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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I.M) ‘Loop’

평가: 2.5/5

지난 2월 < Duality >를 통해 본격적으로 대중을 홀로 마주하기 시작한 그룹 몬스타엑스의 리드 래퍼 아이엠이 발표한 새 싱글이다. 팀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자신을 바라보던 작가의 시선은 어느덧 내면으로 향했고, 그곳엔 화려한 현실 속 진짜 행복을 갈구하며 방황하는 20대 청춘이 있었다. 신곡 ‘Loop’ 역시 음악이란 매개체로 ‘나’를 찾기 위한 노력이 짙게 배어있다.

둔탁한 드럼 사운드 위로 장점인 중저음의 목소리가 담담하게 심정을 고백하며, 몽환적으로 꾸려진 트랙 또한 곡의 확고한 주제를 뒤받치기에 충실하다. 다만 거칠었던 래핑에 힘을 거두고 진심을 담은 것은 인상적이나 목적의식이 너무 뚜렷한 나머지 단조로워진 구성을 뚫고 전면으로 나설 만큼 매력적이진 못하다.

아이엠은 분명 작사와 작곡, 믹스테이프 등 꾸준하게 결과물을 냈고, 자의식을 투영한 지금 구체적으로 제시한 밑그림이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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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카겔 ‘Desert eagle’ (2021)

평가: 3.5/5

새로운 시작을 표방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실리카겔이 본질에 다가선다. 공감각에 대한 특유의 이해로 장르를 쫓기보단 독립적인 공간을 구축해온 그들이 ‘Desert eagle’을 통해 그간의 폭발적인 실험성을 덜어내는 대신 연주에 집중하며 소리의 근원을 탐구한다.

장점이었던 신시사이저 사운드 디자인은 유지한 채 빼곡하게 청각을 타격하는 드럼과 함께하는 베이스라인이 견고하게 균형을 잡는다. 악기의 유기적인 흐름에 따라 구성 또한 매끄럽다. 상승하는 순간 단절을 통해 극적으로 후렴을 등장시키고 후반부에 몰아치는 구간은 일렉 기타를 중심으로 끝없이 치솟더니 일순에 정리한다. 긴장과 해소, 어느 하나 일방적이지 않은 해석에 응축된 에너지가 쉬지 않고 터져 나온다.

분명 결과물 중 가장 친숙하지만 실리카겔이 추구하던 ‘재미’와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서 멀어졌다는 결론은 아니다. 근본으로 돌아가기에 오히려 단단해진 영역이 고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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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보이(Peakboy) ‘교포머리'(2021)

평가: 2/5

프로듀서이자 싱어송라이터 픽보이의 새 싱글이다. 봄을 닮아 산뜻했던 전작 ‘Anywhere’ 이후 삼 개월 만에 발표한 ‘교포머리’는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무더운 계절을 한껏 의식하기에 ‘Shame’, ‘Diet’ 등 감성적인 알앤비와 씽잉 랩으로 대중에게 접근했던 지난 결과물과의 차이가 명확하다.

후렴구의 묵직한 리듬 및 베이스와 간소화된 멜로디의 빈자리로 퍼포먼스라는 지향을 채워 넣는 곡은 교포머리란 콘셉트를 중심으로 유행의 흐름을 유도한다. 다만 의미 없이 나열된 가사와 지나칠 정도로 뚜렷한 제작 의도로 갖춰진 중독성은 치밀하지 못해 일회적이다. 방탄소년단의 뷔, 배우 박서준의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한 번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화제를 이어가야 할 주인공이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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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러말즈(Leellamarz) ‘비 내리면 (Feat. sogumm) (Prod. BOYCOLD)'(2021)

평가: 3/5

자신의 작품 ‘Trip’ 속 이야기처럼 자유를 찾아 떠난 여행에도 릴러말즈의 작업은 멈추지 않는다. 2017년 정규 < Y > 이래 특유의 다작으로 힙합 뮤지션 중에서도 돋보이는 결과물을 꾸준히 제출해온 그가 여름을 맞이해 비를 소재로 한 신곡 ‘비 내리면’으로 대중과 깊은 소통을 시도한다. 그간 발표한 ‘방에 혼자 있을 때’, ‘Gone’ 등 싱잉 랩의 기조를 이어가며, 지루한 장마철을 닮아 먹먹하다.

프로듀서 보이콜드가 깔아놓은 빗길 위로 릴러말즈와 소금이 천천히 목소리를 내디딘다. 짙은 애수를 머금은 기타 리프와 느린 박자를 대변하듯 메트로놈처럼 작동하는 퍼커션을 의도적으로 비껴가는 느슨한 창법이 여운을 퍼뜨린다. 불분명하게 전달되는 가사가 진지한 감상의 목적보단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가깝기에 끈적한 위로를 담은 사운드가 편안히 청자에게 다가선다. 수많은 계절 노래 사이 뚜렷하진 않지만, 문득 떠오를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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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iKON) ‘왜왜왜 (Why Why Why)’ (2021)

평가: 3.5/5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룹이 발표했던 대부분의 곡에 작사·작곡으로 참여하며 주도적으로 색을 입힌 리더 비아이가 탈퇴한 직후 2020년 2월 발표한 미니앨범 < I Decide > 역시 그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우진 못했다.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난 지금 아이콘은 싱글 ‘왜왜왜 (Why Why Why)’를 통해 갈라진 틈을 메꾸고 그 위로 새로운 지향을 덧칠한다. ‘사랑을 했다’ 등 서정적인 전작의 기조를 이어가지만, 농도가 조금 더 짙어진 이유이다.

반전된 신스 소리로 시작하는 곡은 이별부터 처음 만났던 순간의 아련한 기억을 거꾸로 따라간다. 기타 리프를 기반으로 힘을 빼고 진행하는 멜로디와 프리코러스의 절규를 포함해 절제된 음의 높낮이로 감정을 표현하는 섬세한 보컬 라인과 2절에 짧게 등장하는 랩이 안정적으로 곡을 운반한다. ‘하얗게 재만 남았죠’의 드롭 구간과 2음절씩 끊어 만들어내는 후렴구의 자연스러운 흐름, 최소한의 피아노 반주만 남겨두고 목소리를 강조한 아웃트로까지 구성력 또한 견고하다. 잠시 멈춰있던 아이콘이 다시금 도약하기 위한 지지대로 더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