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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Choice

2022/11 Editor’s Choice

적재 < The Lights >

한 연주자의 대중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 음악적 설득력을 더하다.
추천곡 : ’빛 (Feat. 백예린)’, ’Berklee (Interlude)’, ‘사라질까 봐 (Feat. 이지영 of JSFA)’

by 김호현

와이즈 블러드(Weyes Blood) < And In The Darkness, Hearts Aglow >

어둠 속에서 더 찬란한 클래시컬 팝. 천상의 기악 콜라주.
추천곡 : ‘It’s not just me, it’s everybody’, ‘The worst is done’

by 김성욱

오웰 무드(Owell Mood) < Love Is Drug >

지독하게 상처입어도 다시 사랑에 손 댈 수밖에.
추천곡 : ‘Lullaby’, ‘Vanishing cats’, ‘Escape from you’

by 백종권

키스 에이프(Keith Ape) < Ape Into Space >

돌아온 코홀트 사단의 야심찬 ‘혹성탈출‘.
추천곡 : ’Mull’, ‘Hydro ninja’, ‘Walk with us’

by 장준환

스페셜 인터레스트(Special Interest)

장르 하이브리드 사이로 흐르는 불길한 펑크 자기장.
추천곡 : ‘Love scene’, ‘My displeasure’, ‘LA blues’

by 염동교

튜즈데이 비치 클럽(Tuesday Beach Club) < Tuesday Beach Club >

햇살을 터뜨리는 바닷빛 미러볼. 나의 화요일에도 감정이 생겼다.
추천곡 : ‘Way’, ‘Mary’, ‘Lobster king’

by 정다열

페파 피그(Peppa Pig) < Peppa’s Club: The Album >

듣고 자랄 새싹을 생각하니 음악의 미래가 밝다.
추천곡 : ‘Peppa’s club’, ‘Dinosaur dance’, ‘Jolly pirates’

by 한성현

스톰지(Stormzy) < This Is What I Mean >

분명 낯선 모습이지만, 어느 때보다 진심 어리기에. 아티스트가 내민 손을 따뜻하게 거머쥐다.
추천곡 : ‘Fire + water’, ‘Need you’, ‘Give it to the water’

by 손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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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IZM이즘x문화도시 부평] #35 배드램

웹진 이즘(IZM)이 문화도시 부평과 함께 하는 < 음악 중심 문화도시 부평 MEETS 시리즈 >는 인천과 부평 지역 출신이거나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을 순차적으로 인터뷰하는 시리즈 기획이다. 지금까지 이곳 출신의 여러 뮤지션들이 자리해 자신의 음악 이야기와 인천 부평에 대한 추억을 들려주었다. 이번 서른다섯 번째 주인공은 현대 사회를 음악으로 그려내는 4인조 혼성 밴드 배드램이다.

절대적인 권위에 괜한 반항심이 피어오른 적이 있지 않은가. ‘나쁜 산양(Bad Lamb)’과 ‘난리, 대혼란(Bedlam)’, 중의를 품고 있는 밴드 배드램은 가끔씩 관성처럼 터져 나오는 이 위험한 기질을 억누르지 않는다. ‘거친 사운드를 표방하되 절대 존재를 향한 믿음을 조소하겠다’라고 말하는 이들의 핵심은 어떤 대상에 대한 맹신을 지양하고 나아가 자기 자신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배드램은 오늘도 발걸음을 재촉한다. 정규 앨범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EP < Frightful Waves >(2020)를 시작으로 2년 연속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찬란한 기세를 몰아 올해 10월 말에 정규 1집 < Universal Anxiety >를 발표했다. 물론 이번에도 쉽지 않다. 쌀쌀한 사색에 잠기게 되는 가을의 끝, 현학적 음악 저널리즘을 펼치고 있는 네 명의 현대인과 함께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다각적으로 바라보았다.

