지지로 성적은 보장되겠지만, 더 키드 라로이만의 음악성을 들여다보기엔 그 깊이가 너무도 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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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Lizzo) ‘About damn time’ (2022)

평가: 2/5

코로나 상황에서 벗어나 일상을 준비하는 들뜬 분위기와 리조의 긍정적인 자존감이 만나 흥겨운 에너지를 발산하며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펑크(funk)/디스코의 리듬 안에서 자신의 외모를 가사에 투영한 당당함은 낙천적이고 흥겨운 봄기운으로 환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펑크(funk)/디스코가 뉴트로의 대표로 자리를 잡아간다. 브루노 마스, 두아 리파, 방탄소년단 등 많은 뮤지션들이 1970, 80년대의 소울/펑크(funk)를 재해석할수록 쉭과 프린스, 마이클 잭슨, 어스 윈드 & 파이어, 쿨 & 더 갱, 조지 클린턴 같은 위대한 뮤지션이 들린다. 그들이 창조했던 광대한 그루브는 2020년대에도 생명력을 연장하며 유통기한 없는 아우라를 형성한다. 허스키하고 깊은 음색을 가진 리조의 래핑이 멋지지만 ‘About damn time’은 그 위대한 선배들을 답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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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As it was’ (2022)

평가: 4/5

곳곳에서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찬연한 신시사이저 리프는 아하(A-ha)의 ‘Take on me’를, 긴박한 드럼 라인과 속도감은 각각 스트록스의 ‘Hard to explain’과 위켄드의 ‘Blinding lights’를 연상케 한다는 증언이 결코 적지 않다. 다만 이러한 언급은 유사성의 지적보다도 시대를 이끌 관능의 아이콘인 해리 스타일스에게 그 후광을 이식하기 위한 경탄의 열거에 가깝다.

선대를 수용하는 태도부터가 정통 장르 안에서 조합을 추구하던 전작보다도 더 과감하다. 팝과 록의 외줄타기 같은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로, < Harry’s House >의 선공개 트랙 ‘As it was’가 지향하는 목표는 ‘그 이상의 각인’이다. 경쾌한 1980년대 뉴웨이브 재료는 물론, 여러 록과 인디의 오마주를 가져와 화려한 조립을 펼친 곡은 짧은 길이에도 리드미컬한 구성과 다채로운 보컬 운용을 알뜰하게 배치하고 있다.

Fine Line >의 초광각 렌즈가 여전히 그를 아이돌 출신으로 바라보던 이들의 좁은 시야를 넓혔다면, ‘As it was’는 그 중력 자체를 무너뜨려 편견으로부터의 완벽한 탈피를 꿈꾼다. 여러 악기 사이로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아웃트로에서 그의 표정을 거듭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비록 일순간이지만, 마치 팝이라는 관대하고도 끈적한 구속복에서 해방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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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Hey, hey, rise up!’ (Feat. 붐박스의 안드리 크리브뉴크) (2022)

평가: 3/5

록의 전설이 귀환했다. 핑크 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와 원년 드러머 닉 메이슨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의기투합했고 공식적으로 약 28년 만에 신곡이 탄생했다. 우크라이나 행진곡 ‘Oi u luzi chervona kalyna(붉은 가막살나무와 대지)’에 뿌리를 둔 ‘Hey, hey, rise up!’은 우크라이나 록밴드 붐박스의 보컬 안드리 크리브뉴크(Andriy Khlyvnyuk)의 목소리를 실었다. 함께 녹음한 것은 아니고 참전 중인 안드리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발췌했다.

성가 형식의 도입부가 거룩하고 안드리의 가창은 ‘우리의 영광스러운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것이다.’ 라는 노랫말로 민족성을 고취한다. 밴드와 처음 작업한 영국 뮤지션 니틴 소니의 오르간과 기본에 충실한 메이슨의 드러밍이 음성을 보좌한다. 목적이 명확한 곡인 만큼 과거 금자탑들의 예술성은 덜하나 1분이 넘는 길모어의 기타 솔로가 울부짖으며 관심을 촉구한다. 음악의 사회적 기능을 믿고 날카로운 비판 의식을 유지했던 핑크 플로이드다운 복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