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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사딕(Raphael Saadiq) ‘Jimmy Lee’(2019)

평가: 4/5

라파엘 사딕은 오랫동안 지켜왔던 것들이 있다. 뉴 잭 스윙 그룹 ‘토니 토니 톤(Tony! Toni! Tone)’으로 활동할 당시 선보였던 네오 소울과 알앤비의 성향을 그대로 가져왔고, 유행하던 일렉트로닉은 멀리한 채 그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그런 라파엘 사딕이 이번에 가져온 음악은 새로운 실험 정신에 의거한다. 라파엘 사딕의 오랜 팬이라면 그 도전이 반갑지만은 않겠으나, 그 변신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 여전히 그만의 흡인력이 존재한다.

펑키한 그루브와 레트로한 질감의 소리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약간의 신시사이저를 사용하며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그가 내보인 사운드는 사이키델릭에 근접한다.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형의 이름을 딴 < Jimmy Lee >의 수록곡 대부분은 마약을 소재로 노래하고 있다.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근거가 여기에 있다. ‘My walk’를 보자. 노이즈가 자글자글하고 일렉트로닉 건반의 리프가 몽환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에서 사이키델릭과 형태가 비슷하다.

< Jimmy Lee >를 통해 보여주는 라파엘 사딕의 위상은 굳건하다. 소울풀한 보컬로 장르의 벽을 허물고, 마약이라는 다소 위험한 소재를 음악이라는 매개로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하며 부드럽게 녹여낸다. 새로운 장르의 시도도 여기로부터 온 것은 아닐까. 그동안 강조하던 네오 소울에 힙합, 펑크, 일렉트로닉을 더해 자신의 스타일로 승화하며 음악적 자신감을 내비친다. 동시에 자신의 뿌리인 블랙 뮤직을 놓지 않으며 정체성을 공고히 다진다.

일렉트로닉은 그 색채만 옅게 내비칠 뿐, 주력하는 소울과 알앤비를 기반으로 한다. 사운드의 변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뒷받침해주는 일종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미국의 악명 높은 교도소로 유명한 ‘Rikers island’는 마이너한 코드와 소울풀한 콰이어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노래는 교도소 문을 닫는 듯한 효과음으로 비극을 암시한다. ‘Real’, ‘Complexion’ 등 흑인 인권에 대해 노래하던 켄드릭 라마가 랩으로 참여한 ‘Rearview’는 협업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역시나 약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노래의 끝에서 반복되는 ‘Your life is in your rearview’라는 가사로 환각 상태를 묘사한다. ‘Something keeps calling’ 또한 약물 중독의 부정적인 요소를 노래하지만, 경고보다는 회유에 가깝다. 마약으로 사망한 형에 대한 슬픔이 담긴 곡이다.

새로운 실험 정신은 늘 위험을 동반한다. 라파엘 사딕의 < Jimmy Lee >는 단순한 사운드 변화가 아닌 사회적 메시지에 정면돌파 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나아지지 않는 흑인사회에 대한 인식, 미국 사회에 만연하지만 완전히 제재되지 않는 약물 중독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라파엘 사딕의 개인사까지 담겨있다. 그의 사회적 시각이 담긴 기념비적 앨범이다. 알앤비, 소울, 블루스. 자신을 규정짓던 장르에 새로운 주체를 더 해 또 다른 라파엘 사딕을 완성했다. 기대해왔던 고집은 한풀 꺾였지만, 그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음반이다.