▶왼쪽부터 이동원(보컬, 기타), 편지효(기타), 김소연(베이스)

첫 정규작의 주제는 ‘보편적 불안’이다. 앨범 소개글에 ‘고립계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한다’라는 열역학 제2법칙을 적어두기도 했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인가.
이동원 : 일단 나는 문과다. (웃음) 엔트로피에서 집중한 건 무질서 상태로 돌아가려는 비가역적인 방향성이다. 시간이 지나 무질서에 수렴할 때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을 불안이라 보고, 현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감정을 ‘보편적 불안’이라는 표현으로 축약했다. SNS 아이디로 썼을 정도로 오래도록 구상해 온 개념이다.

곡 작업은 보통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편지효 : 배드램은 동원이 형과 내가 이끌어 가는 듀얼코어 시스템인데 둘의 작업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동원이 형은 퀄리티가 조금이라도 성에 차지 않으면 일정에 관계없이 멈추는데 나는 스케줄을 연, 월, 주 단위로 짜놓고 기한에 맞춰 최선의 근사치를 만드는 편이다. 서로 다른 관점이 공존하면서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팀이 유지되고 있다.

이동원 : 누구 하나 톡 튀지 않고 정확히 4분의 1씩 각자의 방향으로 당겨서 아슬아슬한 듯하면서도 팽팽하게 밸런스가 잡혀있다. 그리고 우리 팀은 따로 앨범 기획 회의를 하지 않을 정도로 규칙이나 규율 같은 게 없다. 대부분 체계를 갖춰야 나름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밴드 안에서만큼은 그렇지 않다.

현대 사회를 투영하는 가사만큼 이를 전달하는 언어도 눈여겨보게 된다. 대부분 영어로 부르다가도 몇몇 곡에선 한글로 메시지를 전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이동원 :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변함없다. 어떤 음악 내에서 말의 맛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익숙한 질감에 맞춰서 쓴 편이다. 살면서 들어온 음악 대부분이 영미권 쪽이다 보니 아직 한글 특유의 분절되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끌고 가기가 힘들다. 차차 극복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다.

타이틀곡 ‘Love, lies, bleeding’은 6분짜리인데다 전주만 1분 40초다. 길이를 늘려 드라마틱한 구성을 취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이동원 :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대부분 러닝타임이 2시간 내외인데 만약 1시간밖에 못 즐겼다면 지불한 금액이 매우 아까울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이 시간을 들여서 곡 하나를 듣는데 아쉬운 감상으로 끝나지 않길 바란다. 보통 그 시간을 3~4분으로 정하겠지만 내 기준엔 5분 정도가 합당하다.

김소연 : 꼭 우리 노래라서가 아니라 배드램 음악을 들으면 5분이 넘는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뒤의 핵심을 위한 예열 과정이 아닐까. 덕분에 후반부에 더욱 폭발적인 울림이 전해진다고 본다.

편지효 : 숏폼 콘텐츠 시대다 보니 몇 초 안에 결판내야 하는 게 너무 많다. 근데 우리의 얘기는 짧게 할 수 없을뿐더러 가능하더라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정리하면 곡이 긴 이유는 하이라이트에 더 설득력을 주기 위함이다. 모든 구간이 맡은 기능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6분도 지루하지 않다. 배드램의 음악은 분명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과거 ‘Blessing of Ganesha’나 이번 ‘Valley of the Pharaohs’처럼 배드램의 음악에선 종종 오리엔탈 풍의 주술 색채가 강하게 드러난다.
편지효 : 주술에 관한 트랙은 내 담당이다. ‘파라오의 협곡’은 강남역 한복판이나 미국 대도시처럼 무너지지 않는 거대 자본의 산물을 비유한 표현이다. 자본주의 관점에서 인간이 두려워하는 절대 존재를 드러내고 싶었고 힘없는 예술가가 무너뜨릴 수 없는 견고한 철옹성을 떠올렸다. 그 과정에서 처음엔 곡 제목을 메트로폴리스라고 지었는데 세련된 느낌으로 한 번 꼬아서 시각화한 것이다.

