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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구(GongGongGoo009) ‘청담대교’ (2022)

평가: 2.5/5

올해 초 발매한 첫 EP < ㅠㅠ >는 공공구 개인 서사의 진정성을 뿜어냈다. “불안정한 내면의 스토리라인을 선명하게 그려 나간다”는 백종권 필자의 평처럼 음반은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를 안정적인 래핑, 설득력 있는 가사로 빼곡히 채웠다. 앨범에서 느껴지는 그만큼의 무게감과 그 너머로 전해지는 삶의 피로도는 작품을 문제작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탄탄했다.

EP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꾹꾹 담아낸 삶을 노래했다면 싱글 ‘청담에서’는 스쳐 가는 순간을 담는다. 글감 역시 더 가벼워졌다. ‘너의 옥탑방에 옥상 달이 뜬 밤 / 차린건 없지만 축하해’라는 비교적 단조로운 가사가 반복되고 러닝타임도 3분이 채 안 된다. 일렉트릭 기타 선율 위로 퍼져나가는 노랫말이 일면 활기차기까지 하다. 가벼워진 발걸음. 마음에 담긴 것들을 음악으로 쉽게 풀어내는 공공구의 접근법이 이후 행보를 기다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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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고메즈(Selena Gomez) ‘My mind & me’ (2022)

평가: 2.5/5

셀레나 고메즈는 포근한 선율 위에서 지난 삶을 되돌아본다. 디즈니 출신 하이틴 스타는 동명의 다큐멘터리와 함께 공개한 신곡 ‘My mind & me’에 양극성 장애와 루푸스 투병기, 화려하지만 외로웠던 인생에 대해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피아노와 기타만으로 단출하게 꾸린 연주가 감동적인 경험담을 연출하고, 두 악기가 뿜어내는 위로를 받으며 셀레나는 안정적인 중저음으로 단단해진 내면 표현에 집중한다.

그의 삶에 맞춤형으로 제작된 트랙은 2019년 빌보드 정상에 올랐던 본인의 히트곡 ‘Lose you to love me’의 구조를 그대로 계승하지만, 그 파급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곡에 흐르는 잔잔한 분위기와 공감을 호소하는 스토리텔링 모두 전작의 향기를 짙게 흩뿌리고 부르기 편한 음역에서만 힘을 발휘하는 목소리도 후렴구에서 추진력을 잃으며 짧은 감상을 가로막고 만다. 아픔을 딛고 나아가려는 의지는 충분히 엔진을 불태우고 있으나 과거의 방식이 지그시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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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슨 분(Benson Boone) ‘Before you’ (2022)

평가: 3/5

진정성이 느껴지는 목소리엔 항상 믿음이 생긴다.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의 보컬 댄 레이놀즈에게 발탁되어 데뷔 싱글 ‘Ghost town'(2021)부터 빌보드 정상권을 넘봤던 대형 신인 벤슨 분이 ‘널 만나기 전의 삶은 기억나지 않는다(I can’t remember life before you)’라고 고백하며 또 한 번 전 세계 팬들과의 음악적 신뢰를 다지고자 한다.

핵심은 간추린 악곡 구성이다. 여린 피아노 반주로 시작해 드럼 킥을 비롯한 악기들을 웅장히 포개는 방식 덕분에 단단한 보컬이 곡의 중심을 지탱하며 빛을 발한다. 후반부에 리버브로 급히 공간감을 확장하고 가성으로 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감정선이 최대치로 폭발하지 못하지만 가창의 호소력엔 흔들림이 없다. 화려히 불씨를 터뜨린 혜성이 서서히 안정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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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Jin) ‘The astronaut’ (2022)

평가: 2.5/5

새로운 챕터에 진입한 BTS의 두 번째 주자 진이 전 세계 아미에게 일시적 작별을 고한다. 사회 정치면을 장식한 병역 이슈에 속앓이하던 그룹의 맏형은 자신의 안위보다 먼저 광활한 우주 속 은하수가 되어준 팬들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지난해 ‘My universe’로 합을 맞춘 콜드플레이와 두 번째 협업을 이룬 우주 비행사는 공백을 앞둔 시점 일곱이 아닌 혼자의 힘으로 애정 어린 러브레터를 완성해 끝나지 않을 이야기를 선물한다.

신시사이저와 팝 터치를 가미한 록 스타일로 앞선 ‘My universe’의 기조를 다시 한번 끌어왔으나 첫 만남에 비해 밋밋하다. 진심을 눌러 담은 목소리가 입체적 감상을 안기는 것도 잠시, 밴드의 색채 강한 시그니처 사운드와 백 보컬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 곡의 주도권을 앗아간다. 낮은 음역으로 소박하게 노래할 때 빛나는 보컬리스트의 매력이 화려한 파트너십에 의해 흐릿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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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열 ‘그대는 날 잊고 잘 지내나요’ (2022)

평가: 2.5/5

‘매일 듣는 노래(A daily song)’와 ‘그대가 내 안에 박혔다’가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정통 발라더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황치열이 다시금 멜랑꼴리의 계절을 파고들었다. 이별 후 감정을 그린다는 점에서 지난 5월 발표한 ‘왜 이제와서야(Why)’와 비슷한 질감의 신곡 ‘그대는 날 잊고 잘 지내나요(I still miss you)’는 담담한 가창으로 어느 가을날의 편지를 써내려간다. 윤하, 양다일 등 다양한 뮤지션과 협업한 싱어송라이터 도코(DOKO)가 선율을 제공했다.

피아노와 현악 세션의 전개 방식은 몰개성하나 황치열의 보컬이 중심을 잡았고 선 굵은 허스키 보이스는 과잉하지 않은 채 아픈 마음을 눌러 담았다. 간주를 최소화하고 프리 코러스와 코러스의 비중을 높인 압축적 전개도 가창을 통한 스토리텔링을 돋보이게 했다. 일군의 발라드곡들과 차별점은 없지만 17년 차 가수의 기본기를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