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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붐(LABOUM) ‘Two Of Us’(2019)

그룹의 이름을 떠올릴 노래조차 없는 라붐은 이번 정규 앨범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증명해야 했지만 멤버들의 잠재력 확인에 그쳤고, 흥행과 작품성 어느 하나 잡지 못해 표류한다.

평가: 1.5/5

라붐은 절실하다. ‘상상더하기‘, ‘아로아로’ 등을 발표해 자극적인 변화보다 음악을 고민했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했다. 그룹을 대표할 곡이 없었고 사재기 논란과 멤버의 탈퇴와 같은 악재도 문제였다. 데뷔 5년 만에 발매한 첫 번째 정규앨범 < Two Of Us >를 통해 라붐은 음악적 성장을 이루어내고 이슈에 집중된 시선을 무대로 돌려야 했다. 그러나 앨범은 그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위기만 고조시킨다. 

복고풍 비트로 밝고 청량한 느낌을 강조했던 지난 모습과 다르게 5인조로 개편하고 2018년 발매한 ‘체온’ 이후 그들은 성숙해졌고 과감해진 가사를 세밀하게 다뤘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 ‘Firework (불꽃놀이)’는 그런 기조를 따르며 스패니쉬 기타 소리를 내세웠으나 라틴 팝인 전작 ‘불을 켜(Turn it on)’보다 발전하지 못하고 곡의 형식을 답습했다. ‘잡아줄게’는 그들의 곡 제목을 가사로 사용하여 팬을 위해 노래하지만 예상 가능한 진행과 갑자기 내지르는 애드리브에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뜬금없다.

이 < Two Of Us >는 두 부분으로 나뉜다. 네 번째 트랙 ‘Satellite’까지 모든 멤버가 노래하고 이후는 각자 작업에 참여한 개인 곡이다. 각 멤버의 작업물이 더 많이 수록된 앨범으로 ‘라붐’이란 그룹을 평가할 수 없다. ZN이 부른 시티팝 ‘사실 이 얘기는 비밀인데’와 해인이 부른 퓨처 베이스 기반의 ‘Hush’는 어느 정도 완성도를 지니지만 그것이 전부, 힘 쏟은 방향이 잘못되어 전체가 혼란스럽다.

라붐의 첫 번째 앨범이지만 소연의 단독 곡 ‘Two of us’를 앨범의 제목으로 내건 것 역시 실망스럽다. 한 멤버가 부른 솔로 곡을 전면에 내세우기엔 뛰어난 완성도와 특색이 없고 뚜렷한 목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 없는 선택에 주객이 전도됐다. 많은 것을 보여주려 했지만 정리되지 못하고 어지럽다. 혼자보단 여럿이 어울렸을 유정의 ‘이별 앞에서’는 의도가 보이지 않고 피아노 반주로만 곡을 구성한 솔빈의 발라드 ‘일기’ 역시 모든 것을 마무리하기엔 목소리의 힘이 빈약하다.

그룹의 이름을 떠올릴 노래조차 없는 라붐은 이번 정규 앨범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증명해야 했지만 멤버들의 잠재력 확인에 그쳤고, 흥행과 작품성 어느 하나 잡지 못해 표류한다. 발매일로부터 1주일 동안 단 500장만을 팔며 커리어 중 가장 저조한 수치가 이 점을 입증한다. 5년 차 그룹에게 초심으로 돌아가란 말이 가혹하나 노력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고민할 부분이다. 아직 문제는 남아있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 수록곡 –
1. INTRO
2. Firework (불꽃놀이)
3. 잡아줄게
4. Satellite 
5. 이별 앞에서
6. Two of us
7. 사실 이 얘기는 비밀인데
8. HUSH
9. 일기
10. Firework (불꽃놀이) (in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