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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이(meenoi) ‘Tea time’ (Feat. 십센치) (2022)

평가: 2.5/5

유튜브 콘텐츠 < 미노이의 요리조리 >의 인연으로 성사된 듀엣이다. 프로그램에서 호스트와 게스트로 만나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르던 미노이와 십센치가 이번에 제대로 합을 맞췄다. 신곡은 간질간질한 음색을 공통분모로 삼는 두 아티스트가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물이다.

재치 있는 가사가 돋보인다. 오래된 연인의 권태를 겨울에 빗대 따뜻한 차 한잔으로 녹이겠다는 노랫말이 신선함을 제공하고 ‘지긋지긋’, ‘따끈따끈’ 등 의도적으로 형성한 운율도 듣는 재미를 더한다. 부드러운 건반 위 어쿠스틱 질감을 입힌 평범한 알앤비 작법이 다소 밋밋하지만 귀여운 노랫말과 각자 다른 음역을 상호보완하는 둘의 코러스가 곡을 꺼내 듣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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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마(THAMA) ‘Ooh ooh’ (2022)

평가: 3/5

첫 번째 정규앨범 < Don’t Die Colors >로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각인한 알앤비 가수 따마의 새 싱글이다. 기존에 선보였던 세련된 그루브 비트가 아닌 기타 뮤트와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어쿠스틱 곡 ‘Ooh ooh’는 특유의 낮은 목소리로 랩과 보컬을 자유롭게 오가며 꾸려내는 박자 감각을 유지. 장르와 무관하게 아티스트가 기준이 되는 고유 형태를 다시 한번 증명해내며 전작 이후 높아진 기대를 여유롭게 대처한다. 다음 단계를 앞두고 자극 없이 내뱉은 호흡이 포근한 봄의 기운을 머금고 부드럽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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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현 ‘Voyager’ (2022)

평가: 3/5

새 여정을 알리는 뱃고동이 경쾌하다. 6인조 보이그룹 몬스타엑스의 메인보컬 기현은 잠시 팀을 떠나 본래 꿈꾸던 음악적 이상향으로 출발한다. 순탄한 항해를 위한 그의 선택은 커버 영상과 라디오 무대에서 꾸준히 애정을 표했던 록 사운드다. 부드러운 드럼과 기타 연주 위에 덧입힌 목소리는 목을 긁어 거친 질감을 강조하고 담백한 구성 사이에 등장한 피아노는 산뜻함을 더한다.

쏘아붙이면서도 청량한 음색이 노래의 중심에 서지만 무던한 보컬 디렉팅은 기현의 강점을 담아내지 못했다. 한 곡 안에서 진성과 가성, 고음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곡의 멜로디는 일관된 톤으로 좁은 구역만을 오르내려서 전체적인 리듬감을 잃는다. 난항이 예상될 정도는 아니다. 불어오는 바람만 등져도 원만히 나아갈 기현의 낙원행 선박은 이제 막 돛을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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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샤 슬론(Sasha Sloan) ‘WTF’ (2022)

평가: 3.5/5

1995년생 젊은 뮤지션임에도 이력이 다양하다. 사샤 슬론은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했고 버클리 음대를 자퇴했으며 찰리 XCX, 카밀라 카베요, 앤 마리와 작업한 작곡가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 프로그램의 배경 음악으로 쓰인 ‘Dancing with your ghost’와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등 K팝 아이돌의 플레이리스트에 안착한 가수로 입소문을 탔다. 화려한 전자음악을 주로 작곡한 경력과 달리 싱어송라이터로서는 자전적 이야기와 그로부터 비롯된 우울을 소재로 삼는다.

퍼커션과 기타 리프 위에 신시사이저를 가끔씩 드리우는 단촐한 구성과 담담한 보컬은 고조되는 부분 없이 평이하다. 쳇바퀴 도는 일상을 표현한 도식적인 연출 덕분에 실존적인 불안을 토로하는 가사는 어떤 방해 없이 와닿는다. 펜데믹으로 인한 고립부터 출생에 대한 의문, 종교적 회의까지 현대인의 불안을 총체적으로 어루만질 땐 비관적인 철학가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2집 < I Blame The World >의 선공개 싱글로서 앨범의 입문서 역할을 깔끔히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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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니토(Ignito) ‘황금마차’ (2022)

평가: 3/5

‘점화하다’라는 영어단어 Ignite에서 이름을 따온 래퍼 이그니토는 확고한 정체성으로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어두운 분위기는 문학적인 노랫말과 만나 아우라를 발산하고 단단한 기본기가 밑을 받친다. 2006년에 나온 1집 < Demolish >는 하드코어 힙합의 수작으로 인정받았고 1.5집 < Black >을 거쳐 2017년 인간 근원을 파헤치는 < Gaia >를 발표했다.

정규 3집의 가늠자가 될 신곡 ‘황금마차’는 독특한 분위기로 래퍼의 개성을 공고히 했다. ‘조금 더 힘차게 가다오, 주변에 거친 발굽 소리가 들리게’라는 소설 돈키호테가 떠오르는 구절엔 자조(自照)와 의지가 뒤엉키고, 여성 소프라노의 코러스와 현악기가 중세풍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직관성은 떨어지나 곱씹을수록 풍미를 남기는 문학성으로 국내 힙합 신의 한 부면을 형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