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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Beyoncé) ‘Break my soul’ (2022)

평가: 4/5

7집 < Renaissance >의 선공개 싱글 ‘Break my soul’은 댄스 플로어의 부흥을 공포한다. 코로나19 이후 수그러든 댄스음악을 재건하기 위한 질료는 1990년대 에이즈와 함께 번성했던 미국의 하우스 음악이다. 비욘세는 로빈 S의 ‘Show me love’를 샘플링한 밀도 높은 사운드를 퍼부으며 5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열정적인 무대를 펼쳐놓는다.

과거를 옮겨온 신시사이저와 달리 가사는 최근의 시대정신을 담는다. 도입부부터 ‘난 사랑에 빠졌고 일마저 그만뒀어/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라며 미국을 뒤덮은 대퇴직을 암시하고, 래퍼 빅 프리디아의 ‘Explode’에서 가져온 ‘화를 놓아줘, 마음도 놓아줘/직장도 놓아줘, 시간도 놓아줘’라는 보컬 샘플로 계속해서 의도를 관철한다. 팝 아이콘은 흑인 여성의 삶을 노래한 < Lemonade >에 이어 또 한 번 사회적 담론을 확장하며 시대의 대변인에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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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범 ‘위로’ (2022)

평가: 2.5/5

국가대표 보컬이 귀환했다. 사별의 아픔을 딛고 7년 만에 돌아온 임재범은 위로의 대상에서 전달자의 위치로 이동했다. ‘비상’과 ‘너를 위해’에서 호흡을 맞춘 작사가 채정은이 위로의 언어를, 뮤지컬,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부면에서 활약하는 중견 작곡가 한태수가 곡의 선율을 제공했다. 2012년에 발표한 6집 앨범 < To… > 이후 10년 만에 나올 정규 7집의 선공개 곡이다.

곡은 한국형 발라드의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로 골격을 쌓고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터트리는 이미 많은 곡이 채택한 방식이지만 임재범의 보컬은 그 틈을 채운다. 클라이맥스조차 과잉하지 않고 감정을 억누르며 “괜찮아요.”라고 어깨를 토닥인다. 장기인 폭발력은 덜 하지만 담담한 가창으로도 내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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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블랑코(PAUL BLANCO) ‘Summer’ (Feat. 비오) (2022)

평가: 4/5

프로듀서, 래퍼, 보컬을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 폴 블랑코의 여름은 마냥 화사하지 않다. 전작 < Promised Land >나 < Lake Of Fire > 시리즈처럼 무겁고 음산하진 않지만, 화자는 ‘내가 아닌 저 사람과 새 삶을 만들어가지마’라고 독백하며 이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외로움에 허덕이는 이를 달래는 것은 청량한 사운드와 멜로디다. 통통 튀는 신시사이저는 특유의 계절감을 더하고 그 위의 캐치한 후렴이 곡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린다. 같은 구절을 번갈아 주고받는 신예 래퍼 비오와의 합도 감상 포인트. 탁하면서도 감미로운 폴 블랑코의 알앤비 보컬과 익살스러운 소년미를 겸한 비오의 미성은 뚜렷한 대비를 이루며 자칫 음울할 수도 있는 트랙에 묘한 흥겨움을 주입한다. 먹구름 사이로 드리우는 두 신성의 빛줄기, 우중충한 장마철 빗소리에 상쾌한 리듬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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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드 피스, 샤키라, 데이비드 게타(Black Eyed Peas, Shakira, David Guetta) ‘Don’t you worry’ (2022)

평가: 3/5

한때 전 세계를 주름잡던 슈퍼스타들이 의기투합했다. 각각 미국과 콜롬비아, 프랑스 출신 연합군의 신곡은 2010년대 초 전후로 유행하던 EDM과 댄스 팝을 뼈대로 삼아 한동안 잠잠했던 여름을 본격적인 파티의 계절로 다시 회생시킨다. ‘하나도 걱정하지 마/모두 괜찮을 테니까’ 유치할 정도로 긍정의 기운을 발하는 가사와 작위적인 카운트다운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데이비드 게타의 프로듀싱 덕에 전체적인 사운드는 그가 참여했던 블랙 아이드 피스의 2009년 메가 히트 싱글 ‘I gotta feeling’을 닮았다. 윌아이엠을 포함한 세 멤버의 독특한 톤과 샤키라의 개성 가득한 음색이 이루는 조화가 밋밋한 전개를 매력으로 살린다. 플러스 알파는 없어도 각자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해마다 하나 정도는 필요한, 잠시 긴장을 풀고 편하게 듣기에 제격인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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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올 팍(Zior Park) ‘Falling from the sky’ (2022)

평가: 3.5/5

힙합과 알앤비를 넘나드는 아티스트 지올 팍이 내면의 긴장을 형상화한 낙하의 이미지를 그려냈다. 단순하지만 견고한 편곡은 꿈 속의 장면이 펼쳐진 무대로 탄생했다. 여기에 해석 욕구를 자극하는 퍼즐 같은 가사가 주인공을 맡아 몰입감을 더하며 후반부의 힙합 그루브는 지루함이 찾아올 즈음 감정을 영리하게 환기한다. 환상과 일상을 오가는 전개가 돋보이는 ‘Falling from the sky’는 상징 가득한 짧은 연극이다.

어떤 대상이 낯설다는 생각이 들 땐 보통 이유를 추측하지만 그렇게 찾아낸 원인이 마음을 시원하게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발견한 사유가 서먹한 대상 그 자체의 속성이면 더 그렇다. 중성적인 보이스, 말끔하게 해결되지 않는 은유, 하나의 장르로 귀속할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로 지올 팍의 음악은 이분법의 익숙한 구도에서 벗어난다. 그는 어색한 감정이 들 수 있는 이 혼란을 묘한 스릴로 교체하며 대중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다소 마니아적인 행보지만 그의 감각적인 역량은 애호가만의 울타리를 넘어서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