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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즈(Heize) ‘엄마가 필요해’ (2022)

평가: 3.5/5

이견 없는 보컬리스트 헤이즈가 < Happen > 발매 10개월 만에 돌아왔다. ‘헤픈 우연’, ‘비도 오고 그래서’, ‘Jenga’ 등 리듬감이 살아있는 알앤비를 감성적인 목소리로 견인하던 기존 히트곡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피아노와 보컬 단둘이서 만드는 음악은 무채색의 물감으로 그린 그림처럼 단순명료하게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자식에게 헌신하는 어머니에게 ‘내가 엄마의 엄마가 되어줄게’라 전하는 한편의 애정 어린 편지 같다.

어느 때보다 자전적이고 진심이 담긴 노래에 쓸데없는 기교는 줄였고, 가사 내용이 중요한 만큼 보컬의 소리 균형에도 힘을 실었다. 섬세하게 들리지만 귀 바로 꽂는 것처럼 과하지 않아 피로감도 적다. 어버이날을 약 한 달 앞두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모든 걸 집중한 헤이즈표 ‘부모님 전 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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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셀스(Parcels) ‘Day/Night’ (2021)

평가: 4/5

2017년 다프트 펑크와의 ‘Overnight’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호주 출신의 5인조 밴드 파셀스. 펑크(Funk), 디스코를 중심으로 복고적이고 따뜻한 음향과 오밀조밀하고 타이트한 연주가 이들을 대표한다. 1970년대 향수를 자아내며 비지스, 마빈 게이를 떠올리게 하는 가성 창법 또한 특징이다. 목가적 풍경의 들판 위에서 디제잉을 하는 다프트 펑크를 보는 것만 같다.

19곡, 2장의 긴 플레이 타임으로 구성된 두 번째 음반 < Day/Night >과 데뷔작 < Parcels >의 가장 큰 차이는 악기의 운용이다. 2집에서는 서정적인 현악기를 배치해 서사성을 높이고, 지루함을 낮췄다. 대표적인 노래로는 전후반을 나누는 ‘Light’, ‘Shadow’와 1부 막간의 ‘Inthecity (Interlude)’가 있다. 전기 기타와 오르간,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곳곳에 전자 음악을 심었던 1집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유기적인 연계를 위해 다양한 스타일을 엮었다. 모타운의 산뜻한 사운드 ‘Free’, 타악기의 장단이 원초적인 ‘Comingback’, 퓨전재즈 연주곡 ‘Outside’, 과거로 회귀하는 디스코 팝 ‘Famous’ 정도가 그 예다. ‘Famous’를 빼고는 모두가 낮(day)을 대변하는 전반부에 곡이며 가사는 태양의 밝은 기운을 담아 사랑과 희망을 노래한다. 반면, 후반부의 밤(night)은 대부분 어두운 곡조를 유지하며 죽음, 악마 같은 부정의 감을 드러낸다.

팬데믹 전후의 바뀐 일상을 비추듯 제목 역시 그 대비를 강조하지만 전체적인 진행은 어느 때보다 부드럽다. 낮과 밤의 자연스러운 시간 흐름처럼 위기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이들의 역량이 놀랍다. 결성 전부터 메탈, 포크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며 넓은 세계를 다져온 파셀스이기에 가능한, 그 음악적 깊이가 예사롭지 않다.

-수록곡-
CD 1
1. Light
2. Free (추천)
3. Comingback (추천)
4. Theworstthing
5 Inthecity (Interlude)
6. NowIcaresomemore
7. Somethinggreater (추천)
8 .Daywalk
9. Outside

CD2

  1. Shadow
  2. Neverloved
  3. Famous (추천)
  4. Icallthishome
  5. LordHenry
  6. Thefear
  7. Nightwalk
  8. Reflex
  9. Once
  10. Ins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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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진 드래곤스(Imagine Dragons) ‘Bones’ (2022)

평가: 2/5

브루노 마스가 카디 비와 < 24K Magic >의 뉴 잭 스윙 곡 ‘Finesse’를 리믹스해 2018년 빌보드 싱글 차트 탑10에 안착시킨 지 4년, 지금 이 복고 장르에 이매진 드래곤스가 도전했다. 록밴드의 시도로는 예상치 못한 퓨전이다. 힙합, 전자음악 등 여러 장르와의 교배가 이들의 특징이지만 1990년대 대한민국을 떠오르게 하는 사운드는 참신하면서도 어색하다.

구식을 신식으로 다듬기 위한 장치는 물론 있다. 초반 30초는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고, 본격 리듬이 나올 때는 뉴 잭 스윙의 타격음을 가볍게 살렸다. 반복적인 타악기의 지루함에서 벗어날 노래의 절정에서는 트레이드마크인 보컬의 샤우팅도 어김없이 넣었다. 노력은 돋보이지만 이러한 작법도 이제는 새롭지 않다. 빛도, 색도 섞고 섞다 보면 흰색과 검은색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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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란 ‘Devils in the city’ (Feat. 도끼) (2022)

평가: 3.5/5

대중음악에서 보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깊이 굽이진 억양과 톤으로 멜로디의 다이내믹을 살리는 수란은 강한 개성으로 자신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장르는 가리지 않지만 특히 알앤비에서 더 유연하게 움직이던 그가 2016년 ‘겨울새‘와는 다른 무게를 안고 돌아왔다. 음악은 무겁고, 주제는 어둡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누구나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인간의 양면성을 담았다. 화자의 의도에 맞게 목소리에서는 밝은 음색을 찾아보기 힘들고, 피쳐링으로 참여한 도끼의 랩 또한 낮은 어조로 빈틈이 없다. 신시사이저 중심의 반주에도 적재적소에 배치한 리듬 악기의 운용에 지루함이 가신다. 모난 구석 없는 말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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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Mark) ‘Child’ (2022)

평가: 2.5/5

SM엔터테인먼트의 디지털 싱글 프로젝트 ‘SM 스테이션’이 ‘엔시티 랩(NCT Lab)’으로 돌아왔다. 첫인사는 엔시티 소속으로 슈퍼엠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마크다. 팀 내에서도 작사에 적극 참여하며 랩 실력을 인정받은 그가 멤버 중 가장 먼저 출격한 것은 당연하다.

에미넴의 ‘Beautiful’처럼 클린하지도 찌그러지지도 않은 전기 기타 톤이 보컬과 만나 도입부터 호소력 높인다. 이어지는 베이스 신시사이저 역시 노래에 담긴 복잡하고도 혼란한 자아 고민을 대변하며 정제하지 않아 일그러진 음색으로 화답한다. 음악적으로는 그렇다.

아쉬운 점은 음향에 있다.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본격적으로 리듬 악기가 들어오면 보이스 중심의 사운드가 흔들린다. 화자의 힘은 자연스레 흐려지고, 주인공은 사라진다. 이러한 부분도 곡의 의도와 함께하기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지만 청감상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