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Album KPOP Album

바비(BOBBY) ‘Lucky Man’ (2021)

평가: 2/5

바비의 처음은 강렬했다. 내로라하는 경쟁자를 제치고 < 쇼 미 더 머니 3 >를 우승한 것은 소속사의 도움 없이 오로지 자신의 목소리로 이뤄낸 결실이었다. 아이돌 래퍼란 의심을 거두고 실력을 증명한 그는 이내 에픽하이의 ‘Born hater’, 마스타 우의 ‘이리와봐’ 등에 참여하며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존재를 드러냈다. 남은 것은 결과물이었다. 다만 스타일의 다양성을 발현한 첫 번째 앨범 < Love And Fall >이후 4년여 만에 발표한 정규 2집 < Lucky Man >은 욕심이 가득하다.

타이틀 ‘야 우냐’는 거칠었던 무대 위 바비의 재현이다. 묵직한 신스와 베이스, 독특한 퍼커션 구성이 돋보이는 비트 위로 촘촘히 짜인 절을 쉬지 않고 내뱉는 트랙이지만 실속 없는 내용과 더불어 부족한 가사 전달력은 시끄러운 주변 소리에서 랩을 꺼내오지 못하고 묻히게 만든다. 후렴구로 흥이란 곡의 목적을 다소 회수하지만, 그마저도 맥락 없이 억지스럽다.

기획력의 부재는 앨범 전체에서도 나타난다. 최소한의 악기로 만들어진 ‘Rockstar’와 긴박한 ‘No time’을 거쳐 ‘Break it down’까지 타이트한 랩을 중심으로 꾸려진 파트를 앞에 두며 의도를 밝히는 듯하더니 ‘새벽에’로 시작되는 중반부터는 싱잉 랩, 이모 힙합 등의 감성으로 채워 넣는다. ‘내려놔’로 낮게 깔린 감정을 정리할 틈 없이 강렬한 록 사운드의 ‘Devil’로 마무리되는 후반을 더해 완급 조절의 실패로 생긴 급격한 온도 차가 매끄러운 감상을 방해한다.

그렇기에 ‘Skit 2’ 다음 등장하는 대중적 접근이 아쉽다. ‘주옥’과 ‘라일락’, ‘Liar’처럼 개별 단위의 매력적인 곡들이 있지만, 구역마다 비슷한 분위기로 뭉친 구조가 개성을 희석한다. 이에 명백하게 앨범을 나누는 스킷의 선택 또한 불가항력이다. 화자의 감정선을 따라 배치된 네 개의 장치는 이야기를 흐르게 하는 유일한 요소이지만 무리하게 갖춘 서사가 부자연스럽다.

방향이 모호하다. 뚜렷한 데뷔로부터 시간이 꽤 지났다. < Lucky Man >엔 자신이 가진 능력만큼이나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바비의 고민이 다분하게 느껴지지만, 해답은커녕 생각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자신의 장점을 과하게 집어넣은 포트폴리오가 흐릿하다.

-수록곡-
1. 야 우냐 (U mad)
2. Skit 1
3. Rockstar
4. No time
5. Break it down
6. Skit 2
7. 새벽에 (In the dark)
8. 라일락 (Lilac)
9. Ur soul Ur body (feat. DK)
10. Skit 3 (feat. 오마르)
11. 우아해 (Gorgeous)
12. Liar
13. 주옥 (Heartbroken playboy)

14. Skit 4
15. Raining (feat. JU-NE)
16. 내려놔 (Let it go)
17. Devil


Categories
KPOP Album Album

언에듀케이티드 키드(UNEDUCATED KID) ‘HOODSTAR 2’ (2020)

평가: 3/5

힙합 진영이 여자, 명품, 고가의 자동차를 다루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부와 명성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남성적 스토리텔링은 하나의 클리셰이자 축적된 관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그 관습에서 다른 질감으로 소재를 다루는 래퍼다. 성공을 향한 그의 집착은 처절함을 넘어서 처연함을 안겨주고 주제에 대한 극한의 밀어붙임은 그의 과거를 궁금하게 한다. < HOODSTAR >와 < 선택받은 소년 : The Chosen One >으로 정체성을 확립한 그는 < HOODSTAR 2 >로 슈퍼스타의 야망을 드러낸다.

앨범 전체의 트랩 비트는 ‘돈을 왕창 벌어 명품으로 온몸을 휘감자’는 지향점만큼 선명하며 랩 음악 초심자들도 쉽게 감지할 수 있는 라이밍이 더해진다. 뿌리, 루이(Louis), 구찌로 라임을 맞추는 ‘Uneducated arirang’은 아리랑의 가락에 오토튠을 칠한 명품 예찬 송이고 성명을 발표하듯 자신을 각인시키는 ‘U n e d u c a t e d k i d ’ 는 ‘know, more, clothes’로 운율을 조성한다. 명료한 발성을 통한 의미전달 덕분에 허황되어 보이는 내용이 유쾌하게 들린다. 그의 특출함이다.

“음악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을 갖고 했다”라는 인터뷰처럼 그의 노랫말엔 독기가 서려 있다. ‘I’m back’의 ‘백정으로 태어나서 돼버려 fuckin’ 양반’이란 구절로 입신양명의 욕망을 드러내고 ‘Street kid’에서 ‘난 1등이 안 되면 시작도 안 했어, push the limits’로 폭발적인 추진력도 보여준다. 박재범의 참여로 대중성을 확보한 ‘God bless’의 ‘착하게만 살 수는 없잖아. 성경책을 뜯어 말아 피던 난데’라며 신의 축복을 자조적으로 일축하고 평범한 길에서 이탈한 정신세계를 표현한다.

