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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오브 더 디스코(Sultan Of The Disco) ‘Waiting for your calling back’ (2020)

평가: 3/5

술탄의 움직임이 묘연하다. 머리와 가슴에 액션캠을 달아 공연의 역동성을 실내에서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온라인 공연 ‘술탄 오브 더 디스코로나(Diss-Corona)’를 필두로, 전작 < Easy Listening For Love > 이후로 1년 반만의 작업물인 싱글 ‘Waiting for your calling back’을 연달아 투척해 활동의 신호탄을 울렸다. ‘코로나 시대 극복’이라는 명목에 있어 라이브 공연이 에너지를 직접 전파하는 방식을 취했다면, 싱글로는 정통 디스코로의 회귀 슬로건을 내비치며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한 것이다.

나잠 수의 훅과 김간지의 백 보컬이 교차하는 부분이나, 그루비한 베이스와 기타의 오밀조밀한 멜로디 진행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2014년도 싱글 ‘웨ㅔㅔㅔㅔ’와의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현 싱글은 이지리스닝의 쉬운 노랫말을 표방한 전작의 영향을 깊숙이 받고 있다는 점이며, 이 과정에서 나름의 콘셉트적인 음악을 지향하던 술탄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배제된다는 점이다. 지금껏 밴드의 행보를 차곡차곡 따라오며 이미지를 구축한 이들에게는 본 싱글의 진지한 면이 약간의 공허함으로 작용할지도 모르겠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화려한 비주얼 요소나 엽기적인 아이디어라는 가면 아래 묵묵하게 양질의 음악을 구사해왔고, ‘Waiting for your calling back’은 그 가면을 벗어 이들의 주력 무기인 ‘디스코’를 통해 준수한 밴드 사운드를 드러낸다. 신선한 충격과 엉뚱한 매력은 반감될지 몰라도, 이후 행보에 대한 맛보기로 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하다. 삭막한 현시대에 꿈틀대는 본연의 흥을 담은 것만으로도 그저 반가울 따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