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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광중, 검정치마 ‘Dream like me’ (2022)

평가: 3/5

대만의 싱어송라이터 루광중과 함께했지만, ‘Dream like me’엔 조휴일의 우울이 짙게 스며들어있다. 나른한 어쿠스틱 기타가 자아내는 몽환적 분위기 아래 감성을 읊조리는 목소리가 대중들에겐 전작 ‘Everything’, ‘나랑 아니면’ 등으로 대표되는 그의 사운드로 각인되었다.

유려하게 선을 그리는 멜로디에서 퍼지는 보컬의 잔향이 여운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절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이별의 소회가 중반을 거쳐 표출되고 이를 대변하듯 멜랑콜리한 신시사이저를 포함해 악기의 층 역시 점차 두터워진다. 다만 모든 과정이 소박하다. 억지스러운 격정을 거둔 자리에 남은 담백한 감정이 오히려 잔잔하게 청자를 감응한다. 그렇게 검정치마가 한번 더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꿈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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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이(B.I), 솔자 보이(Soulja Boy) ‘BTBT’ (Feat. DeVita) (2022)

평가: 1.5/5

아이콘(iKON)의 리더 출신으로 리드 래퍼, 프로듀서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던 비아이의 새 싱글이다. 그룹 탈퇴 이후 정규 < Waterfall >로 성공적인 홀로서기에 나선 그는 지난 11월 미니앨범 < Cosmos >로 국내 입지를 다졌고 이어 시선을 세계로 돌린다. 비틀비틀이란 표현에서 따온 영어 제목처럼 뚜렷한 목적을 드러내며 공개한 ‘BTBT’는 미국 유명 프로듀싱 팀 스트레오타입스가 합세, 화려한 출정식을 거행한다.

다만 본격적인 항해를 앞두고 선보인 배의 만듦새가 불안하다. 동일한 모티브로 반복하는 절에 비아이의 목소리가 힘없이 흘러가고 짧게 등장하는 드비타의 음색마저 몽환적인 비트에 갇혀 흐릿하다. 야심 차게 준비한 무기인 솔자 보이 역시 특색 없는 래핑으로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다. 모든 과정은 후렴구를 각인하고자 하는 노력이지만 지루한 설득을 뒤엎기엔 마주한 결과 또한 끝끝내 단조롭다. 글로벌 시장이란 거친 파도를 헤쳐 나가기 위한 첫 번째 노질이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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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Unlimited Love'(2022)

평가: 3.5/5

전성기를 함께 했던 기타리스트 존 프루시안테의 두 번째 복귀 소식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지지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1983년 결성 이후 단 한 번도 뒷걸음친 적 없던 행보 중에서도 < Blood Sugar Sex Magik >, < Californication > 등 정점의 순간마다 그의 연주가 있었고 오랜 시간에 거쳐 완성한 질감은 너무도 고유해져 조쉬 클링호퍼와 같은 대체자의 활약에도 비집고 들어올 틈을 내어주지 않았다.

프로듀서 릭 루빈까지 가세한 12번째 정규 < Unlimited Love >에서 선 공개 싱글 ‘Black summer’를 필두로 오리지널리티 재현에 나선 그들은 펑크(Funk)를 기반으로 쌓아 올린 아스라한 탑의 정상에서 완전한 부활을 선언한다.

플리의 베이스가 중심이 되는 특유의 그루브는 묵직한 슬랩으로 포문을 여는 ‘Here ever after’로 되새겨진다. ‘Poster child’, ‘She’s a lover’에서 랩과 보컬을 오가며 박자를 타는 앤소니 키디스와 적재적소에 음을 짚어 존재를 드러내는 기타 리프까지. 지난 세월만큼 힘은 덜어냈지만 여전한 펑키 스타일을 선보이며 절제란 틀에 갇히지 않고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서로의 손끝에 집중한다. 이는 대다수 곡에 자리하는 악기 솔로 파트에 녹아들어 청각적 쾌감을 제공한다.

