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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빌론, 김범수 ‘언제라도’ (2022)

평가: 3.5/5

이 곡이 수록된 음반 제목 < Ego 90’s >가 모든 걸 의미한다. 1990년대 알앤비의 감성과 감정, 분위기, 습도, 온도까지 재현하겠다는 의지로 탄생한 ‘언제라도’는 베이빌론에겐 도전이다. 1988년에 태어난 그는 자신이 유년 시절에 발표된 한국형 알앤비를 지향하며 시계추를 되감아 레트로의 시점을 끌어당긴다. 유영진이나 솔리드가 투영된 것은 그의 의도다.

1990년대 알앤비의 느낌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한 그는 보컬로 참여한 김범수와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맡은 이효리의 도움을 받아 그 간극을 채웠다. 가창력이 부족했던 이효리는 알앤비 발라드를 부르지 않았지만 ‘언제라도’를 통해 그동안 드러내지 못했던 음악적인 욕망과 능력을 과시했고 김범수는 후배의 영역을 넘지 않는 선에서 베이빌론과 앙상블을 이뤘다. 오랜만에 체감하는 복고적인 알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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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제이알(AJR) ‘I won’t’ (2022)

평가: 3/5

아담(Adam)-잭(Jack)-라이언(Ryan) 멧 삼 형제의 우애로 만들어진 에이제이알(AJR). 2005년 데뷔이래 큰 빛을 보지 못했으나, 2020년 ‘Bang!’으로 탑10에 진입하며 대중적 입지를 다졌다. 이후 위저의 ‘All my favorite songs’ 싱글에도 참여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2021년 위저는 < OK Human >을, 에이제이알은 < OK Ochestra >를 발매했다.)

기존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다. 트웬티 원 파일럿츠를 닮은 직선적인 리듬감과 < 탑건: 매버릭 >에서 ‘I ain’t worried’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원 리퍼블릭의 밝은 기운을 모두 끌어안는다. 여기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오케스트레이션 편곡까지. 기대 이하, 기대 이상도 없는 전형적인 에이제이알표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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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 이브닝 (Feat. 빅 나티) (2022)

평가: 2.5/5

3세대 걸그룹 여자친구의 가창을 책임졌던 유주에게 솔로 가수 타이틀은 어색하지 않다.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낸 건 2021년이지만, 2015년 로꼬와 함께한 스테디셀러 ‘우연히 봄’과 3년 후 발표한 감성적인 알앤비 ‘Love rain’이 기반을 다졌다. 작사 작곡의 지분을 가져간 첫 번째 EP < REC. > 이후 6개월 만에 나온 신곡은 달콤한 한여름 밤의 꿈 같은 노래다.

음역과 리듬감이 두루 뛰어난 가창과 피아노 기반의 감각적인 사운드가 푸른 여름밤을 시각화한다. 직접 참여한 가사는 변덕스러운 마음을 여름 날씨에 비유하지만, 그 끝엔 풋풋한 사랑이 있고’낭만 래퍼’ 빅 나티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듯한 재치 있는 랩을 더했다. 청춘의 가슴을 간질이는 ‘이브닝’은 솔로 행보의 가속을 붙여줄 시즌 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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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You.F.O’ (2022)

평가: 3/5

2000년대 후반 전성기를 누렸던 걸그룹들이 반가운 소식을 전하고 있다. 소녀시대가 5년 만에 모두 모였고 원더걸스 선예가 솔로 가수로 돌아왔다. 이들과 앞다투어 히트곡을 내놓았던 카라도 재결합 준비 중이다. 그룹이 재정비하는 동안 니콜은 ‘You.F.O’을 통해 먼저 출발 신호를 보낸다.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와 귀엽고 스포티한 콘셉트를 앞세우던 카라가 떠오르는 청량한 댄스 팝에 니콜의 엉뚱한 이미지와 어울리는 가사를 직접 썼다.

대중에 낯익은 모습으로 추억을 복각하는 동시에 지난 8년간 급변한 K팝 시장을 분석하고 반영했다. ‘Pretty girl’, ‘미스터’ 등 많은 히트곡을 쓴 스윗튠 대신 오마이걸의 ‘살짝 설렜어’와 ‘비밀정원’을 쓴 스티븐 리가 작곡을 맡으며 트렌디한 사운드를 이식했고, 숏폼 콘텐츠를 겨냥한 포인트도 곳곳에 심어두었다. 지난 영광과 향수에 매몰되지 않고 최근 흐름에 자연스레 섞여 든 싱글이 본격적인 팀 활동 전 선취점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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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어 뮤직 ‘BRB’ (2022)

평가: 3/5

두 소속 아티스트와의 결별 인사다. 래퍼 식케이와 갓세븐의 멤버 제이 비(Jay B)는 ‘BRB’를 마지막으로 하이어뮤직과의 동행을 마친다. 인연의 끝은 마침표보단 쉼표에 가깝다. ‘Be right back'(곧 돌아올게)의 줄임말인 곡의 제목이 계속해서 이어질 그들의 관계를 암시한다. 직장동료로서 쌓아왔던 유대감 또한 담아냈다. 특히 레이블의 초기 멤버이자 대부분의 커리어를 함께한 식케이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뿐만 아니라 지난 시간 동안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전한다.

하이어뮤직의 대표이자 아티스트인 차차말론(Cha Cha Malone)과 프로듀서 듀오 그루비룸이 합작한 비트는 마지막 인사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회사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은 2020년 두 번에 나눠서 발매한 컴필레이션 앨범 < Red Tape >의 강렬함과 < Blue Tape >의 청량감 사이에 위치한 콘셉트로 그들이 다채로운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집단임을 재증명한다. 각각 열 여섯 마디씩 자리를 맡은 래퍼들은 비슷한 음색과 랩 스타일이 겹치는 탓에 개개인의 독특한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다만 유사한 컬러감 속에서도 자신만의 모양으로 시선을 뺏는 김하온의 재능과 박재범의 노련함은 곡이 가지는 특이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