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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Fast forward’ (2023)

평가: 3/5

매체의 도움이 있었지만 분명 ‘Dumb dumb’과 ‘XOXO’는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전소미를 솔로 아티스트로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했다. ‘Fast forward’는 착실히 쌓았던 이미지를 이어가는 와중 테크토닉이란 과거의 소재로 세대별 맞춤 전략에 나섰다. 베이스가 되는 음악은 딥 하우스. 프리 코러스의 빌드업 등 익숙한 작법이 없진 않지만, 멜로디를 의도적으로 제거한 후렴구와 화려함을 덜어내고 기본 질감을 더 단단하게 다진 소스 등 보다 퍼포먼스에 집중한 구성으로 장점을 부각했다. 다수의 K팝 명곡이 채택한 장르로 대중 역시 신곡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이는 모양새. 작았던 물결이 먼 길을 돌아 점차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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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 조나스 브라더스 ‘Do it like that’ (2023)

평가: 3.5/5

2022년 미국의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 참여에 이어 더 나아가 이번 해의 헤드라이너까지 차지,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선포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신곡이다. 청춘의 성장을 기초로 쌓아 올린 독특한 세계관을 여러 질감으로 녹여낸 그들의 선택은 팝. 기존의 결과 다르게 복잡하지 않고 앞뒤 사정없이 직선적이다.

2005년 데뷔 이후 꾸준히 해당 장르에서 선을 그어온 조나스 브라더스의 능숙한 리드로 시작하는 ‘Do it like that’은 펑키(Funky)한 퍼커션과 베이스를 앞세워 시종일관 경쾌하다. 계절감을 한껏 머금어 청량한 분위기는 무엇보다 멜로디 라인으로 완성된다. 절에서부터 후렴구까지 이어지는 구성이 물 흐르듯 진행되며 자연스럽게 귀까지 견인된다. 요지는 쉽게 들리고 따라 부를 수 있는 것. 분명 기시감이 느껴지는 전략이지만, 어느 때보다 대중적인 접근이 가뿐하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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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일 ‘곡예사2’ (2023)

평가: 1.5/5

< 쇼 미 더 머니 10 > 우승을 비롯해 급격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래퍼 조광일의 출발점이며, 빠른 랩 스타일을 뜻하는 초퍼(Chopper)의 대명사로 만든 ‘곡예사’의 후속작이다. 전 동료 영 잔디스의 디스란 화젯거리를 뒤로하고 아티스트의 전부를 온전하게 응축한 ‘브랜드’를 내거니 새 레이블로 이적 후 던질 화두로썬 더할 나위 없다. 다만 지지대가 높아진 만큼 그의 줄타기가 위태롭다.

이전의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완급을 조절, 지루할 틈 없던 퍼포먼스는 억지로 한 획에 모든 걸 담아내듯 단조로워졌고 또 다른 시그니처인 파열음을 남발하여 정확한 가사 청취를 방해한다. 비장미를 한껏 강조한 트랙 역시 빛이 바랜 드럼과 사운드 소스로 버무린 클리셰로 가득하다. 뚜렷한 목적의 리믹스 버전은 화제 되고 있으나, 음악이 아닌 그저 놀이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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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 ‘Love you! (Feat. 타블로)’ (2023)

평가: 3/5

거친 음성으로 감정을 토해내던 아티스트가 마음을 가다듬고 따듯한 안부를 건넨다. 2014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준우승한 이후 그의 디스코그래피엔 유독 OST와 음악 예능의 흔적이 짙게 밴다. 대중에게 자신을 확실히 각인했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대표 앨범의 부재로 흐릿해진 정체성 또한 대변한다. 여러 가지로 신곡 ‘Love you!’에 부여할 무게는 충분하지만, 이에 신경 쓰지 않는 듯 단지 노래한다.

감각적인 비트와 기타 위로 신스 소스가 가미된 중독적인 후렴의 팝 넘버가 펼치는 청량에 적절히 더해진 타블로의 랩이 거슬리지 않고 물 흐르듯 진행된다. 계절감 가득한 보편적 위로가 특별하진 않지만, 포근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명확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진실한 목소리. 김필은 이를 차곡히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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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이(meenoi) ‘마치 (Feat. 키드밀리)’

평가: 2.5/5

장난기를 덜어내고 본연의 스모키한 음색으로 깊은 재즈와 알앤비를 선보이는 미노이의 신곡이다. 온기를 가득 머금은 제철 재료로만 버무린 ‘마치’는 래퍼 키드밀리와 밀고 당기듯 주고받는 멜로디 라인으로 떠날 준비를 마친 봄의 끝자락을 붙잡고자 한다.

색감과 향, 빠진 것 없이 보기 좋게 차려진 음식이지만 조리 순서의 문제일까? 곱씹을수록 조화를 이루지 못한 구성품들이 귓가에서 충돌한다. 따로 두었을 땐 더할 나위 없는 보컬과 랩은 서로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절이 교차되는 사이마다 거칠게 어깨를 부딪치며, 결국 둔탁해진 선율은 시작부터 끝까지 반복되는 후렴구만을 각인한다. 찾아올 여름의 열기를 뚫기엔 부족하지만, 잠시동안 곁에 머물 계절의 여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