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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블랑코(PAUL BLANCO) ‘Summer’ (Feat. 비오) (2022)

평가: 4/5

프로듀서, 래퍼, 보컬을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 폴 블랑코의 여름은 마냥 화사하지 않다. 전작 < Promised Land >나 < Lake Of Fire > 시리즈처럼 무겁고 음산하진 않지만, 화자는 ‘내가 아닌 저 사람과 새 삶을 만들어가지마’라고 독백하며 이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외로움에 허덕이는 이를 달래는 것은 청량한 사운드와 멜로디다. 통통 튀는 신시사이저는 특유의 계절감을 더하고 그 위의 캐치한 후렴이 곡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같은 구절을 번갈아 주고받는 신예 래퍼 비오와의 합도 감상 포인트. 탁하면서도 감미로운 폴 블랑코의 알앤비 보컬과 익살스러운 소년미를 겸한 비오의 미성은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자칫 음울할 수도 있는 트랙에 묘한 흥겨움을 주입한다. 먹구름 사이로 드리우는 두 신성의 빛줄기, 우중충한 장마철 빗소리에 상쾌한 리듬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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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블랙 아이드 피스, 샤키라, 데이비드 게타(Black Eyed Peas, Shakira, David Guetta) ‘Don’t you worry’ (2022)

평가: 3/5

한때 전 세계를 주름잡던 슈퍼스타들이 의기투합했다. 각각 미국과 콜롬비아, 프랑스 출신 연합군의 신곡은 2010년대 초 전후로 유행하던 EDM과 댄스 팝을 뼈대로 삼아 한동안 잠잠했던 여름을 본격적인 파티의 계절로 다시 회생시킨다. ‘하나도 걱정하지 마/모두 괜찮을 테니까’ 유치할 정도로 긍정의 기운을 발하는 가사와 작위적인 카운트다운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데이비드 게타의 프로듀싱 덕에 전체적인 사운드는 그가 참여했던 블랙 아이드 피스의 2009년 메가 히트 싱글 ‘I gotta feeling’을 닮았다. 윌아이엠을 포함한 세 멤버의 독특한 톤과 샤키라의 개성 가득한 음색이 이루는 조화가 밋밋한 전개를 매력으로 살린다. 플러스 알파는 없어도 각자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해마다 하나 정도는 필요한, 잠시 긴장을 풀고 편하게 듣기에 제격인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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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올 팍(Zior Park) ‘Falling from the sky’ (2022)

평가: 3.5/5

힙합과 알앤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 지올 팍이 내면의 긴장을 형상화한 낙하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단순하지만 견고한 편곡은 꿈 속의 장면이 펼쳐진 무대로 탄생했다. 여기에 해석 욕구를 자극하는 퍼즐 같은 가사가 주인공을 맡아 몰입감을 더하며 후반부의 힙합 그루브는 지루함이 찾아올 즈음 감정을 영리하게 환기한다. 환상과 일상을 오가는 전개가 돋보이는 ‘Falling from the sky’는 상징 가득한 짧은 연극이다.

어떤 대상이 낯설다는 생각이 들 땐 보통 이유를 추측하지만 그렇게 찾아낸 원인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발견한 사유가 서먹한 대상 그 자체의 속성이면 더 그렇다. 중성적인 보이스,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 은유, 하나의 장르로 귀속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로 지올 팍의 음악은 이분법의 익숙한 구도에서 벗어난다. 그는 어색한 감정이 들 수 있는 이 혼란을 묘한 스릴로 교체하며 대중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다소 마니아적인 행보지만 그의 감각적인 역량은 애호가만의 울타리를 넘어서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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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현 ‘고백하는 취한밤에’ (2022)

평가: 2/5

그때 그 시절이 다시 찾아왔다. 피아노 반주 위에 포개어지는 감성 짙은 보컬. ‘K 발라드’로 통칭되는 장르 유사성 안에 임재현의 디스코그래피가 쌓여간다. 지고지순한 사랑, 그리움을 외치는 메시지, 가창을 강조한 곡 진행이야 인정하고 넘어가더라도 지나치게 반복되는 자기복제성 싱글들은 음악가의 나태함을 지적하게 한다. 2019년 무명 가수였던 그를 양지로 끌어올린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과 새롭게 발매된 이 곡 사이의 차이점은 사실상 전무하다. 비슷한 악기로 비슷한 선율과 메시지를 다시 또 듣고 있는 지금 뮤지션의 변화를 발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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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Yet to come’ (2022)

평가: 2.5/5

‘Dynamite’로 시작한 세계적 희망 전하기에 마침표를 찍다. 활동 9년을 축약하는 선별집 < Proof > 발매 이후 잠정적 휴지기를 발표한 방탄소년단이 연일 화젯거리에 올랐다. 갑작스러웠지만 예상했던 결과. 타이틀 곡 ‘Yet to come’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며 함축한다.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면서도 다가올 최고의 순간을 위해 최선을 약속한다.

노래는 아련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무난한 힙합 사운드를 들려준다. 평범한 음악 안에서도 멤버들은 화려했던 삶에 겸손을 표하고, 다시 초심을 다지며 팬들을 위로한다. RM이 언급했던 K팝 아이돌과 그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여기서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과도한 업무에 시달려 뱉은 토로일지, 새 시대를 향한 선언일지 이 곡으로도 알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마침표 뒤에 문장은 다시 시작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