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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킨 파크(Linkin Park) ‘She couldn’t’ (2020)

평가: 3.5/5

2000년대 초반을 살았던 록 팬으로서 마음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곡이다. 2017년 세상을 떠난 체스터 베닝턴(Chester Bennington)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는 것도 모자라, 그가 부르는 곡은 린킨 파크의 상징적인 데뷔앨범 < Hybrid Theory >에 수록하기 위해 녹음된 유명한 데모다. 곡 공개를 위해 밴드의 공식 홈페이지도 20년 전의 웹사이트처럼 모양을 바꿨었으니, 관객의 노스탈지어를 정확히 겨냥한 팬서비스다.

강렬한 기타 리프나 비교적 짧은 런닝 타임 등 다른 곡들을 정의하는 특징들과는 반대되는 발라드 격인 곡이지만, 린킨 파크의 정체성은 곡 속에 그대로 살아있다. 드럼 루프와 보컬 샘플을 적극 활용하는 면모는 누 메탈(Nu Metal) 장르를 적극적으로 탐험할 밴드의 방향성을, 가사에 담겨있는 서글픔과 그 속에서 ‘넌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는 폭발적인 분노에서 공감과 위로를 향해 나아갈 밴드의 발걸음을 예견한다. 록 음악이 대중문화를 호령하던 시절은 이제 가버렸고, 린킨 파크 역시 과거의 영광에 영원히 사로잡혀있을 수는 없지만, < Hybrid Theory >의 20주년 앨범 발매를 앞둔 지금만큼은 추억에 젖을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