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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안녕’ (2021)

평가: 3.5/5

레드벨벳의 활동 공백기가 길어지는 사이 슬기와 아이린이 유닛을 선보였고 메인보컬 웬디의 독립 활동에 이어 조이가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신곡을 발매했던 다른 멤버들과 달리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에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을 재해석한 이 음반에는 박혜경의 ‘안녕’, 해이의 ‘Je t’aime’, 애즈원의 ‘Day by day’를 포함한 모두 6곡이 수록되어 있다. 데뷔 후 드라마 <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를 통해 발표한 더 클래식의 ‘여우야’와 < 슬기로운 의사생활 > 삽입곡인 베이시스 원곡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등 옛 향수를 부르는 곡으로 대중의 호응을 얻었던 경험에 기반해 리메이크 앨범을 기획했다.  

이 결과물은 세계적으로 레트로 음악이 유행하는 흐름과 아티스트의 음악적 성향을 잘 파악했다. 조이의 청아한 음색과 어울리는 곡의 선택과 원곡의 발매 시기를 반영해 각기 다른 하이틴 감성을 콘셉트화한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원곡 가수의 부드러운 보컬과 조이의 투명한 목소리가 비슷한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그 장점이 두드러진다.

켄지, 모노트리의 황현, 박문치 등 정상급 작곡가들이 참여해 원곡을 해치지 않고 사랑스러운 조이의 감성을 가미한 편곡은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희망찬 가사와 시원한 가창으로 사랑받았던 박혜경의 ‘안녕’은 모던 록의 느낌이 강했지만 새로운 버전의 ‘안녕’은 경쾌한 브라스 연주가 더해져 청량한 분위기의 여름노래로 재탄생했다. 2001년에 해이가 부른 ‘Je t’aime’를 리메이크한 버전은 조이의 상큼한 이미지와 가장 어울린다. 오리지널의 싱그러움은 유지하되 피아노 연주와 스트링 선율을 얹어 사랑에 빠진 소녀의 설렘을 이야기하는 가사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잡아냈다.  

< 안녕 >은 케이팝의 시작점인 1990년대와 2000년대의 노래를 좋아하고 감정 전달력이 강점인 조이의 취향과 역량을 반영한 음반이다. 성량이 풍부하진 않지만 기교 없이 담백하게 부르는 보컬로 섬세한 표현력을 필요로 하는 추억의 노래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아닌 한 명의 뮤지션으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작품.

– 수록곡 –
1. 안녕
2. Je t’aime
3. Day by day

4. 좋을텐데 (Feat.폴킴)
5. Happy birthday to you
6. 그럴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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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WENDY) ‘Like Water’ (2021)

평가: 3.5/5

걸그룹 레드벨벳의 2019년은 그해 피날레를 장식한 ‘Psycho’의 흥행으로 화려하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행복으로 가득해야 할 크리스마스 날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연말 무대 리허설 도중 제작진의 부주의로 멤버 웬디가 낙상 사고를 당한 것. 향후 그룹 활동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중상이었으나 충분한 휴식기를 가지며 회복에만 전념했고 마침내 건강해진 얼굴을 되찾은 웬디는 대중과 다시 마주한다. 활동 재개와 더불어 솔로의 시작을 알리는 첫 미니앨범 < Like Water >는 그간의 마음고생을 음악에 담아 흘려보낸다.

핵심은 웬디의 음색이다. 상큼한 ‘레드’나 매혹적인 ‘벨벳’의 흔적은 없다. 별다른 기교 없이 기본기에 충실한 가창은 오히려 투명에 가깝다. 오프닝 트랙 ‘When this rain stops’부터 피아노 반주와 목소리만으로도 기존 팀과의 차별을 둔다. 위로의 노랫말과 함께 시원하게 뻗어 나가는 클라이맥스는 한구석에 그늘져 있던 근심 걱정을 씻어내는 환희의 순간이다. 낯선 ‘초행길’에서의 완급 조절 또한 탁월하다. 블루스 리듬과 현의 흐름을 따라 굽이치는 보컬은 극적인 전개를 이끈다.

일관된 장르 구성도 안정적이다. 차분한 보이스의 발라드는 메시지의 진정성을 강조한다. ‘Like water’의 어쿠스틱 기타 도입부는 소속사 선배 태연의 ‘Fine’과 유사하게 그려지나 스트링 사운드가 더해지면서 풍성해졌다. ‘서로 더 채워주고 토닥여’ 같은 가사는 절제된 감정선으로 공백기 동안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연습생 시절부터 동고동락해온 ‘Best friend’ 슬기와의 합도 아름답다.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두 절친의 하모니가 힘든 시간을 이겨낸 그의 스토리에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7년 만에 아이돌이란 연못을 벗어난 보컬리스트는 당장 뚜렷한 모양새를 취하진 않는다. 다듬어진 무언가를 보여주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웬디만 드러낸다. 단출한 구성임에도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느껴지는 < Like Water >에서 언제든 그 모습을 달리할 자신감이 엿보인다. 정해진 형태가 없는 물처럼.

– 수록곡 –
1. When this rain stops
2. Like water
3. Why can’t you love me?
4. 초행길 (The road)
5. Best friend (With 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