이동원 : 이런 이색적인 요소를 끌어왔을 때 하는 우리도 즐겁고 듣는 청자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트랙 순서를 배치할 때 좋은 징검다리 역할을 해줬다. 너무나 이질적인 두 곡 사이를 윤활성 있게 이어주는 식으로 활용했다.

이동원은 앨범 아트 크레디트에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다.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는 건지.
이동원 : 대부분의 인디밴드들처럼 가성비를 추구하다 보니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를 고용하는 방향보다는 우리끼리 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곤 한다. 이번 앨범 아트는 요즘 유행하는 AI가 대신 그려준 그림이다. 우리가 설정한 핵심 키워드들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나름의 계산을 거쳐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그렇게 한 30~40번을 돌려보면서 마음에 드는 조각들을 모아 포토샵으로 아트워크 콜라주를 만들었다.

기타리스트 편지효가 사운드 메이킹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편지효 : 확신이다. 확신이 없으면 안 치거나 치고 버린다. 확신이 있는 줄 알았는데 실상이 그게 아니었다면 스스로에게도 거짓말을 한 셈이라 화가 난다. 그래서 공연 전에 항상 내 컨디션을 알아야 하고, 그에 따른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 가장 연출하기 쉬운 게 분노다. 내게 상처 줬던 사람이나 기분 나빴던 일을 억지로 생각해가면서 감정을 끌어올릴 때도 꽤 있다.

팀 색깔만 봤을 때 여성 베이시스트 김소연의 존재가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베이스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김소연 : 주관적이지만 밴드에서 여성이 제일 많은 포지션은 베이스라고 본다. 왠지는 나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톤의 대비가 아닐까 싶다. 발성 음역대가 높은 여자들이 그에 반대되는 저음에 더 끌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왼쪽부터 이동원(보컬, 기타), 김소연(베이스), 편지효(기타), 최주성(드럼)

아쉽게도 드럼을 맡고 있는 최주성이 본업 때문에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다. 네 명 모두 일과 음악을 겸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일정은 보통 어떤 식으로 조율하는지.
편지효 : 중요한 공연이 있을 때마다 반차 혹은 휴가를 낸다. 보통 낮부터 리허설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까 불가피한 선택이다. 언제 어떤 공연이 잡힐지 몰라서 연차랑 휴가를 아껴놓고만 있다가 연말에 다 못 쓰고 지나갈 때도 있다.

본업과 음악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잡고 있는지.
이동원 : 모든 뮤지션들이 별도의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 양질의 창작물을 꾸준히 만들기 위해선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 직장에서 쓰는 에너지를 최대한 아끼고 그 힘을 열심히 모아서 하고 싶은 것에 투자하려고 노력 중이다.

최주성 : 일도 중요하지만 우선 가정에 시간을 맞춰야 밴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금전적으로 안정이 되어야 음악 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 물론 지금의 내가 그렇지는 못해서 많은 애로사항이 뒤따른다.

음악적으로 영향을 준 아티스트나 앨범은 무엇인가.
이동원 : 내가 밴드에서 맡고 있는 역할 별로 나눠서 정리한다면 보컬 쪽은 미국 얼터너티브 메탈 밴드 툴의 보컬리스트인 메이너드 제임스 키넌, 그리고 하드 록 그룹 사운드가든과 오디오슬레이브의 보컬 크리스 코넬을 뽑는다. 작·편곡 면에선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라디오헤드가 최고다. 마지막으로 태도에 있어 펄 잼의 에디 베더와 브리더스의 프론트우먼 킴 딜을 음악적 부모로 삼고 있다.

