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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라니(Kehlani) ‘Altar’ (2021)

평가: 3.5/5

‘비통함과 죽음을 이해하는 과정은 마치 하나의 여행이었다’라는 언급을 덧붙이며 새 싱글을 발표한 켈라니.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낸 후 애도의 감정을 코로나 사태로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떠나버린 이가 “조금만 더 남아있어주길(stay just a little bit longer)” 바라는 그의 마음은 제례 의식을 섞으면서 너무 과하지도, 가볍지도 않게 유유히 흘러간다.

정박의 킥드럼와 엇박의 하이햇이 주축을 이루는 사운드는 미니멀하지만 빈 공간이 없고,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는 따스한 햇빛을 시각화한다. 후반의 백킹 보컬과 소울풀한 오르간은 이 자리에 없는 그와 더 가까워지길 원하는 염원을 그대로 투영했다. 슬픔을 쏟아내기보다 힐링의 언어로 치환한 그. 다시 말해 개인의 감정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다수의 공감을 얻어내는 방식을 취해 우리는 켈라니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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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Coldplay) ‘My universe (With BTS)’ (2021)

평가: 3/5

콜드플레이가 ‘Higher power’에서 보여준 밝은 분위기는 방탄소년단이 부른 ‘Permission to dance’의 무한 에너지와 만나 긍정주의를 이룩한다. 25년 경력의 록밴드와 가장 영향력 있는 팝스타는 생경했던 서로의 영역에 다가가 조화로운 싱글을 완성했고 히트 메이커 프로듀서 맥스 마틴은 고감도 사운드 조율로 힘을 보탰다.

영어와 한국어 가사의 콜라보가 빛을 발하는 ‘My universe’가 콜드플레이의 9번째 정규 앨범 < Music Of The Spheres >에 수록될 예정이라 한국 팬들에게는 더욱 반갑다. 한글을 선택해 다양성을 존중하고 장벽을 무너뜨린다는 지향점을 드러냈고 흡인력 있는 후렴구를 중심에 두고 보컬과 랩을 적절하게 배치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개성도 살렸다. 공간감이 두드러지는 콜드플레이의 웅장한 사운드와 방탄소년단의 리듬감이 합쳐져 대형 공연장에 잘 어울리는 신스팝 넘버가 탄생했다.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은 ‘My universe’를 통해 다름의 인정과 포용을 말한다. 팬데믹이 남긴 물리적 내상, 인종 차별과 환경오염 등 여러 사회 문제로 고통받는 지금 이 시대에 최고의 두 밴드가 힘을 모아 사랑과 화합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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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원슈타인 ‘진심으로 너를 위해 부르는 노래’ (2021)

평가: 2.5/5

컨텐츠랩 비보가 음악 프로젝트 ‘2021년을 잘 보내는 방법’의 다섯 번째 곡을 발표했다. 가볍고 장난기 많던 이전 곡들과 결이 다른 가을맞이 위로 송이다. 히트 작곡가 로코베리가 선사한 곡조에 진하고 성숙한 냄새가 가득하며 기타와 묵직한 드럼을 앞세운 굴곡 있는 사운드로 삶에 진 응어리를 격파하고자 한다.

조합의 승리다. 공고한 팬층과 인지도를 지닌 자우림의 김윤아와 < 쇼미더머니9 >에서 요즘 힙합 신에 보기 드문 ‘착한 캐릭터’로 사랑받은 원슈타인의 콜라보는 그 자체로 신뢰감을 준다. ‘진심으로 너를 위해 부르는 노래’라는 제목 아래 휴식을 제안하는 상냥한 노랫말은 노골적이지만 둘의 매끈한 목소리 덕에 유치함으로 전락하지는 않는다. 무난한 만듦새의 노래를 이 시너지가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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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헌일 ‘Fake’ (2021)

평가: 3/5

제목처럼 시작부터 제대로 당했다. 가성과 진성을 혼합한 화음의 담백함에 빠져드는 찰나 음의 높이가 최하층으로 내리닫는다. 모던 록 밴드 메이트를 비롯해 여러 그룹의 중심에 섰던 보컬리스트 임헌일이 이토록 나직한 목소리를 낸 적은 없었다. 평소 말투보다도 낮은 톤의 속삭임은 소셜미디어 속 허상을 주제 삼아 만남이 줄어든 시대의 공허함을 기록한다.

허전한 마음 한구석을 드러내듯 기악 구성 역시 간소화했다. 은은한 어쿠스틱 기타와 브라스로 다져놓은 포크의 기틀에 미디로 힙합 스타일의 드럼 비트를 덧대며 트렌드에 무던히 합류한다. 확실히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선포한 정규 2집 < Breathe >부터 전기 기타가 자취를 감추는 중이다. 팀이 아닌 개인을 정의하기 위한 절제가 꾸준한 도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해 솔로 임헌일의 음악 스펙트럼이 가을 하늘처럼 영롱한 빛깔로 채워지고 있다.

가사에 ‘노래로 부를 만한 게 없다’면서도 올해만 벌써 세 곡의 싱글을 발매한 지금, 투정 섞인 거짓말에 어느 때보다 진실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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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BAADA) ‘Deja vu’ (2021)

평가: 3/5

시나위의 보컬을 시작으로 밴드 나비효과, 더 레이시오스, 아트오브파티스, 그리고 솔로 활동까지 20여 년간 가지각색의 영역에서 폭넓은 음악을 구사했던 김바다는 2020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밴드 바다(BAADA)를 결성했다. 보컬인 그를 필두로 베이스 유영은, 키보디스트 이민근, 드러머 박영진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는 1년간 청량한 신스팝 ‘Sun’, 강렬한 메탈 사운드의 ‘Hemisphere’, 레트로풍의 소프트 록 ‘눈길을 걸으며’ 등 록을 기반으로 다양한 갈래의 음악을 선보여 왔다.

세 번에 걸쳐 진행되는 EP 프로젝트의 첫 번째가 사이키델릭 록을 기반으로 한 장르 간의 조화였다면 두 번째 EP는 타이틀곡 ‘Deja vu’를 중심으로 자신의 경험을 녹여낸 편안한 사운드를 선보인다. 투박한 드럼 비트와 나른한 보컬이 언밸런스하게 매치되어 몽환적인 그루브의 기타 연주를 유영하는 듯한 잔상을 남긴다. 이전의 싱글들과 마찬가지로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를 어렵지 않게 풀어내기 위한 밴드의 노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