그의 멈출 줄 모르는 기세는 직설과 가벼움 사이를 진정성으로 줄타기한다. “내 음악으로 위축된 한국 힙합을 깨고 싶다”라는 포부만큼 이번 목표는 야심 차다. 쉬이 잊히지 않는 유별난 정체성에 좋은 비트를 선택하는 안목과 귀에 잘 들어오는 가사 전달까지 장착한 언에듀케이티드 키드는 이제 성공적인 도약을 준비한다.

– 수록곡 –
1. Uneducated arirang
2. I’m back
3. U n e d u c a t e d k i d
4. Street kid (Feat. CHANGMO)
5. God bless (Feat. Paul Blanco & 박재범)
6. Work work (Feat. The Quiett)
7. IQ 80 freestyle
8. BMW (Feat. Northfacegawd)
9. Full of pain
10. First class

Categories
Album KPOP Album

스윙스(Swings) ‘Upgrade Ⅳ'(2020)

평가: 3/5

스윙스는 2007년 라마가 주축이 되어 만든 힙합 유니트 7人 ST-Ego(칠린스테고)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스스로가 사건의 중심이 되어 힙합 신을 움직였다. 아직 한국형 랩에 대한 고민과 갈등을 지속하던 때 펀치라인이란 작법을 정립시켜 ‘펀치라인 킹’이 되길 자처했고 빅 션과 켄드릭 라마의 ‘Control’ 비트에 ‘King swings’라는 제목으로 국내 래퍼 대부분을 디스하며 일명 ‘컨트롤 대전’의 시발점이 됐다. 긍정 혹은 부정적인 비평을 오가며 현장을 주도했던 그의 음악적 색채는 시간이 지난 현재 사업가, 운동과 같은 수식에 잠겨 옅어졌다. 진보를 뜻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과거의 모습을 꺼내온 정규앨범 < Upgrade Ⅳ >는 그를 덮고 있던 대외적인 가면을 벗어내고 본연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다.

‘너네들 내 옛날식 그리워한다며?’라고 말하는 ‘카메라 프리스타일’처럼 앨범은 전성기의 스윙스를 복각한다. ‘더 댄스’와 ‘스테이 후레쉬’까지 더해 중요 단어를 문장의 마지막에 배치하는 도치법을 활용한 언어유희로 고전적인 랩을 재현하고 조커와 래퍼 자다키스의 중간에 있는 특유의 웃음소리도 예전의 그를 떠올릴 요소. 1993년 발표한 사이프러스 힐의 ‘’Insane in the brain’이 생각나는 붐뱁 곡 ‘넌 좀 알아야 돼’는 단순하게 구성된 악기가 주는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숨 쉴 지점이 없을 정도로 빡빡한 플로우와 밀고 당기는 박자로 그만의 그루브를 만들었다.

의도적 논란으로 항상 주인공이 되고자 했던 그는 이슈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놓친 갈피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기리보이는 물론 2018년 발매한 전작 < Upgrade 0 >의 프로듀서 세우를 배제하고 처음 시도한 작·편곡으로 17곡을 수록한 이유는 ‘이제 음악은 자신의 한계를 기록하는 외로운 길’이란 ‘라익 어 복서’의 가사처럼 경쟁자가 없어 나태해진 유일한 원동력이 본인이기 때문이다. 프로듀싱은 앨범을 관통하는 자신에 대한 고찰이란 담론의 근거이며 한 번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다.

스윙스는 위를 보고 달려왔다. 언더그라운드와 오버그라운드의 경계가 뚜렷했던 시기부터 그룹 업타운의 활동, 엠넷 경연 프로그램 < 쇼 미더 머니 2 >의 출연 등 노골적으로 성공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런 행동은 ‘누구보다 내가 뛰어나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구축한 캐릭터를 기본으로 했지만 < Upgrade Ⅳ >가 본인의 자양분인 자의식 과잉의 근거가 될 만큼 특출하지 않다. 환기를 위해 선택한 뱃사공, 저스디스, 씨잼 등 시대를 대표하는 참여진에 비해 매력적이지 않으며 오토튠을 차용한 ‘유어 에너지’는 유행에 뒤처진 그의 대안이 되지 못했다. 소기의 목적은 이뤘지만 미래에 대한 해결책의 부재는 아쉽다.

< Upgrade Ⅳ >를 통해 다시 출발선에 선 스윙스가 반갑다. 그가 사회적으로 가꿔온 위치까지 내려놓으며 선택한 자아 찾기는 작품 내에서 통일된 서사로 이어져 그의 진심을 담백하게 담아낸다. 분명 낮아진 기대만큼 후해진 평가를 외면할 순 없지만 장시간 그의 음악을 멀리했던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충분하다. 데뷔 14년 차 가수의 뒤로 가기가 영리하다.

-수록곡-
1. 더 댄스
2. 스테이 후레쉬
3. 한계 (Feat. 뱃사공)
4. 아이 럽 유
5. 카메라 프리스타일
6. 넌 좀 알아야돼
7. 몰라? (Feat. JUSTHIS)
8. 승자의 정신 (Feat. LIl tachi)
9. 마이 헤븐 (Feat. YUNHWAY, Jhnovr)
10. 라익 어 복서
11. 스틸 갓 러브 (Feat. 개코)
12. 너띵 이즈 임파서블 (Feat. C JAMM)
13. 나는 (사회 기능이 가능한) 알콜 중독자다
14. 수퍼 리얼
15. 브레익 유어 페이스 (Feat. Owen)
16. 유어 에너지 (Feat. YUNHWAY, 한요한)
17. 5, 4, 3,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