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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Red Velvet) ‘Psycho'(2019)

평가: 3.5/5

‘짐살라빔’과 ‘음파음파’의 화려한 축제는 달콤 쌉싸름한 ‘Psycho’로 결말을 맺는다. < The Red >와 < Rookie >의 신비로운 동화 콘셉트와 ‘Bad boy’의 그루브를 조합해 비상식적일 수밖에 없는 사랑의 오묘함을 어색하지 않게 풀어낸다. 언뜻 건조하게 들렸던 ‘Bad boy’의 확실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크리스마스 시즌과 연말을 의식해 더욱 풍성한 베이스의 트랩 비트 위 멤버들의 코러스가 소리의 빈틈을 효과적으로 채운다. 파트 배분도 훨씬 자연스러운데 특히 곡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웬디와 후렴부 합창을 리드하는 슬기의 목소리가 만족스럽다.

좋은 곡이다. 훌륭한 선율, 흥미로운 테마, 그를 풀어내는 퍼포먼스 모두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잠시 주춤할 때도 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결국 이와 같은 모범적인 노래를 만들어내며 끊임없이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 SM 시스템이다. 올 한 해 ‘The ReVe Festival’의 레드 벨벳도 그 경로를 그대로 밟았다. 돌이켜보면 ‘참 별나고 이상한 사이’였다. ‘짐살라빔’으로 ‘다시 안 볼 듯 싸우다가도’, ‘음파음파’와 ‘Psycho’로 결국 ‘붙어 다니’게 되었으니.

*’SBS 가요대전’ 리허설 중 추락 사고를 당한 웬디의 쾌유를 빕니다.

(2019/12)


‘The ReVe Festival’ Day 1

평가: 2/5

어떻게든 단어만을 욱여넣으려는 전략만 있다.

‘The ReVe Festival’ Day 2

평가: 3.5/5

왜 ‘짐살라빔’을 낳고 또 ‘음파음파’를 낳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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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Red Velvet) ”The ReVe Festival’ Day 2(2019)

평가: 3.5/5

아, SM은 왜 ‘짐살라빔’을 낳고 또 ‘음파음파’를 낳았는가…

앨범을 다 듣고 나니 ‘짐살라빔’을 괴롭게 반복하던 두 달 전이 떠올랐다. 묵혀둔 타이틀 곡과 교과서적 답습의 < ‘The ReVe Festival’ Day 1 >을 혹평한지라 큰 기대 없이 신보를 꺼내 들었는데, 발랄하고도 세련된 여름 노래 ‘음파음파’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마주한 것이다. SM은 기존 걸그룹 제작 공정대로 만든 곡들을 ‘첫날’ 재고 정리하고 ‘둘째 날’ 레드 벨벳의 진짜 시즌을 공개하는 전략을 세웠다.

설명을 곁들이지 않아도 ‘음파음파’는 좋은 곡이다. 짧은 도입 이후 곧바로 전개되는 멜로디라인이 선명하고, 찰랑거리는 기타와 베이스로 주조한 디스코 리듬은 소녀시대의 ‘Holiday’를 연상케 한다. ‘빨간 맛 (Red Flavor)’의 상큼한 순간을 재현하듯 후렴을 유니즌 형태로 진행하되 풍성한 코러스를 덧붙여 지루함을 피하고, 히트곡을 열거하는 랩 파트는 ‘Dumb dumb’ 이후로 가장 재치 있다. 기승전결이 뚜렷함에도 과한 지점 없이 유기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것도 좋다.

이런 타이틀 곡의 레트로 성향이 앨범 전체 흐름으로 이어짐을 주목하자. 앨범은 곧바로 이어지는 펑키(Funky)한 기타 리프의 ‘카풀(Carpool)’로 상큼한 여름 소녀들을 그려냄과 동시에, 시계바늘을 더 과거로 돌려 1950~60년대 고전 걸 그룹의 두왑(Doo-wop) 사운드를 가져온 ‘Love is the way’로 매력적인 멜로디를 들려준다.

작곡팀 모노트리(Monotree)의 추대관이 작곡에 참여한 ‘Ladies night’는 그 핵심의 트랙이다.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의 동명 곡으로부터 얻은 펑크(Funk) 아이디어를 마이클 잭슨의 ‘Rock with you’와 닮은 멜로디라인, 흥겨운 브라스 세션으로 버무려 기분 좋은 ‘소녀들의 밤’을 선사한다.

