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레스트(Celeste)는 어느 때보다 특별한 2020년을 보냈다. BBC ‘사운드 오브 더 이어 2020’의 우승자로 선정되었고, 브릿 어워즈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했다. 연말에는 영화 <소울>의 사운드 트랙 ‘It’s all right‘을 부르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그는 갑작스러운 성공에도 신중하고 흔들림 없이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첫 정규 < Not Your Muse >는 리듬앤블루스와 멜랑콜리를 바탕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에곤 쉴레의 <무릎을 세우고 앉은 여인>을 닮은 앨범 아트에 멜랑콜리함이 가득 담겨 있다. 이 정서는 셀레스트가 직접 작사한 가사로 이어진다. 발라드 트랙 ’Strange’는 2018년 캘리포니아의 산불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산이 불타는 모습에서 열정을, 불이 꺼지고 연기와 재가 남은 모습에서 관계가 붕괴되는 모습을 포착한다. 그 외에도 ‘Tell me something i don’t know’나, ‘The promise’ 등 다양한 상황에서 느끼는 우울함으로 앨범의 기조를 형성한다.
그의 허스키한 음색은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와 비슷하다. 재미있게도, ‘Love is back’의 브라스 사운드는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Back to black’을 연상케 한다. 또한 셀레스트는 ‘제 2의 아델’이라 불릴 정도로 그와 비슷한 면모를 많이 보인다. 셀레스트가 데뷔 앨범의 대부분을 직접 작사・작곡한 점에서 아델의 데뷔 앨범 < 19 >이 떠오른다. ‘Stop this flame’의 파워풀한 가창력과 ‘Ideal woman’의 어쿠스틱 기타와 어우러지는 담담한 보컬을 오가는 모습에서도 두 사람의 공통점이 부각된다.
다운 템포의 우울한 곡들만 있는 건 아니다. 존 루이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광고에 삽입되었던 ‘A little love’는 크리스마스 캐롤 같이 따뜻한 느낌이다. 스카이 스포츠 프리미어 리그의 주제곡으로 인기를 얻은 ‘Stop this flame’은 재즈의 요소를 가져온 업템포 피아노 사운드로 역경을 뚫고 지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앨범은 ‘Some goodbyes come with hellos’의 낙관적인 메시지로 마무리 짓는다. 이는 다음 작과 연결하는 느낌을 주면서, 디럭스 앨범에 수록된 곡들과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 Not Your Muse >는 리듬앤블루스, 소울, 재즈를 통해 멜랑콜리를 기본 기조로 가져가되 업템포의 곡을 가미해 감정에 매몰되지 않는다. ’Not your muse’에서 나타나는 예술가와 뮤즈의 관계, ‘Ideal woman’의 자기 확신 등 시적인 가사도 의미를 더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나갈 줄 아는 아티스트다. 조급해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걸음에서 성장에 대한 확신이 느껴진다.
– 수록곡 –
1. Ideal woman
2. Strange
3. Tonight tonight
4. Stop this flame
5. Tell me something I don’t know
6. Not your muse
7. Beloved
8. Love is back
9. A kiss
10. The promise
11. A little love
12. Some goodbyes come with hell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