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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나로 바꾸자 (duet with JYP)’ (2020)

평가: 2/5

사실상 실패가 힘든 조합이다. 의도치 않은 ‘깡’의 재조명부터 프로젝트 그룹 ‘싹쓰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비, 그리고 최근까지도 ‘When we disco’ 등의 복고풍 곡으로 꾸준히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온 박진영의 재회라니. 틱톡을 이용한 신세대적 홍보나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지원 사격을 빼놓을 수 없을지라도, 이들과 동시대를 보냈다면 이 만남이 자아내는 강한 호기심과 추억의 동요만큼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90년대 뉴 잭 스윙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온 음악은 진부한 도그마만이 가득하다. 건재하고도 강렬한 퍼포먼스 역시 과거의 산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형적인 피아노 도입부는 물론, 이후 터져 나오는 테디 라일리(Teddy Riley)식 드럼 루프와 댄서블한 신시사이저 전부 과거에 둥지를 깊게 틀고 있으며, 시대를 역행하는 랩 파트는 그 투박함에 쐐기를 박는 요소다.

과거로의 회귀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정녕 복고 흐름에 탑승하고 옛 영광을 호출하려는 의도였다면 치밀한 준비가 행해졌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래 박진영의 복귀를 위해 제작된 곡이라 할지라도 색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비의 투입은 과적 요소로 다가오며, 현대성과의 교류를 일절 반영하지 않은 작법 또한 발전적 요소 없이 답습에만 의존할 뿐이다. 결국 남은 것은 화려한 뮤직비디오 속 값싼 노스탤지어뿐, 감각과 스타성이 달력에 갇힌 것만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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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깡'(2017)

평가: 1.5/5

현재의 난제를 돌파할 때 가장 필요한 일은 아무래도 현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왕의 귀환 후배들 바빠지는 중!’이라는 가사는 아무래도 2007년쯤의 이야기로 들린다. “과거를 자랑하지 말아라. 자랑할 것이 과거밖에 없을때는 당신은 처량해진다.” 는 세익스피어의 말처럼 ‘왕년에 나’를 내세운 가사들은 공허하다 못해 심란하게 제자리를 맴돈다. 탄탄하다 못해 딱딱하게 느껴지는 비트에 너무나 대조되는 빈약한 래핑 또한 이 노래가 ‘깡이 아닌 꽝’인 스웩송이라는 걸 여실히 드러낸다.

그의 팬들은 이제 파워풀한 댄스와 몸매, 근거 없는 자신감을 좋아하기에는 철이 들어버렸다. 더구나 새로운 세대에겐 세월이라는 장벽도 만만치 않다. EP를 듣다보면 잔뜩 힘을 준 타이틀 보다는 ‘입에 달아’나 ‘선샤인’이 더욱 매력적인데, 돌이켜보면 비가 데뷔 초 주목을 받은 것도 ‘나쁜 남자’보다는 ‘안녕이란 말대신’같은 귀여운 러브송이었다. 그의 인기가 폭발한 지점도 ‘풀하우스’의 눈웃음이 사랑스러운 영재 캐릭터가 아니었나. 비를 비답게 세우기 위해서는 이제 2017년이라는 ‘시간’과 자신이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를 다시 찾아야 한다. (20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