김소연 :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롤 모델은 포 겟 미 어 낫츠(Four Get Me A Nots)라는 일본 밴드의 기타리스트 타카하시 치에다. 얼마 전에 오사카까지 직접 가서 공연도 보고 왔다. 요즘 내 삶의 주제는 무언가를 힘껏 하는 거다. 노래를 못 해도, 춤을 못 춰도 뭐든 최선을 다해 있는 힘껏 하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데 내가 본 사람 중에선 최고로 열심히 하는 분이라 생각한다.

편지효 : 어렸을 때 기타리스트 팻 메시니와 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이 같이 작업한 < Beyond the Missouri Sky >를 듣고 서사를 풀어가는 화법을 배웠다. 음악은 점이 아닌 선이다. 지나온 지점들을 잇는 순간 여정에 스토리가 생기는데 이 앨범을 통해 그런 방식들을 익혔다. 연주적인 측면에선 밴 헤일런을 굉장히 좋아한다. 서커스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와중에 호흡이 예술이다. 극한의 테크닉보다 적절한 타이밍에 소리를 꽂아 넣는 게 중요하단 걸 알려준 아티스트다.

최주성 : 엑스 재팬의 기타리스트인 히데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드러머 채드 스미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동원과 최주성은 인천 출신이다. 인천과 부평에 대한 기억은 어떻게 남아 있는지.
이동원 : 부평구민으로 지낸 지 30년이 넘어가고 있는데 부평의 자랑거리로 매년 열리는 부평 풍물 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락캠프 같은 클럽들이 있는 줄 몰랐던 학창 시절에 내가 라이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장소였다. 그때 또래 친구들의 공연은 물론이고 페루 출신 뮤지션들의 전통 레퍼토리도 관람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행사다.

최주성 : 유년 시절엔 음악을 전혀 안 좋아해서 특별히 남아있는 기억은 없다. 대신 밴드 건아들의 객원 드러머였던 선생님께 드럼을 배울 때 인천이 살아있는 음악의 성지라고 말씀해 주신 적이 있고, 인천을 대표하는 드러머인 노호현 님께서도 메탈과 록의 시작점이라고 언급해 주셨다.

인천 지역이 유독 록 음악에 강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이동원 : 동인천과 주안에서 성장한 밴드들부터 음악 감상실을 통해 퍼진 커뮤니티까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세대임에도 선배들이 남긴 유산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주한미군이 주둔했던 부평 애스컴이다. 미국에 뉴올리언스와 멤피스가 있다면 한국 대중음악이 태동한 도시로 인천을 빼놓을 수 없다.

편지효 : 항구 도시는 기본적으로 기가 부딪히는 곳이다. 다양한 문물들이 오고 가며 섞이게 되는데 거기서 우수한 것들만 살아남아 발전하게 된다. 미8군을 중심으로 전달된 문화가 우리에게 계속 축적되면서 지금의 한국 음악이 정착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인천 출신이 아닌 김소연과 편지효는 2019 펜타포트 무대를 통해 그 열기를 느낀 적이 있다.
김소연 : 내 인생에서 제일 처음으로 관람했던 공연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다. 시골에서 살던 아이가 그렇게 큰 규모의 축제에 가서 즐겼던 것도 신기한데 어쩌다 보니 10년 정도 후 내가 그 무대에 올라가게 됐다. 쨍한 햇빛 아래서 관객분들을 보고 있으니 기분이 참 묘했다.

편지효 : 요즘 탁 트인 공간이 거의 없다. 그런 면에서 인천은 이런 뜻깊은 공간, 문화생활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리고 이모 댁이 동인천 신포동 쪽이다. 인근 차이나타운을 비롯해서 그 동네엔 아직 개화기의 향기가 남아있다. 오래된 양식의 건물들을 보면서 그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는 건 인생을 살아가고, 또 음악을 하는데 굉장한 도움이 된다.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근 2년간 공연계가 많이 움츠러들었었다. 한국대중음악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활동을 이어가기 좋은 타이밍이었을 텐데 아쉬움은 없었는지.
이동원 : 아쉬움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고무됐었다. 여태까지 음악 활동을 해오면서 공허함을 느낄 법한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걸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사람들은 음악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그 관심이 조금씩 모이다 보면 몸집도 자연스레 커져 있을 것이다.

