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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선 ‘Feeling’ (2022)

평가: 3/5

먼지 묻지 않은 근사한 댄스곡이다. 신시사이저를 부각한 복고풍의 신스팝 혹은 댄스 팝의 외양인 노래는 어디 하나 녹슨 곳 없이 매끈하다. 3분 남짓의 깔끔한 러닝타임에 핵심 멜로디를 간결하게 강조한 구성은 쉽게 말해 중독적이고, 어렵게 말해 듣기 좋은 무게중심을 잘 잡았다.

그러나 곡이 가진 최고의 가치는 역시나 ‘댄싱퀸’ 김완선. ‘이제 너도 느껴 falling in love’, ‘우리 둘만의 paradise’를 거쳐 사랑의 ‘피어남(blooming)’을 읊조리는 그에게서 제 옷 아닌 거친 부분은 찾아볼 수 없다. 시대가 비껴간 소화력이라고나 할까. ‘원조’란 수식으로 소환되는 가수가 매혹적인 가사를 ‘복고’ 사운드에 맞춰 표현했다. 낡은 구석은 없고 오히려 젊은 감각만 남아 있는 곡. 김완선의 지금은 이 노래로 무한 갱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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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원, 이영지 ‘프리지아’ (2022)

평가: 3/5

음악 자체는 평범하다. 몽글몽글한 분위기의 전자 피아노와 남녀가 번갈아 가며 각자의 입장을 털어놓는 구성은 혼성 듀엣곡의 전형을 따른다. 친구와 연인 사이를 맴도는 관계를 토로하는 가사 역시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 사이’, 소유와 정기고의 ‘썸’으로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레퍼토리다.

하지만 < 쇼미더머니 > 출신의 래퍼 래원과 < 고등래퍼 3 >의 우승자 이영지의 서사를 담은 노랫말이 Z세대의 몰입을 유도한다. 이영지의 외사랑을 풀어놓는 ‘프리지아’와 그 결실을 맺지 못한 ‘아네모네’로 이루어진 < 꽃말 >은 두 사람이 공개한 실제 SNS 대화와 병치되어 시너지 효과를 낳았다. 이 더블 싱글이 솔직하고 풋풋한 가사로 1020의 정서를 꿰뚫은 것처럼, 시대별 사랑 공식은 도식화된 듀엣곡의 형식이 아닌 작은 디테일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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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재 ‘Uniform (Feat. 피에이치원)’ (2022)

평가: 3/5

‘시차(we are)’, ‘울타리’로 청춘의 마음을 대변해온 우원재는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와 화법으로 힙합신의 독특한 위치를 점해왔다. 2017년부터 싱글과 미니 앨범을 발표한 그는 2020년 정규 1집 앨범 < Black Out >으로 그간의 작업을 결산했다. 피처링에 주력했던 2021년을 뒤로하고 새해 벽두 깜짝 복귀를 알린 신곡은 사운드와 가사, 뮤직비디오를 아울러 지향점이 명확하다. 감각계를 건드려 나른하고도 몽환적인 무드를 조성하는 것. 음악적 동반자 KHYO와 공동 작곡한 ‘Uniform’은 우원재의 트렌디한 면모를 드러낸다.

레이드 백 기타 톤과 리듬 트랙은 종종 지독한 우울로 빠지던 우원재와 거리감을 둔다. 변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매일 똑같은 의상에 은유한 주제 의식은 세상을 향한 분노와 절규라기보단 캐주얼한 자아 탐색에 가깝고, 뚝뚝 끊어치는 랩은 감정 표출이 아닌 감각성에 닿아있다. < 고등래퍼 4 >의 멘토로 출연했던 pH-1은 보다 리드미컬한 랩으로 대비 효과를 냈다. 리릭시스트 장점보다 감각적 문법에 초점을 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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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식 ’08베이식 Remix (Feat. 365LIT, CHANGMO, CROWN J, DON MILLS, LAYONE, lIlBOI, MYUNDO, PAUL BLANCO, SAN E, SWINGS, SKINNY BROWN, VERBAL JINT, YUMDDA)’ (2021)

평가: 1.5/5

얼마 전 막을 내린 < 쇼미더머니 10 >의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선보였던 노래의 ‘리믹스’ 버전이다. 러닝타임이 11분이 넘고 곡에 목소리를 보탠 래퍼의 숫자 또한 어마 무시하다. 자그마치 14명. 14명의 남성 래퍼들이 힘을 잔뜩 주고 나의 실력을 몰라주는 세상에 저마다 한 마디씩 일갈을 날린다.

원곡 ’08베이식’은 현재의 베이식이 잘 나가던 2008년의 자신을 돌아보며 힘껏 나를 외친다. ‘지금 내 기분은 마치 08년도 베이식’. 빽빽하고 날카로운 래핑과 솔직하고 신념 있는 가사가 만나 굉장한 시너지를 냈다. 반면 이번 리믹스 버전은 어느 누구에게도 정확한 화살이 돌아가지 않는다. 폴 블랑코, 창모, 던밀스 등의 탕탕 튀는 래핑이 명확히 이들의 실력을 증명하지만 11분을 다 들을 만큼의 핵심은 없다.

특히나 내 잘남을 증명하기 위해 실력 없는 이들을 ‘돈도 없고 심지어 여자친구 ‘fuckin’ embassed’라고 내리친다거나 내 성공을 말하기 위해 ‘bootie 큰 애 내 belt에 대고 춤을 추지’라고 뱉는 비유는 이제 더 이상 핫하지 않다. 관성 젖은 비유, 비유 아닌 비하 사이 제 아무리 멋 나는 랩이 쏟아진다 한들 끝까지 듣고 싶지 않다. 원곡의 아우라를 깎아버린 성과 없는 ‘내가 제일 잘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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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밀스(Don Mills) ‘미래 2 (Feat. KHAN, J4 Prada, Polodared)’ (2021)

평가: 2.5/5

5년 전, 찬란한 < 미래 >를 외치며 커리어를 그려나간 던밀스의 붓은 어느덧 또 다른 미래의 도화지를 향하고 있다. 래퍼가 대거 등장하는 고압적인 뮤직비디오와 불안하게 흔들리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트랩 비트 아래, 스스로 두 번째 미래를 지칭한 싱글 ‘미래 2’가 그렇다. < 쇼미더머니 10 >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폴로다레드와 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제이포 프라다(J4 Prada), NFL 크루의 소속 칸(KHAN) 등 세 명의 신예가 피처링 명단을 장식한다. 정규 2집 < F.O.B. >와 다방면의 활동으로 안정적 입지를 다진 던밀스는 언더와 오버, 그리고 신구의 활발한 대류 작용의 장을 마련하며 대부의 역할을 수행한 결과다.

각자의 개성을 지닌 네 개의 래핑이 서로 각축전을 펼친다. 비록 탄탄한 속사포와 임팩트 있는 훅을 선보인 던밀스에 비해 나머지 신인들은 아직 미완성된 모습이 강하지만, 그럼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본인들의 이름을 각인시킬 퍼포먼스를 가져왔다는 점이 인상적. 개개인의 역량이 중시되는 단체곡의 성질상 창모의 ‘Swoosh flow (remix)’와 박재범의 ‘Check my bio’의 레벨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연말을 장식할 충분히 흥미로운 UK 드릴 트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