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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킴(Puer Kim) ‘Unpretty tattoo’ (2020)

평가: 3/5

대한민국 가수로는 보기 힘든 그로데스크한 마녀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퓨어킴은 처절한 외사랑을 나지막이 외친다. 영화 <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의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 집착하는 것처럼 지독한 집착과 편집증적 애정을 구현한다. 로우파이의 감성을 표현한 일렉트릭 기타와 에코가 잔뜩 걸린 신비로운 사운드, 줄리 크루즈처럼 나른한 보컬은 삼위일체를 이루며 대중이 갈구하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거부한다.

데뷔 후 9년 동안 대중성을 의식하지 않았고, 인기도 구걸하지 않았던 퓨어킴은 모든 것을 물 흐르듯 감정이 이끄는 대로 솔직하게 오선지에 올렸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시간은 오래 걸렸으되 그 깊이는 얕지 않고 결속력은 단단해졌다. 그 명확한 증좌인 ‘Unpretty tattoo는 예년과 다를 을씨년스런 2020년 겨울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