꾸준한 도전으로 맺은 결실도 수확한다. ‘Aquatic mouth dance’에선 세련된 브라스 세션으로 재즈 색채를 덧칠하며 폭넓게 섭취한 장르의 결과물을 배출하고, 소리의 잔향이 몽환적인 ‘It’s only natural’과 전자음을 뼈대 세운 ‘Bastards of light’를 통해 전작 < The Gataway >의 유산도 잊지 않는다. 한편 ‘발라드 넘버 ‘Not the one’, ‘Veronica’로 캘리포니아의 나른한 여유마저 가져온다.

변함없는 모습에 반갑게 인사를 건네지만 다음을 이어갈 대화거리가 없다. ‘레드 핫’ 공식을 철저히 따르는 구성과 멜랑콜리 사운드에서 기인한 청취가 편안하여 오히려 각 트랙의 매력을 흐릿하게 해 뚜렷한 구분 없이 흘러가게 만든다. 과거 ‘Give it away’, ‘Dani California’처럼 확실하게 돋보이는 타이틀의 부재도 원인 중 하나. 빠른 속도와 캐치한 멜로디의 대중적 접근 ‘One way traffic’, 하드록에 가까운 ‘The heavy wing’으로 완급을 조절하지만 전체적인 전개에 있어 긴장이 느껴지지 않아 밋밋하다.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 위 웅장한 콰이어의 ‘Tangelo’로 마무리 짓는 < Unlimited Love >는 그럼에도 잘 갖춰진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총괄 편이다. 트렌드를 거부하고 기량과 연륜으로 다진 17개의 고집스러운 만듦새는 시대에 부드럽게 안착,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로 데뷔하며 현세대 최고의 록 밴드임을 또다시 증명해낸다.

– 수록곡 –
1. Black summer
2. Here ever after
3. Aquatic mouth dance
4. Not the one
5. Poster child
6. The great apes
7. It’s only natural
8. She’s a lover
9. These are the ways
10. Whatchu thinkin’
11. Bastards of light
12. White braids & pillow chair
13. One way traffic
14. Veronica
15. Let ’em cry
16. The heavy wing
17. Tang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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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키드 라로이(The Kid LAROI) ‘Thousand miles’ (2022)

평가: 1.5/5

저스틴 비버와 함께 작업한 ‘Stay’는 2003년생 호주 아티스트에게 첫 빌보드 싱글차트 1위의 영예를 안겨줬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구성처럼 가파르던 상승세는 잠깐의 질주로 끝나지 않았고 발매했던 2021년 7월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10위 안에 머물며 현재를 대표하는 최고의 히트곡임을 증명해냈다.

‘Thousand miles’는 Z세대의 숏폼(Short-form) 취향을 완벽히 저격하며 흥행한 전작만큼 짧은 러닝 타임과 어쿠스틱 기타 기반의 팝 록 장르를 선택해 장기인 거친 목소리에서 빚는 호소력을 내세웠다. 다만 포스트 말론, 쥬스월드 등 레퍼런스의 잔향이 뚜렷하다. 클리셰를 충실히 따른 무난한 결과물과 이미 확고해진 팬층의 지지로 성적은 보장되겠지만, 더 키드 라로이만의 음악성을 들여다보기엔 그 깊이가 너무도 얕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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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마(THAMA) ‘Ooh ooh’ (2022)

평가: 3/5

첫 번째 정규앨범 < Don’t Die Colors >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각인한 알앤비 가수 따마의 새 싱글이다. 기존에 선보였던 세련된 그루브 비트가 아닌 기타 뮤트와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어쿠스틱 곡 ‘Ooh ooh’는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랩과 보컬을 자유롭게 오가며 꾸려내는 박자 감각을 유지. 장르와 무관하게 아티스트가 기준이 되는 고유 형태를 다시 한번 증명해내며 전작 이후 높아진 기대를 여유롭게 대처한다. 다음 단계를 앞두고 자극 없이 내뱉은 호흡이 포근한 봄의 기운을 머금고 부드럽게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