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별을 다루는 팝 음악은 대개 둘로 나뉜다. 하나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쪽, 그리고 또 하나는 헤어짐 따위에 개의치 않으며 쿨한 면모를 드러내는 쪽일 테다. 스웨덴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자라 라슨(Zara Larsson)이 정규 3집 < Poster Girl >의 홍보를 위해 공개한 전 애인을 적시하는 제목의 싱글 ‘Look what you’ve done’은 지극히 후자에 속한다. 다양한 음역을 오가는 보컬 아래, 상대의 부재에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묘사한 노랫말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Moves like jagger’나 ‘Payphone’ 등 마룬 파이브의 팝 노선 진출을 담당한 아마르 말릭(Ammar Malik), 그리고 에드 시런의 ‘Shape of you’ 작곡 이력의 스티브 맥(Steve Mac)이 감각을 보태며 대중성을 한층 강화한다. 간혹 포문을 여는 명징한 현악 라인에서는 클린 밴딧(Clean Bandit)이, 중저음 구간의 발성에서는 앤 마리(Anne-Marie)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뚜렷한 기승전결과 디스코 풍의 흥겨운 멜로디 라인만큼은 성공 공식의 토대를 가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