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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권 ‘오늘이 지나면’

평가: 2.5/5

분명 부르기 쉬운 곡이 아님에도 담백함을 추구한 보컬 덕분에 듣는 내내 편안하다. < 나는 가수다 >와 < 복면가왕 >, < 불후의 명곡 > 등 경연 프로그램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만큼 폭발적인 가창이나 화려한 기교를 뽐낼 만도 하지만 나윤권은 목소리의 절제된 사용으로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주력한다. 18년의 오랜 경력 동안 신선함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피아노만이 자리한 간결한 사운드 구성은 봄이 아직은 시작되기를 주저하는 겨울의 쓸쓸한 감성을 연장한다. 다만 권태기에 놓인 연인을 붙잡는 이야기에서 갑작스레 이별의 순간으로 넘어가는 가사의 낙차가 커 정서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다. 2년 만의 컴백에도 본인만의 색채를 잃지 않은 것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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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간 더 스탈리온(Megan Thee Stallion) ‘Sweetest pie’ (With 두아 리파) (2022)

평가: 3.5/5

비욘세와 카디 비에 힘입어 빌보드 정상을 두 차례 경험했던 메간 더 스탈리온이 이번엔 두아 리파와 함께했다. 과거지향적인 사운드 위에 탄탄한 기본기의 랩과 쉽게 귀에 들어오는 멜로디를 얹은 모습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 적당한 타협이 필요했던 두 개성 있는 뮤지션의 고민이 드러난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멈출 때를 정확히 판단해야 더욱 힘 있다는 걸 알았다. 음악적으로 참신함은 없었지만 이만하면 성공적인 콜라보레이션이다.

성적인 은유가 곡 내내 도발적으로 흐른다. 메간 더 스탈리온이 그간 들려줬던 일관적인 메시지에 기대어 해석하면 이 곡에서의 농밀한 은유 역시 전복적인 의미를 띈다. 그는 유혹의 주체와 대상의 자리를 바꾸며 여성의 몸을 안전하게 관음하는 뭇 남성들에게 서늘한 조소를 날린다. 이때 ‘나쁜 여자’가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엔 하등 관심도 없어 보이는 모양새가 흥미롭다. 금기를 권력의 도구로 삼은 이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는 이런 태도가 가장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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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윤 ‘Born To Love You’ (2022)

평가: 3/5

뮤지션으로서 확실한 자취를 남긴 정규 1집 < Page >도 어느덧 1년이 지난 시점, 강승윤은 싱글 ‘Born to love you’라는 새로운 책갈피를 꺼내들어 커리어의 다음 장을 준비한다. 과거 그의 곡을 받아 솔로 데뷔를 거쳤던 같은 소속사 출신의 아티스트 방예담이 작곡을 맡았다. 묵직한 피아노 골자에 잔잔한 변주만을 남겨둔 곡은 보컬이 주목받을 공간을 넉넉히 구비하며 몸풀기의 장을 마련한다.

그 짊어진 스포트라이트의 몫을 강승윤은 어렵지 않게 소화하고 있다. 때론 걸걸하게 감정을 긁어내면서도 정돈된 목소리로 3분의 굴곡을 무사히 견인하는 모습. 이별이라는 정석적인 소재를 담은 무난한 발라드 트랙이 이런 감칠맛을 낼 수 있는 것은, 분명 노련함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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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범, 아이유 ‘Ganadara’ (2022)

평가: 3.5/5

AOMG, 하이어뮤직의 수장에서 새로운 소속사 ‘모어비전’을 설립한 박재범의 첫 행보. 한국말이 익숙지 않은 실제 자신의 모습을 가사에 담아 ‘오늘 밤, 가나다라 마바사를 가르쳐줘’ 노래한다. 부드러운 알앤비 장르에 사랑에 앞에 움츠러든 모습을 사랑스럽게 포착한 가사가 그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귀여운 박재범에 난색을 표할 수도 있으나 ‘바디 랭귀지도 괜찮다’는 익살스럽고 은밀한 표현이 감초처럼 섹시한 박재범을 보여주니 실망은 금물.

가요계의 아이콘으로서 아이유의 위치를 그대로 들여온 뮤직비디오 역시 ‘찰떡’이다. 스타 아이유 섭외에 진땀을 흘리는 박재범의 모습과 깜짝 등장해 노래를 휘어잡는 아이유의 모습이 적절한 시너지로 어우러진다. 물론 목소리의 조화 역시 더하고 뺄 것이 없다. 잘나가는 두 스타가 만나 장점만 잡아 힘을 쏟았다. 엉뚱하고 귀엽고 그럼에도 핫한 박재범 본인의 스타일을 제대로 녹여낸 싱글. 물 흐르듯 흘러 듣기 좋은 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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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모 ‘이렇게 둘이’ (2022)

평가: 2.5/5

창모가 절정의 순간에서 다음 단계를 위한 숨 고르기에 나선다. 입대와 동시에 발표한 신곡 ‘이렇게 둘이’는 인생의 변곡점을 맞이해 바쁘게 몰아쳤던 커리어를 잠시 멈추게 된 그의 독백이다. 피아노 반주를 따라 일정한 톤으로 진행하는 랩과 감미로운 보컬로 꾸려진 후렴구까지 곡 전반에 걸쳐 서정적인 기류가 흐르지만 슬픔을 강요하지 않고 담백하게 감정을 갈무리한다.

다만 치밀하지 않다. 가성의 싱잉 파트와 편곡을 들어내고 목소리에 집중하는 2절 등 자유자재로 스타일을 변형하며 곡을 풀어가는 능력은 역시 뛰어나나, 적절한 강약 조절 없이 되풀이되는 느슨한 구성을 해소하진 못한다. 정규 2집 < Underground Rockstar >를 통해 대중과 평단 모두를 만족시키며 국내 힙합 내 위치를 공고히 한 그가 다소 힘을 뺀 모양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