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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IVE) ‘Eleven’ (2021)

평가: 3/5

아이즈원의 막내였던 장원영과 안유진을 필두로 데뷔한 걸그룹 아이브의 ‘Eleven’은 모든 예측을 벗어난다. 아이즈원이 추구했던 우아함, 작년부터 올해까지 걸그룹 콘셉트를 휩쓸었던 하이틴 대신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내세운다. 오리엔탈 사운드의 도입부와 반복되는 퍼커션 리듬, 마림바 선율은 절제미를 추구하며 멤버들의 독특한 목소리를 부각한 것이 증거다. 특히 후렴구 직전 급격히 속도를 줄이며 등장하는 ‘난 몰랐어 내 맘이 이리 다채로운지’라는 가사와 매혹적인 보컬은 의도적인 킬링 포인트다.

에스파, 스테이씨 등 신인 걸그룹의 약진 속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아이브는 차별성을 선택했다. 개성 강한 컨셉트를 지속했을 때 낳는 지루함과 상대적으로 부족한 보컬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대 이상의 데뷔 싱글이다. 음원차트 상위권을 향해 전진하는 ‘Eleven’은 아이브를 축구팀의 ‘베스트 일레븐’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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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진 ‘눈이 오잖아 (Feat. 헤이즈)’ (2021)

평가: 3/5

황색 신호의 점등 주기가 점점 짧아진다. JTBC 음악 경연 프로그램 < 싱어게인 >에 출연한 63호 가수 이무진은 본인을 ‘노란 신호등’에 빗대며 짧은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빛나겠다고 다짐했다. 그 포부를 담아 작곡한 ‘신호등’은 사회에 갓 적응하기 시작한 초년생은 물론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로 초등학생들의 마음까지 훔쳤다. 입소문을 타며 쉼 없이 활동 중인 그가 계절감이 느껴지는 듀엣 발라드 곡으로 스펙트럼 확장을 도모한다.

피아노와 스트링 선율 그리고 계절감을 더하는 차임벨까지 무난한 구성의 시즌 송이지만 가창에 참여한 이들에겐 새로운 매력 발산이다. 감미로운 미성의 이무진은 목소리를 낮게 깔며 가벼운 랩을 선보이고, 우울한 감성을 즐겨 노래하던 헤이즈는 곡 주인과의 호흡을 위해 비교적 따스한 발성으로 밝은 분위기를 더한다. 대학생들의 고충을 대변했던 ‘과제곡’만큼의 개성은 부재하나 꾸준하고 다각적인 노력은 올해의 마지막까지 반짝임을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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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잎들 ‘철교 위에서 본 나’ (2021)

평가: 3.5/5

시험 점수가 낮거나, 취업문을 넘지 못하거나 우리는 실패할 때마다 종종 ‘한강 간다’라는 표현을 쓴다. 일렁이는 하천 위에 기차가 다니지 않는 거대한 철교가 주는 중압감은 그 자체에서 오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청년이 갖는 마음의 짐이 얹혀있기 때문이다.

검은잎들은 ‘철교 위를 걷는 점점 작아지는 나’에 주목한다. 떨리는 목소리와 불안한 발걸음을 사운드로 구현하듯 피아노와 기타 등 최소한의 악기로 느림의 미학을 건네고 고독하게 울리던 보컬은 작아 보이는 자신에 대한 두려움을 분출하며 응축과 발산을 표하고 있다. 1970년대의 포크 발라드 특유의 음울함을 그대로 가져오며 요즘의 정신적 좌절을 노래한다. 딱 거기까지. 그 이상의 희망이나 응원을 더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위로 곡이 되는 이유는 진솔함과 따뜻함이 여기에 묻어나기 때문이다. 포크의 또 다른 이름인 청춘을 잘 읽은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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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년 ‘Joke!’

평가: 3/5

신보는 이들의 데뷔 초 싱글 ‘파도’와 닮아있다. 리드미컬하고 펑키한, 악기 간의 합이 주가 되는 노래는 우선의 연주가 눈과 귀를 잡아끈다. 새소년 그중에서도 보컬이자 기타인 황소윤의 인기에 불을 지핀 것 역시 한 페스티벌에서 ‘파도’를 탄탄하게 연주하던 영상 덕분이었다. 즐기고 호흡하며 매끈하게 무대를 휘어잡는 모습은 황소윤, 나아가 밴드의 이름을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렸다.

‘나는 새롭게 떠오른 외로움을 봐요’, ‘이리와 나를 꼭 안자’ 노래하는 ‘난춘’을 비롯해 직전 싱글 ‘자유’는 ‘나는 알아 내가 찾은 별로 가자’ 말하며 곡에 꼭짓점에 늘 ‘나’를 세워뒀다. 대부분의 곡이 소윤의 손끝에서 쓰이는 지금 이 드러냄은 곧 그와 맞닿았다. 선명한 화자는 청춘을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감정을 소윤의 목소리로 경유하고 투영하며 밴드의 색이 됐다.

그렇게 다시 시작점과 비슷한 연주력 중심의 곡으로 돌아왔다. 전면 영어 가사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는 거의 사용되지 않은 ‘농담’이란 뜻의 싱글은 성장과 회귀 사이를 알싸하게 오간다. 전에 없이 화려한 콘셉트로 외관을 꾸민 뮤직비디오 속 밴드의 모습은 곡의 의미를 깊게 하는 피에로 분장과 만나 한층 확대된 시선을 품는다.

다만 그 시선 속에 그때 ‘그’ 시절의 ‘나’는 잘 다가오지 않는다. 분명 좋은 호흡과 연주를 가지고 있지만 예전에 전해주던 청춘, 젊음 따위를 포용하는 ‘그’ 말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더 먼 곳을 바라보는 밴드의 포부. 그를 뒤받치는 적절한 연주 등이 있지만 이 회귀가 강렬하지 않은 것은 ‘그’ 어떤 핵심이 희미하기 때문은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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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갓, 플레이버대시(Northfacegawd, Flavordash) ‘Black airforce 1’ (2021)

평가: 2/5

스타렉스(Starex) 크루 소속인 노스페이스갓과 플레이버대시의 합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발매한 EP < Blue Dream 2 >에서 호흡을 맞춘 이들은 무가공의 트랩 비트 위 독특한 랩 스타일을 과시하며 크루와 본인들의 이미지를 단단히 각인하려는 야망을 표한 바 있다. 이후 ‘복덕방’과 같은 히트 싱글과 < 쇼미더머니 >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남긴 노스페이스갓은 현재 힙합 신이 요구하는 뜨거운 감초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 궤도 가운데 등장한 ‘Black airforce 1’은 성공 가도를 이어가려는 욕망이나, 도약을 위한 임팩트와는 거리가 멀다. 온전히 SF 사운드와 오토튠을 이용한 미래지향 트랩 스타일과 준수한 훅을 구사하는 플레이버대시의 역할을 넘어 후반부에 등장하는 노스페이스갓의 존재감이 거의 제거되기 때문. 작풍과 성향이 어그러진 탓에 발생한 탈선이다. 결국 과격한 표현과 아이디어가 난무하던 < Blue Dream 2 >의 패기나, 이러한 방법론의 절충안을 매력적으로 풀어낸 < The Starex Tape Vol.2 > 같은 명확한 대체재로 손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