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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앤 마리, 에이치(Anne-Marie, Aitch) ‘Psycho’ (2022)

평가: 2.5/5

‘2002’로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팝 가수가 되었지만 이 곡 하나로 앤 마리를 정의하긴 어렵다. 그는 알앤비와 UK 개러지에 뿌리를 둔 전자음악 그라임(Grime) 등 다양한 장르를 구사하며 팔색조 매력을 뽐내고 있다. 2021년에 발표한 2집 < Therapy >가 영국 앨범 차트 2위에 오르며 소포모어 징크스를 비껴갔지만 2022년의 첫 싱글 ‘I just called’는 대세 래퍼 라토와 스웨덴 전자음악 듀오 네이키드(Neiked)의 지원에도 신통치 못했다. 보다 힘을 준 신곡 ‘Psycho’로 반전을 꾀했고 현재 영국 싱글 차트 16위에 착륙했다.

반복되는 건반 리프에 트랩 비트를 가미한 이번 곡에서 특별한 감흥을 느끼기 어렵다. 랩과 노래 중간에 있는 톡 쏘는 창법으로 남녀상열지사를 다루지만 쾌감에 초점을 둔 사운드가 금세 휘발했다. 그라임에 두각을 보이는 신예 래퍼 에이치(Aitch)는 설 자리를 잃은 채 ‘Straight rhymez’에서의 존재감을 내비치지 못했다. 다재다능이 곡의 완성도와 직결되지 않음을 증명하며 쉽게 소비하고 쉽게 잊는 또 하나의 곡을 양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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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시온 ‘Braindead’ (2022)

평가: 3/5

딩고 프리스타일 라이징 벌스에서 선공개한 ‘Braindead freestyle’의 파급력으로 발매된 싱글. 원석 발굴에 매진하고 있는 힙합 레이블 뷰티풀 노이즈의 기대주 시온이 소속사 선배 지올 팍을 연상케 하는 쫀득한 발성으로 대중의 부름에 응한다. 간결한 비트 위 가성과 진성을 자유로이 오가는 보컬 스킬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변화무쌍한 창법 변주가 듣는 재미를 더한다. 프랭크 오션의 ‘Super rich kids’가 기분 좋게 스쳐 지나가는 곡. 급격히 쏟아진 스포트라이트에도 역량을 십분 발휘한 젊은 재능이 03년생, 독일계 등으로 구성된 일종의 ‘음악 천재` 클리셰와 만나 하늘 높이 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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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사이먼 도미닉, 로꼬, 우원재, 쿠기 ‘TTFU’ (2022)

평가: 1.5/5

돌아온 대학 축제 시즌, 설레는 것이 비단 대학생 뿐이랴. 왁자지껄한 소리로 시작해 유달리 높은 텐션으로 반복되는 훅을 듣고 있으면 AOMG 래퍼들의 행사 일정이 얼마나 바쁠 지 자동으로 가늠하게 된다. 주점에 들어갔더니 운 나쁘게도 옆 테이블에 앉은 목소리 큰 일행들이 떠드는,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대화내용을 반강제로 엿듣는 기분이다.

개개인의 벌스는 각자의 페이스대로 그럭저럭 잘 꾸려져 있는데, 에너지 드링크를 세 캔 정도 마신 듯 격양된 괴성이 수시로 등장하니 이런 장점 마저도 묻혀버린다. 유쾌한 섹스 어필로 넘기기에는 꽤 많이 노골적인 사이먼 도미닉의 가사도 부끄러움을 더한다.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진다면 그 순간에는 잠시 들떠 함께 따라 부를 지 몰라도 굳이 다시 찾게 될 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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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루이스 카팔디(Lewis Capaldi) ‘Forget me’ (2022)

평가: 2.5/5

2019년 ‘Someone you loved’로 본고장 영국을 넘어 미국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스코틀랜드 싱어송라이터가 3년 만에 ‘Forget me’를 발매했다. 피아노 반주에 특유한 허스키한 목소리로 이별의 감정을 토해내는 팝 발라드는 히트곡의 방식을 그대로 가져왔다. 다만 기존의 음울하고 거친 분위기에서 격렬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템포를 높여 가볍게 들을 수 있도록 부담을 줄였다. 블루 아이드 소울 싱어에서 팝스타로 지향점을 살짝 옮기며 접근성을 높였으나 편안함은 오히려 개성 부족으로 다가오고 오랜만의 도약에 온전한 힘을 실어주지 못한다. 아델, 에드 시런, 샘 스미스 등을 잇는 영국의 차세대 대표 가수가 되기 위한 실마리를 더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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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저스디스(JUSTHIS) ‘This is my life’ (2022)

평가: 3.5/5

왜 그랬을까. 이렇게 멋진 음악과 랩을 할 수 있으면서도.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괴리가 이리도 컸던가. 랩퍼 저스디스가 2021년 ‘You’로부터 촉발한 밈을 진심으로 끌어올려 ‘찢어졌다 붙었다 다시 (You Remix)’를 포함 3곡의 발라드에 도전했다. 한 순간의 선택으로 느슨한 가요계를 더 느슨하게 만들었다. 긴장한 쪽은 오히려 저스디스의 랩 본능.

살벌하다. 얕게 깔린 재즈 향취 사이로 선명, 또렷한 랩이 날카롭게 날아다닌다. ‘This is my life’, 감성 발라드 가수와 매서운 힙합 전사 사이에서 진짜 모습은 본인만이 알고 있겠지만 분노에 가득찬 이 곡 하나로 보기에는 후자에 가깝다. 긴 시간은 아니었으나 너무 큰 변화 탓에 그의 복귀에도 타격감이 크다. 저스디스가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