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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릭 ‘다들 웃고 싶어 하지 (Feat. YIMNAO)’(2021)

평가: 3/5

슬릭은 작년 엠넷의 여성 래퍼 경연 프로그램 < 굿 걸 >에 출연하며 페미니스트, 비건이라는 정체성으로 주목받았다. 신인은 아니지만 2016년 데뷔 앨범 < Colossus > 발매 후 힙합계의 성차별적인 분위기를 꼬집으며 주류와 멀어졌기에 이 프로그램으로 그를 접한 사람들이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자의 위치에서 아무도 해치지 않는 음악을 가치로 내세우는 뚝심도 있다.

배타적인 현대 사회와 대조적인 그의 지향점과 달리 가사는 우리의 삶 한 가운데를 포착한다. 특별한 기술을 뽐내려 하지 않는 래핑은 ‘유튜브’, ‘강아지’ 등 남들이 보증한 웃음만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꼬집는다. 또한 적절히 더해진 전자음악 뮤지션 임나오의 색채는 밋밋한 곡의 특성을 부각하고 목소리를 여러 번 중첩한 보컬은 딱딱한 질감으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한다. 어느 한 쪽 덜어내거나 더할 것 없는 두 사람의 화합은 슬릭의 길에 이정표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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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솔 ‘사랑을 하고 있어'(2021)

평가: 3.5/5

강아솔은 ‘봄에는 뭐 하세요?’에 ‘사랑을 하고 있어’라고 자문자답한다. 가요계에서 봄과 사랑의 관계는 진부한 주제다. 하지만 강아솔의 문학적인 언어는 생경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도입부의 ‘제법 추운 밤이었지’부터 눈앞에 벚꽃이 휘날리는 밤이 그려지며, 곡이 끝날 때까지 그 풍경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12년 데뷔 이후 계속해서 추구해온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사운드도 그 위에 중첩되어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만든다. 꾸준함이 만든 우아한 정공법. 강아솔이 알리는 봄의 시작을 듣다보면 그 정공법의 힘을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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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도미닉 ‘Party Forever'(2021)

평가: 3/5

한결 가볍고 홀가분해졌다. 전작 < 화기엄금 >을 가득 메웠던 타이트한 랩과 무거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미디엄 템포 리듬의 부드러운 싱잉랩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근래 공개된 사이먼 도미닉의 음악 중 가장 힘을 덜어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그의 여유가 매끄러운 신스 멜로디 속에 깃들어 있다. 일전에 ‘귀가본능’에서 증명되었던 프로듀서 슬롬과의 합이 이번에도 깔끔한 케미를 불러일으킨다.

안정감과 편안함이 더해진 사운드는 대중에게 친근함을 유발하는 래퍼 정기석의 이미지로도 이어진다. 그의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를 가진 곡이지만, 아무리 많은 사람과 함께 있더라도 근원적인 공허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랩스타의 모순을 노래한다. 아티스트 본인뿐 아니라 현대인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이 보편적인 외로움은 ‘짠해’에서부터 대중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에 탁월했던 그의 특이점이 다시 한 번 발휘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