레드 벨벳에게 복고는 ‘Dumb dumb’과 ‘러시안 룰렛’에서 출발해 ‘Power up’과 ‘짐살라빔’으로 박탈된 인간미를 되찾는 방법이다. ‘Rookie’와 기본 형태를 공유하는 ‘Jumpin”을 비교해보자. 원곡에서 BPM을 낮추고 베이스 리듬을 죽인 다음 보컬을 부드럽게 다듬어 기타 사운드를 강조하는데, 이 결과로 곡은 하이 텐션 랩과 고음의 보컬 없이도 인공적인 면모를 덜어낸다. ‘Love is the way’처럼 평이한 가창으로 일관하는 곡도 있지만, ‘카풀(Carpool)’과 ‘Ladies night’처럼 멤버들의 고유 음색을 최대한 표현하며 수려한 합창을 끌어내는 기획 역시 오랜만이라 반갑다.

첫 미니 앨범 < Ice Cream Cake >의 ‘Automatic’과 ‘Somethin kinda crazy’, ‘Take it slow’를 기억한다면 수민(SUMIN)의 ‘눈 맞추고, 입 맞대고’ 역시 훌륭한 마무리다. 1990년대 알앤비와 원작자의 강한 장르색을 적재적소의 보컬 배분으로 중화하는데, 그중에서도 곡을 이끄는 조이와 웬디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생각해보면 레드 벨벳은 실험보다 지속 가능성을 택했을 때 더 좋은 결과를 가져갔다. 큰 성공을 안긴 ‘러시안 룰렛’의 레트로 신스팝이 그랬고 ‘빨간 맛 (Red Flavor)’은 지금까지 그룹의 정점으로 기억된다. 가장 최근의 정규 앨범 < Perfect Velvet >에 쏟아졌던 호평 역시 알앤비 기조 위 세련된 일렉트로 팝으로 고혹을 강화한 결과였다.

‘음파음파’와 < ‘The ReVe Festival’ Day 2 >를 좋은 앨범이라 평하는 것도 대단히 독창적이라서가 아니다. 레드 벨벳은 이 작품으로 ‘제일 좋아하는 여름 그 맛(‘빨간 맛’)’과 ‘마음에 드는 아날로그 감성(‘LP’)’을 효과적으로 풀어내며, 실험의 면모로 흐려진 ‘우리가 사랑하는 여름 소녀’의 이미지를 다시금 공고히 한다.

– 수록곡 –
1. 음파음파 (Umpah Umpah)
2. 카풀 (Carpool) 
3. Love is the way
4. Jumpin’
5. Ladies night 
6. 눈 맞추고, 손 맞대고 (Eyes Locked, Hands Locked) 

(2019/08)


‘The ReVe Festival’ Day 1

평가: 2/5

왜 ‘짐살라빔’을 낳고 또 ‘음파음파’를 낳았는가.

Psycho

평가: 3.5/5

돌이켜보면 ‘참 별나고 이상한 사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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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Red Velvet) ”The ReVe Festival’ Day 1′(2019)

평가: 2/5

‘짐살라빔’의 문제는 난해함이 아니라 나태함이다. ‘러시안 룰렛’, ‘Rookie’와 함께 3년 전 경합하던 곡을 가공하여 발표했다는 건 둘째 치더라도 경쟁작들보다 매력이 현저히 낮다. 전자는 레트로 칩튠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Dumb dumb’의 기조를 상큼하게 연장했고, 후자는 리얼 세션을 대거 가미해 인간미와 중독을 둘 다 의도하며 그룹의 캐릭터를 굳힌 바 있다. ‘짐살라빔’은 에프엑스의 ‘Red light’와 레드 벨벳의 데뷔곡 ‘행복(Happiness)’을 섞어 지나간 유행의 문법으로 번잡하게 버무린 곡이다.

곡 전체를 지탱하는 두 사운드는 이리저리 왜곡되고 증폭되는 신스 베이스와 원시적 리듬의 퍼커션으로, 이 둘의 목적은 오로지 파괴와 어지러운 충돌뿐이다. 돌출과 붕괴의 전개 속 멤버들의 랩은 곡을 따라가기에 급급하고 보컬 파트는 초고음으로 일관한다.

