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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Lisa) ‘Lalisa'(2021)

평가: 2.5/5

그룹 블랙핑크에서 세 번째로 솔로 출사표를 던졌다. 내세운 무기는 자신의 본명을 노래 제목으로 삼은 자신감 혹은 각오에서 알 수 있듯 ‘나’로 완성된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히트곡을 써낸 작곡가 테디의 강렬한 전자음과 반복되는 곡 구성 사이 ‘라리사’라는 메인 선율이 쉽게 각인되고 노래 역시 무난하게 흘러간다.

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십분 담고 여기저기 뮤지션 리사의 당당함을 외치지만 그리 인상적이지 않다. 이미 들을 대로 들은 사운드 소스이고 강한 인상을 남길 만큼의 변화나 변신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노래는 빌보드 싱글 차트 100위권 안에 올랐고 음원 판매량 역시 어디에 뒤처질 것 없이 높다. 이 승리는 곡의 완성도에서 파생된 성과라기보단 정확히 그동안 일궈온 블랙핑크 그리고 ‘그 안의’ 리사에서 시작된 브랜드 파워에서 나온다. ‘태국에서 한국을 거쳐 여왕’이 된 그를 조명하기에 곡 단위 파급력과 신선함이 부족하다.

아이돌 특히 여성 아이돌들이 노래하는 ‘강한 여성’, ‘강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세일즈 포인트로 쉽고, 편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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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연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2021)

평가: 2.5/5

2012년에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 < K팝 스타 >에서 3위에 오르며 데뷔한 백아연은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 ‘쏘쏘’, ‘연락이 없으면’으로 자신의 색을 각인했다. 특히 첫 자작곡 ‘이럴 거면 그러지 말지’는 뮤지션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았지만 마치 듣는 이의 일기장을 옮겨놓은 듯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사로 성공을 거두며 스타일을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JYP에서 이든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이후 발매한 첫 앨범 역시 같은 기조를 유지한다.

MZ 세대에 만연한 번아웃을 소재로 한 타이틀곡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어떡해’의 제목은 요즘 서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에세이의 이름 같아서 인상적이지 못하다. 뮤지션만의 독특한 비유가 아닌 ‘나도 날 잘 모르는데’와 같은 평범한 노랫말도 밋밋하다. 자칫 지루함만 남을 수 있는 곡에 지친 오후의 커피 한 잔처럼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도입부의 스트링 선율과 백아연의 청아한 보컬이다. 기분 좋은 허밍을 닮은 멜로디도 자연스럽게 입안을 맴돌며 잠깐의 휴식을 유도한다. 때로는 공감할 수 있는 가사보다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멜로디가 더 긍정적인 자극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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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체크(Glen Check) ‘Dive baby, dive'(2021)

평가: 3.5/5

전자 음악의 기수가 전기 기타를 들고 돌아왔다. ‘Velvet goldmine’ 이후 3년 만, 소속사 비스츠앤네이티브스를 떠나 EMA에 정착하며 ‘Dazed & confused’와 ‘Dive baby, dive’ 2개의 싱글을 발매했다. 앞선 곡의 경우 위켄드식의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알앤비를 선보이지만, 타이틀인 두 번째 노래는 예상외의 거친 사운드를 들려준다.

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내미는 지금 시대의 유행을 단순하게 따른 것은 아니다. 일렉트로니카, 신스팝, 힙합 등 다양한 스타일에 관한 연구는 데뷔 초부터 진작에 이뤄지고 있었다. 2012년 < Cliché > EP의 ‘Leather’에서처럼 이미 록을 접목하기도 했다. 놀라운 부분이라면 록의 전형인 소리를 찌그러트린 기타 톤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데뷔한지도 10년, 이제는 그들을 일렉트로니카 / 신스팝 듀오로 기억하기에 무리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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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소녀(LOOΠΔ) ‘Not friends’ (2021)

평가: 2/5

전작 < [&] >의 참여 프로듀서인 라이언 전과의 두 번째 협업물이자 프로젝트성 싱글이다. ‘PTT’가 활력적 군무와 토속적 빌드업의 응집으로 전사적 캐릭터를 가져왔듯, 같은 프로듀서라는 연장적 위치에 존재하는 ‘Not friends’는 공격성은 유지하되 축소된 멤버 선별만큼이나 정적인 킬러의 이미지를 파고든다.

다만 기존 언급되던 그룹의 지향점과 궤를 달리하는 작법이 또 한 번 의아함의 원인이 된다. 절도 있는 어쿠스틱 도입과 침잠하는 베이스 등 감각적인 질료의 활용은 돌파구를 개척하는 듯 보이지만, 단조로운 곡 진행이 모든 장점을 퇴색게 한 것. 특히 이달의 소녀의 우수한 보컬 라인업을 한 데 뭉쳤으나 오디오북을 읽듯 큰 변화 없이 반복되기만 하는 코러스는 개성의 발현을 가로막을 뿐이다. 총격전과 첩보 액션을 펼친 뮤직비디오가 되려 4분 가량의 FPS 게임 광고처럼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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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예 ‘찰칵’ (2021)

평가: 1.5/5

작사, 작곡, 프로듀싱이 익숙한 싱어 송라이터 담예는 사진 찍을 때 사랑하는 사람이 눈을 감아도, 흔들려도 사랑스럽다고 한다. 그는 이런 사랑스런 연인들의 모습을 센스 있는 가사를 반복하는 후렴구에 실어 이 가을에 봄날 같은 연가를 완성했다.

장난기 있는 담예의 보컬은 전에 발표했던 노래들과 달리 허세와 기름기를 제거해 상대적으로 친근하고 편하다. 읽기도 어려운 비트메이커 Archeformw가 공을 들인 리듬 파트는 흥겨운 분위기를 지탱하고 무심하게 내뱉는 담예의 보컬은 그루브에 편향될 수 있는 곡의 중심을 잡지만 반복해서 들을수록 그 연막이 지워지며 조용필의 ‘바운스’가 떠오른다.

사랑에 빠지면 모든 게 예쁘고 아름답지만 이별하면 아무리 보기 좋게 나온 사진이라도 꼴 보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