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더니 드디어 최고 순위 5위까지 올랐다. 음악 청취 및 소비 습관이 바뀐 요즘 날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도 틱톡, 밈을 통한 유희적 음악 소비도 아니다. 그의 두 번째 메이저 싱글이자 첫 데뷔 EP에 수록된 ‘Dance monkey‘는 정공법의 음악성과 메시지로 승부를 본다. 호주 출신 싱어송라이터로서 버스킹을 하며 느낀 감정을 동물원의 원숭이와 비유해 적어내린 재치 있는 가사와 피아노와 전자음을 적절히 배합한 사운드가 전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이미 자국에서 24주간 (비연속) 1위를 차지하며 신기록을 써냈고 이외에도 크고 작은 30개국의 차트 정상을 밟았다.
단숨에 귀에 들어오는 보이스 칼라는 같은 호주 출신 뮤지션 시아(Sia)가 연상되기도 하고 쥐어짜듯 내뱉는 찡하고 선명한 괴성은 1960년대 화이트 블루스를 노래한 재니스 조플린을 닮았다. 특징적인 목소리만큼 주목해볼 건 작사, 작곡 능력. 라이징 스타로 앞길을 밝힌 히트 싱글 ‘Dance monkey‘는 물론 짧은 음반에 수록된 모든 곡을 혼자 쓰고 다듬었다. 이 주도권이 반가운 건 그 안에 담긴 진솔한 시선 덕택이다. 신시사이저로 전반을 꾸민 ‘Johnny run away’는 동성을 사랑한 Johnny의 아픔을 적었고 연이은 ‘Jimmy’는 앞서 Johnny가 짝사랑했던 인물로 그의 사랑이 외사랑이 아니었음을 풀어낸다.
방대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문을 여는 ‘The kids are coming’의 자신만만한 시작, 음악이 전부였던 시절 경험한 좌절을 담은 ‘Dance monkey‘를 거쳐 이성, 동성의 사랑을 우회하는 ‘Clourblind’, ‘Johnny run away’, ‘Jimmy’까지. 관악기, 피아노, 신시사이저를 적절히 섞어 유영하는 음악톤은 과거와 요즘 날 사이의 적당함 무게감으로 듣는 재미를 살린다. 한정된 주제를 벗어나 하고픈 얘기를 자유롭게 써낸 가사 역시 음반의 2차적 의미를 깨우는 조력자. ‘삶이 네 뜻대로 살아지지 않아도 괜찮아’, ‘아직 비를 본적도 느껴본 적도 없잖아’ 읊조리는 끝 곡 ‘Never seen the rain’은 그래서 더 큰 울림을 준다.
몇 해 전 루카스 그레이엄의 ‘7 years’가 그랬듯 진정성, 자전성 그리고 음악성이 쏘아 올린 축포가 성공적인 음악 커리어의 시작을 안겼다.
– 수록곡 –
1. The kids are coming
2. Dance Monkey
3. Clourblind
4. Johnny run away
5. Jimmy
6. Never seen the 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