– 수록곡 –
1. Sinners prayer
2. So ready
3. This world is drunk
4. Something keeps calling (Feat. Rob Bacon) 
5. Kings fall
6. I’m feeling love
7. My wallk
8. Belongs to God (Feat. Reverend E. Baker)
9. Dottie interlude
10. Glory to the veins (Feat. Ernest Turner)
11. Rikers island
12. Rikers island redux (Feat. Daniel J. Watts)
13. Rea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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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hael Saadiq

라파엘 사딕은 오랫동안 지켜왔던 것들이 있다. 뉴 잭 스윙 그룹 ‘토니 토니 톤(Tony! Toni! Tone)’으로 활동할 당시 선보였던 네오 소울과 알앤비의 성향을 그대로 가져왔고, 유행하던 일렉트로닉은 멀리한 채 그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그런 라파엘 사딕이 이번에 가져온 음악은 새로운 실험 정신에 의거한다. 라파엘 사딕의 오랜 팬이라면 그 도전이 반갑지만은 않겠으나, 그 변신이 아주 낯설지는 않다. 여전히 그만의 흡인력이 존재한다.

펑키한 그루브와 레트로한 질감의 소리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약간의 신시사이저를 사용하며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그가 내보인 사운드는 사이키델릭에 근접한다.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형의 이름을 딴 < Jimmy Lee >의 수록곡 대부분은 마약을 소재로 노래하고 있다. 사이키델릭 사운드의 근거가 여기에 있다. ‘My walk’를 보자. 노이즈가 자글자글하고 일렉트로닉 건반의 리프가 몽환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에서 사이키델릭과 형태가 비슷하다.

< Jimmy Lee >를 통해 보여주는 라파엘 사딕의 위상은 굳건하다. 소울풀한 보컬로 장르의 벽을 허물고, 마약이라는 다소 위험한 소재를 음악이라는 매개로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하며 부드럽게 녹여낸다. 새로운 장르의 시도도 여기로부터 온 것은 아닐까. 그동안 강조하던 네오 소울에 힙합, 펑크, 일렉트로닉을 더해 자신의 스타일로 승화하며 음악적 자신감을 내비친다. 동시에 자신의 뿌리인 블랙 뮤직을 놓지 않으며 정체성을 공고히 다진다.

일렉트로닉은 그 색채만 옅게 내비칠 뿐, 주력하는 소울과 알앤비를 기반으로 한다. 사운드의 변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뒷받침해주는 일종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미국의 악명 높은 교도소로 유명한 ‘Rikers island’는 마이너한 코드와 소울풀한 콰이어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노래는 교도소 문을 닫는 듯한 효과음으로 비극을 암시한다. ‘Real’, ‘Complexion’ 등 흑인 인권에 대해 노래하던 켄드릭 라마가 랩으로 참여한 ‘Rearview’는 협업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만, 역시나 약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노래의 끝에서 반복되는 ‘Your life is in your rearview’라는 가사로 환각 상태를 묘사한다. ‘Something keeps calling’ 또한 약물 중독의 부정적인 요소를 노래하지만, 경고보다는 회유에 가깝다. 마약으로 사망한 형에 대한 슬픔이 담긴 곡이다.

새로운 실험 정신은 늘 위험을 동반한다. 라파엘 사딕의 < Jimmy Lee >는 단순한 사운드 변화가 아닌 사회적 메시지에 정면돌파 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오랫동안 나아지지 않는 흑인사회에 대한 인식, 미국 사회에 만연하지만 완전히 제재되지 않는 약물 중독으로 인해 가족을 잃은 라파엘 사딕의 개인사까지 담겨있다. 그의 사회적 시각이 담긴 기념비적 앨범이다. 알앤비, 소울, 블루스. 자신을 규정짓던 장르에 새로운 주체를 더 해 또 다른 라파엘 사딕을 완성했다. 기대해왔던 고집은 한풀 꺾였지만, 그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음반이다.

– 수록곡 –
1. Sinners prayer
2. So ready
3. This world is drunk
4. Something keeps calling (Feat. Rob Bacon)
5. Kings fall
6. I’m feeling love
7. My wallk
8. Belongs to God (Feat. Reverend E. Baker)
9. Dottie interlude
10. Glory to the veins (Feat. Ernest Turner)
11. Rikers island
12. Rikers island redux (Feat. Daniel J. Watts)
13. Rear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