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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위로’ (2022)

평가: 2.5/5

국가대표 보컬이 귀환했다. 사별의 아픔을 딛고 7년 만에 돌아온 임재범은 위로의 대상에서 전달자의 위치로 이동했다. ‘비상’과 ‘너를 위해’에서 호흡을 맞춘 작사가 채정은이 위로의 언어를, 뮤지컬,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부면에서 활약하는 중견 작곡가 한태수가 곡의 선율을 제공했다. 2012년에 발표한 6집 앨범 < To… > 이후 10년 만에 나올 정규 7집의 선공개 곡이다.

곡은 한국형 발라드의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로 골격을 쌓고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터트리는 이미 많은 곡이 채택한 방식이지만 임재범의 보컬은 그 틈을 채운다. 클라이맥스조차 과잉하지 않고 감정을 억누르며 “괜찮아요.”라고 어깨를 토닥인다. 장기인 폭발력은 덜 하지만 담담한 가창으로도 내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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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블랑코(PAUL BLANCO) ‘Summer’ (Feat. 비오) (2022)

평가: 4/5

프로듀서, 래퍼, 보컬을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 폴 블랑코의 여름은 마냥 화사하지 않다. 전작 < Promised Land >나 < Lake Of Fire > 시리즈처럼 무겁고 음산하진 않지만, 화자는 ‘내가 아닌 저 사람과 새 삶을 만들어가지마’라고 독백하며 이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외로움에 허덕이는 이를 달래는 것은 청량한 사운드와 멜로디다. 통통 튀는 신시사이저는 특유의 계절감을 더하고 그 위의 캐치한 후렴이 곡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같은 구절을 번갈아 주고받는 신예 래퍼 비오와의 합도 감상 포인트. 탁하면서도 감미로운 폴 블랑코의 알앤비 보컬과 익살스러운 소년미를 겸한 비오의 미성은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자칫 음울할 수도 있는 트랙에 묘한 흥겨움을 주입한다. 먹구름 사이로 드리우는 두 신성의 빛줄기, 우중충한 장마철 빗소리에 상쾌한 리듬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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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올 팍(Zior Park) ‘Falling from the sky’ (2022)

평가: 3.5/5

힙합과 알앤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 지올 팍이 내면의 긴장을 형상화한 낙하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단순하지만 견고한 편곡은 꿈 속의 장면이 펼쳐진 무대로 탄생했다. 여기에 해석 욕구를 자극하는 퍼즐 같은 가사가 주인공을 맡아 몰입감을 더하며 후반부의 힙합 그루브는 지루함이 찾아올 즈음 감정을 영리하게 환기한다. 환상과 일상을 오가는 전개가 돋보이는 ‘Falling from the sky’는 상징 가득한 짧은 연극이다.

어떤 대상이 낯설다는 생각이 들 땐 보통 이유를 추측하지만 그렇게 찾아낸 원인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발견한 사유가 서먹한 대상 그 자체의 속성이면 더 그렇다. 중성적인 보이스,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 은유, 하나의 장르로 귀속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로 지올 팍의 음악은 이분법의 익숙한 구도에서 벗어난다. 그는 어색한 감정이 들 수 있는 이 혼란을 묘한 스릴로 교체하며 대중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다소 마니아적인 행보지만 그의 감각적인 역량은 애호가만의 울타리를 넘어서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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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고백하는 취한밤에’ (2022)

평가: 2/5

그때 그 시절이 다시 찾아왔다. 피아노 반주 위에 포개어지는 감성 짙은 보컬. ‘K 발라드’로 통칭되는 장르 유사성 안에 임재현의 디스코그래피가 쌓여간다. 지고지순한 사랑, 그리움을 외치는 메시지, 가창을 강조한 곡 진행이야 인정하고 넘어가더라도 지나치게 반복되는 자기복제성 싱글들은 음악가의 나태함을 지적하게 한다. 2019년 무명 가수였던 그를 양지로 끌어올린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과 새롭게 발매된 이 곡 사이의 차이점은 사실상 전무하다. 비슷한 악기로 비슷한 선율과 메시지를 다시 또 듣고 있는 지금 뮤지션의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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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Yet to come’ (2022)

평가: 2.5/5

‘Dynamite’로 시작한 세계적 희망 전하기에 마침표를 찍다. 활동 9년을 축약하는 선별집 < Proof > 발매 이후 잠정적 휴지기를 발표한 방탄소년단이 연일 화젯거리에 올랐다. 갑작스러웠지만 예상했던 결과. 타이틀 곡 ‘Yet to come’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며 함축한다.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면서도 다가올 최고의 순간을 위해 최선을 약속한다.

노래는 아련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무난한 힙합 사운드를 들려준다. 평범한 음악 안에서도 멤버들은 화려했던 삶에 겸손을 표하고, 다시 초심을 다지며 팬들을 위로한다. RM이 언급했던 K팝 아이돌과 그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여기서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려 뱉은 토로일지, 새 시대를 향한 선언일지 이 곡으로도 알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마침표 뒤에 문장은 다시 시작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