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토튠을 깔아놓은 듯한 독특한 음색을 트레이드 마크로 타이트한 랩, 보컬, 프로듀싱 등 여러 분야에서 다재다능함을 보여온 힙합 뮤지션 페노메코가 ‘나이지리안 팝’이라는 생소한 장르로 이색적인 음악을 선보인다. 끈적한 그루브와 속도감 있는 드럼 비트, 흥겨운 트럼펫 연주가 라틴 팝의 분위기를 띠고 있어 나플라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싱글 ‘Senorita’가 떠오르기도 한다.
특유의 웅얼거리는 듯한 싱잉 랩과 오토튠의 조합이 나이지리아어를 사용한 가사와 만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며 이와 상반된 ‘뭣이 중한데’ 같은 한국적인 가사가 언밸런스한 매력을 만든다. 다만 이러한 요소들이 커리어상 변곡점이 될 만큼 신선하진 않다. 미니멀한 사운드에 빈티지한 악기를 사용해 힘을 덜어내는 식으로 변화를 주었지만 근래 계속 고수하고 있는 부드럽고 멜로디컬한 싱잉 랩 스타일의 연장선에 놓여있을 뿐이다. 오히려 진한 아프로팝 사운드에 양동근의 묵직한 음색을 가미한 수록곡 ‘Bolo’가 매혹적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