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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스(ONEUS) ‘Erase me’ (2023)

평가: 3/5

무엇보다 깔끔하다. 여리게 현을 튕기다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전자음을 적절히 들여오는 대비 덕분에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가 또렷하게 꽂힌다. 불분명한 의미의 구절을 반복하거나 강렬한 비트만을 앞세워 귀를 두드리는, 작금의 K팝 접근법을 어느 정도 비튼 덕분에 퍼포먼스가 아닌 가창이 우선적으로 도드라진다.

제목처럼 과거의 결점을 지워내고 보완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2019년 데뷔한 보이그룹 원어스는 지난해 방출에 가까운 멤버 이탈을 겪으며 급히 5인조로 재편했고, 살을 깎는 과정에서 그간의 난해한 세계관과 콘셉트를 과감히 덜어냈다. 흐트러진 매무새를 가다듬어 음악적 본질을 되찾겠다는 의지 표명인 셈. 꿈꿔오던 성공이 실체가 되길 염원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지속 가능성이 피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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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스(Oneus) ‘Binary Code'(2021)

평가: 2/5

6인조 보이그룹 원어스는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 프로듀스 101 >, < 로드 투 킹덤 >을 거치며 치열하게 성장해왔지만 보컬에 중점을 둔 소속사 선배 마마무, 록 밴드 원위와 달리 이들을 설명할 적절한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데뷔곡 ‘발키리’부터 첫 정규앨범의 타이틀곡 ‘반박불가’까지 선보였던 과잉된 사운드와 음악에 앞서는 시각적 요소, 세계관이 다른 아이돌과의 차별점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음반은 콘셉트에 매몰되어 무겁고 비장한 음악을 선택하지 않았다. ‘Black mirror’는 작년에 부활했던 디스코를 기반으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마이클 잭슨의 ‘Beat it’과 같이 펑키(Funky)한 기타 리프를 더했다. ‘Man in the mirror’가 떠오르는 사회 비판적인 주제와 ‘in the mirror’라는 구절을 반복하는 가사, ‘Billie jean’을 차용한 의상과 안무 역시 그들이 오마주한 대상을 명확히 드러내며 친숙함을 준다.

수록곡들은 리듬 앤 블루스와 록을 오가며 그룹의 다채로운 색을 유지한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Connect with’는 기술의 발전으로 늘 연결되어 있으나 실질적인 소통은 단절된 이분법적인 현실을 말하며 앨범의 메시지를 증폭한다. 차분한 보컬에 그루비한 기타 사운드를 더한 ‘물과 기름’은 부드러운 면을 내비치고 같은 소속사 밴드 원위의 기타리스트 강현의 연주를 더한 ‘발키리’의 록 버전은 이전의 비장미를 따른다.

범람하는 에너지로 시청각을 자극했던 이전과 달리 무게를 덜어낸 음반은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온다. 하지만 동양의 이미지와 정신없는 신시사이저로 방탄소년단의 ‘Idol’을 모방한 ‘가자(Let)’와 마찬가지로 ‘Black mirror’ 역시 ‘Dynamite’의 잔상이 남아있다. 성공한 선배의 모범을 따르는 것은 당장은 안정적일지라도 그룹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약진을 위해서는 원어스만의 확실한 캐릭터 구축이 필요하다.

– 수록곡 –

1. Black mirror

2. Connect with us

3. 물과 기름 (Polarity)

4. Happy birthday

5. 발키리 (Valkyrie) (rock 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