어쨌든 코로나가 비교적 잠잠해지면서 공연계도 활력을 되찾고 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이동원 :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내년 1월에 이번 앨범 쇼케이스를 단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래서 그 기획에 최대한 중점을 두고 있고 음원에 담긴 느낌 그대로 라이브로 전달해 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다. 연말에 클럽 공연도 많이 준비되어 있고 특히 12월 30일엔 부평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한다. 내 홈타운에 함께 살고 있는 동네 이웃분들께서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배드램이 들려줄 이야기는 어떤 내용으로 채울 예정인가.
이동원 : 저널리즘의 생명은 시간, 즉 현재에 달려 있다. 물론 우리가 따끈따끈한 특종을 주제로 앨범을 낼 수는 없으니 차기작이 발매될 시점에 우리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리게 될 것 같다.

편지효 : 다음 앨범을 언제 발표할지는 우리도 모르기 때문에 사회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지켜보면서 떠오른 단상들을 차곡차곡 모아둘 예정이다.

진행: 정다열, 장준환, 염동교, 손민현
정리: 정다열
사진: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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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KPOP Album

임재범 ‘Seven, (세븐 콤마)’ (2022)

평가: 3.5/5

휴식을 넘어 생존을 위한 숨 고르기다. 공존의 가치를 일깨워준 아내가 암으로 사망한 2017년 임재범은 모든 매체와 소통을 끊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간 주류에 반하는 움직임으로 종종 행적을 감추기도 했지만 사별 직후의 잠적만큼은 일상을 되찾기 위해 필수로 요구되는 재활의 시간이었다. 30주년 콘서트를 끝으로 다시 무대에 서기까지 7년, 쉼표가 아닌 숨표라 명시한 일곱 번째 정규작 < Seven, (세븐 콤마) >가 멈춘 듯한 심장 그리고 음악 활동에 용기 어린 제세동을 가한다.

이별의 비통함을 어루만져 준 건 오랜 시간 그의 음악 곁에 머무른 조력자들이다. 특히 ‘비상'(1997)을 시작으로 25년간 수많은 히트곡들의 작사를 맡았던 영혼의 콤비 채정은의 공로가 크다. 슬픔 서린 내면을 들여다보며 써내린 치유의 노랫말은 앨범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냈고, ‘집을 나서고’, ‘빛을 따라가고’, ‘기억을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휩쓸려간 세월을 차분히 회고한다.

답답한 숨구멍이 트인 덕분에 가창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위로’와 더불어 일대기의 막을 여는 ‘Homeless’에서 7년간 보존하며 단단해진 성대의 진가가 드러난다. 낮은 톤으로 정돈한 보컬은 한동안 반가성으로 올리던 고음을 진성으로 다듬어 말끔한 전달력을 갖췄고, ‘머리에 물감처럼 어둠을 풀어’와 같은 시적 가사를 피아노와 스트링에 얹어 우아히 가슴을 후벼 판다. 이미 정평이 난 베테랑의 쇳소리에 시련이란 각인까지 새긴, 강인한 연마의 증표다.

장르 다변화를 위한 담금질 역시 아끼지 않는다. 갖은 역경을 딛고 희망이란 정상으로 올라가는 남자의 이야기 ‘히말라야’는 전통 성악의 한 분파인 정가를 들여와 극적으로 연출한다. 목관악기 대금과 현악기 아쟁은 한국 특유의 한을 드리우고 서릿발처럼 냉랭히 휘몰아치는 선율 위를 여창 장명서와 함께 헤쳐 나간다. 나직한 팝 발라드 ‘내가 견뎌온 날들’에선 뮤지션 윤상과, 사랑의 애틋함이 감도는 ‘너란 사람’에선 가수 김현철과 교합하기도 하며 극복의 서사를 완성했다.

