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빨간사춘기가 일 년간의 침묵을 깨고 돌아왔다. 멤버의 탈퇴에서부터 시작된 각종 루머들과 악성 댓글들은 심리적인 괴롭힘이 되어 건강까지 악화시켰고 급기야 활동 중단으로 이어졌다. 그로 인한 심경의 변화는 고스란히 음악에 영향을 주었으며 신보 < Butterfly Effect >에는 작년부터 겪은 마음고생과 생채기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앨범의 표지부터 기존의 러블리한 색감과 달리 완연한 회색빛으로 뒤덮였다.
‘썸 탈꺼야’, ‘나만, 봄’, ‘여행’의 발랄하고 톡톡 튀던 볼빨간사춘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몽환적인 건반 연주를 중심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한층 담백해진 창법으로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집중한다. 비슷한 색깔을 지닌 ‘나의 사춘기에게’, ‘Mermaid’ 같은 곡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후렴구에 거친 일렉 기타 기반의 풍성한 록 사운드를 더해 이전에 없던 폭발력을 처절하게 토해낸다. 결국 그에게 아픔이었을 시간들은 오히려 음악적 성장을 불러와 긍정의 나비효과를 일으킬 작은 날갯짓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