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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튼 존(Elton John) ‘Finish line (With Stevie Wonder)’ (2021)

평가: 4/5

피아노 앞의 두 거장이 세 번째로 입을 맞췄다. 1983년 엘튼 존의 ‘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에서 하모니카를 불며 처음 만난 스티비 원더는 1985년 디온 워윅의 ‘That’s what friends are for’에서 하모니카 뿐 아니라 보컬로도 가세하며 글래디스 나이트, 엘튼 존과 함께 하모니를 이뤘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 사태로 < Farewell Yellow Brick Road > 투어를 멈춘 엘튼 존의 새 콜라보 음반에 참여하며 둘은 38년 만에 온전한 조화를 이룩했다.

< The Lockdown Sessions >, (적당히 의역하자면) 통제된 기간들과 제재받는 연주들이라는 이중적 제목처럼 코로나 대유행의 심정을 담은 작품은 음악계의 거리 두기와 봉쇄령을 역설하듯 두아 리파, 찰리 푸스, 고릴라즈, 릴 나스 엑스 등 화려한 인물들로 수를 놓는다. 1993년의 또 다른 협업 음반 < Duets >를 떠올리게 한다.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그루브한 리듬이 깔리고 두 거장이 각 절을 주고받는 사이 카니예 웨스트의 < Jesus Is King >에서 이름 날린 선데이 서비스 콰이어가 가스펠 사운드로 배경을 채우며 신령한 기운을 돋운다. 무엇보다 위로가 필요할 이 시기에 음악이 주는 감동이 자연스레 밀려오는 순간. ‘Finish line’과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이 노래의 가사로 대신한다. ‘너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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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고차일드(Woodie Gochild) ‘Gas station’ (2021)

평가: 2/5

입대를 앞두고 발매한 싱글이다. 언제나처럼 힘 있는 창법에 오토튠을 적절히 섞어 우디 고차일드스러운 음악을 뽑아냈다. 자신의 또 다른 음악적 자아인 ‘베이비 잭슨(Baby Jackson)’을 곡에 소환하는가 하면 기름이 떨어진 ‘우리’ 사이를 주유소를 경유해서 달래려 하는 가사 등이 돋보인다. 다만 그 과정들이 지극히 무난하며 늘 걸어오던 안정적인 노선과 다름없는 점은 명백한 한계다. 선명한 메시지를 전하기에 비유가 다소 투박하고 곡만의 뚜렷한 강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적어도 음원만으로는 강한 울림을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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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 아일랜드(ASH ISLAND) ‘Play’ (2021)

평가: 2.5/5

애쉬 아일랜드는 2019년에 발표한 어둡고 우울한 이모 랩 ‘Paranoid’의 히트로 초반 입지를 다졌다. 이후 잿빛의 감정을 걷어냈으나 스트리밍 사이트의 광고에 사용된 ‘One more night’과 같이 밝은 음악에서도 이모 랩의 록 사운드와 오토튠을 가미한 보컬만큼은 유지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의 인디 게임 페스티벌과 콜라보한 ‘Play’ 역시 시원한 공간감을 형성하는 로킹한 기타 리프로 희망찬 분위기를 표현한다.

세상의 높은 벽을 마주한 청춘을 위로하는 ‘안 늦었어 왜 포기하려 그래’라는 노랫말의 차별화에도 속도감 넘치는 전개, 매끄러운 선율은 더 키드 라로이의 ‘Stay’를 벤치마킹한 흔적에 더 다가간다. 뮤지션만의 독특한 접근법이 빈약한 음악은 장르적 특색 안에서 맴돌며 다른 이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형국. 애쉬 아일랜드가 갖춘 대중적인 감각을 비범함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선명한 정체성을 먼저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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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시스터즈(Bubble Sisters) ‘별이다’ (2021)

평가: 2.5/5

2003년 KBS 뮤직뱅크에서 선보인 ‘악몽’의 강렬한 보컬 퍼포먼스 대중은 빅마마와 자웅을 겨룰 보컬 그룹의 탄생을 직감했고, 버블 시스터즈는 ‘애원’, ‘버블송’같은 곡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사랑받았다. 다만 잦은 멤버 교체와 성적 부진으로 그들의 존재감은 점점 미약해졌다. 구성원의 변화와 맞물려 자연스레 다양한 음악 스타일을 수용해왔던 이들은 근래 들어 ‘얼음송곳’, ‘사랑아 부탁해’ 같은 감성을 적시는 발라드를 발표하고 있다.

실력파 보컬 그룹답게 기악보다 가창에 중점을 둔 신곡 ‘별이다’는 멤버들의 경륜을 드러낸다. 알앤비를 기반으로 하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대화를 나누듯 담담하게 감수성을 소환한다. 허나 폭발력 있는 하모니 파트가 부재하며 어쿠스틱 피아노와 기타는 빈 공간을 채우는 역할 이상을 수행하지 못해 전반적으로 편곡이 밋밋하다. 아카펠라가 아닌 이상 편곡과 프로덕션을 방치할 수 없다. 곡의 완성도를 위해 어느덧 공고해진 가창력 이외의 요소를 고민해봐야 할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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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텔(Untell) ‘Human (Prod. Will Not Fear)’ (2021)

평가: 3.5/5

여러모로 눈길이 간다. 전개 면에서 XXX의 ‘간주곡’이 생각나면서도, 동시에 이 듀오만의 지점도 뚜렷하다. ‘Human’은 올해 초 EP < Will >에서 합을 맞춘 바 있는, < 고등래퍼 >와 < 쇼미더머니 >로 인지도를 얻은 래퍼 언텔과 독특한 작업물로 사운드클라우드 등에서 화제를 이끈 프로듀서 윌낫피어(Will Not Fear)의 합작품이다.

크게 난해하지 않은 선에서 일렉트로니카와 랩을 현란하게 배치하여 실험성과 생동감을 실현한다. 정돈된 변주 역시 적당한 무게감을 지니기에 이런 류의 음악 중에서도 몰입하기에 좋은 편이다. 소코도모, 오메가 사피엔, 그리고 하트코어 등 최근 실험적인 음악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동향을 반영한 또 하나의 결과물이다. 국내 힙합의 새로운 흐름과 다양한 해석이 발돋움하는 소리가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