도움의 손길이 뻗치는 중에도 심지를 굳게 다진 주체는 결국 본인이다. ‘비상’의 작곡가 최준영과 재회한 ‘여행자’는 전성기를 추억하는 듯한 멜로디에 콜드플레이 풍의 기타를 덧입혀 나그네처럼 매일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는 우리의 인생을 그린다. ‘이 밤이 지나면’이 스쳐가는 트랙 ‘불꽃놀이’ 또한 희로애락의 굴레를 받아들이고 빛나고 사그라들기를 반복하는 폭죽처럼 다가올 장면을 찬란히 수놓고자 한다.

고해를 토해도 모자랐던 방랑자는 이제 의연하다. 과거를 영위했던 동료들과 협연을 펼치며 생명력을 얻었고, 성찰로 체득한 위안의 언어는 현재의 자신은 물론 미래를 키워갈 아이들까지 보듬는다. 호흡을 가다듬고 토닥이는 음유시인의 한 구절 한 마디에 시대가 따스히 공명할 일만 남았다.

– 수록곡 –
1. 위로 [Prologue]
2. Homeless
3. 여행자

4. 그리움
5. 히말라야 (Feat. 장명서)
6. 우주의 전설
7. 불꽃놀이
8. 아버지 사진
9. 내가 견뎌온 날들
10. 너란 사람
11. 홀로 핀 아이 [Epilogue]
12. 우주의 전설 (Acoustic ver.)
13. Another life (메모리즈… 속으로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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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벤슨 분(Benson Boone) ‘Before you’ (2022)

평가: 3/5

진정성이 느껴지는 목소리엔 항상 믿음이 생긴다.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보컬 댄 레이놀즈에게 발탁되어 데뷔 싱글 ‘Ghost town'(2021)부터 빌보드 정상권을 넘봤던 대형 신인 벤슨 분이 ‘널 만나기 전의 삶은 기억나지 않는다(I can’t remember life before you)’라고 고백하며 또 한 번 전 세계 팬들과의 음악적 신뢰를 다지고자 한다.

핵심은 간추린 악곡 구성이다. 여린 피아노 반주로 시작해 드럼 킥을 비롯한 악기들을 웅장히 포개는 방식 덕분에 단단한 보컬이 곡의 중심을 지탱하며 빛을 발한다. 후반부에 리버브로 급히 공간감을 확장하고 가성으로 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감정선이 최대치로 폭발하지 못하지만 가창의 호소력엔 흔들림이 없다. 화려히 불씨를 터뜨린 혜성이 서서히 안정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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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수지(Suzy) ‘Cape’ (2022)

평가: 2.5/5

우수 어린 감성 트랙이 이 계절을 따스히 포갠다. 올해 초 ‘Satellite’로 변신을 꾀한 수지가 다시 한번 프로듀서 강현민과 함께 기타를 집어 들며 싱어송라이터의 입지를 탄탄히 한다. 일렉트릭 기타가 잔잔히 주도하는 ‘Cape’는 악기를 최소화한 구성과 낮은 톤 중심의 보컬 운용에 가성으로 감정의 폭을 늘리며 안정감 있는 감상을 선사한다.

직전의 강렬한 인상 탓에 상대적으로 신선함은 떨어진다. 가창 스타일이나 멜로디 전개가 강현민이 속한 밴드 러브홀릭이나 2000년대 드라마 OST에 자주 등장하던 뮤지션들의 것과 닮아 있고, ‘Satellite’에서 몽환적 질감을 강조하기 위해 취했던 영어 가사도 어쿠스틱한 느낌의 신곡에선 우리말보다 떨어지는 몰입도로 음색의 매력만 반감시킨다. 가시를 애매하게 다듬은 장미에 본연의 아름다움과 묘한 거부감이 혼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