마침내 이들 소리가 산산이 부서지며 앞서 예고한 종소리 신스 리프와 함께 ‘짐살라빔’ 드랍이 등장하는데, 곡이 만들어질 당시 신진 레이블로 주목받던 PC 뮤직(PC Music)과 숱한 인더스트리얼 사운드를 응용한 결과라 새롭지 않다. 느닷없이 곡에 무게를 더하려는 조이와 슬기, 웬디의 알앤비 브릿지 파트는 ‘행복’의 재활용일 뿐 아니라 일관성까지 해친다. 놀이기구를 탄 듯 격렬한 상승과 하강 이후 혼란과 피로가 남는다.

요약하자면 ‘짐살라빔’은 뜻있는 실험도 아니고 레드 벨벳 커리어에서 유의미한 지점도 아니다. 3년 전 SM의 웰메이드 실험 ‘No matter what’, ‘소방차(Fire truck)’, ‘Free somebody’는 물론 앞서 언급한 레드벨벳의 싱글과 비교해도 촘촘하지 못하다. < Perfect Velvet > 이후 ‘Power up’, ‘Rbb(Really Bad boy)’의 내리막길을 가속화하는 트랙인데, 적어도 ‘Power up’은 휴머노이드의 여름 바캉스라는 명확한 테마가 있었고 ‘Rbb’는 크게 호불호가 갈렸을지언정 날카로운 비명소리의 충격과 통일감 있는 사운드로 B급 호러 영화를 잘 구현해낸 바 있다. 치밀하지 못한 기호들의 충돌과 분열은 파티 튠 혹은 ‘노동요 리스트’에 더 어울린다.

다른 곡은 어떨까. 인간의 목소리보다 사운드 샘플에 가까운 보컬 활용은 개선의 여지가 없고 그룹의 커리어와 회사 노하우 속 여름 파트 페이지를 발췌해 주석을 달고 재활용하다 보니 기시감만 가득하다. 힙합 트랙 ‘Milkshake’의 비유는 에프엑스의 ‘Ice cream’과 닮았는데, 장르의 색을 더해야 할 랩 파트는 미진하며 보컬 훅은 기계적으로 멜로디를 연주할 뿐이다. 트랩 비트와 아날로그 소울을 섞은 ‘LP’도 부드러운 코러스와 여린 감성으로 서지음의 신선한 비유를 담아내나 싶더니 이내 강한 비트가 부조화를 이루며 메시지를 덮는다.

< Summer Magic >의 ‘Mr. E’와 ‘ Mosquito’를 섞어 놓은 ‘안녕, 여름(Parade)’이 잔향만 남는 데 반해 ‘Sunny side up!’은 그래도 ‘Ko ko bop’을 잘 활용한 곡이다. 레게 기타 리듬 위 유연한 멜로디 라인은 흠잡을 데 없이 매끈하게 이어지고, 일관된 보컬 톤으로 노래하는 멤버들은 ‘Bad boy’의 고혹과 달걀 프라이의 신선한 비유를 꽤 납득할만하게 전달한다. 같은 레퍼런스라도 밀도와 집중의 차이가 ‘믿고 듣는 SM 2번’과 ‘많고 많은 SM 스타일’의 경계를 가른다.

하이퍼 리얼리티 놀이공원 테마 확립의 목적 하나를 위해 너무 많은 단점을 노출했다. 예측 불가, 실험이라는 멋진 간판 아래 정교하지 못한 충돌, 아수라장, 기계적인 반복만이 혼란을 부른다. 송캠프 시스템이 케이팝 씬에 정착했고 소속사 내부 대안이 부재한 상황에서 레드 벨벳은 파격과 충격, 혹은 재활용으로 이목을 끌어야 한다. 웰메이드와 유니크 모두를 만족시켜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기획사가 집중력이 떨어지면 이런 어수선한 결과물이 나온다. 어떻게든 ‘짐살라빔 짐짐살라빔’ 단어만을 욱여넣으려는 전략만 있다. 그래서 나태함이다.

– 수록곡 –
1. 짐살라빔(Zimzalabim)
2. Sunny side up! 
3. Milkshake
4. 친구가 아냐 (Bing bing) 
5. 안녕, 여름 (Parade)
6. LP

(2019/06)


‘The ReVe Festival’ Day 2

평가: 3.5/5

어떻게든 단어만을 욱여넣으려는 전략만 있다.

‘Psycho’

평가: 3.5/5

돌이켜보면 ‘참 별나고 이상한 사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