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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달빛 ‘어른처럼 생겼네’ (2020)

평가: 3/5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옥상달빛이 1년 7개월 만에 발매한 EP < Still a child >의 타이틀이다.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총 6개의 수록곡을 넣은 짧은 음반에서 첫 곡 ‘산책의 미학’과 함께 대표곡으로 낙점됐다. 노래의 포인트는 위로와 공감이다. 그들이 늘 대중의 곁에서 전하던 ‘수고했어, 오늘도’, ‘하드코어 인생아’, ‘없는게 메리트’ 풍의 포근함과 따뜻함이 전체 멜로디를 끌어간다. “어른처럼 생겼네 이제는 나도”, “생각도 그래야 할 텐데 그랬다면 이렇게 엉망으로 살 순 없겠지” 등의 가사 또한 곡의 포용력을 확장하는 매력 포인트.

단정한 구성 사이 산뜻함을 녹여 좋은 호흡을 보여주는 전반부에 비해 다소 힘이 빠진 후반부가 아쉽지만 타이틀 만큼은 튼튼하다. 옥상달빛의 에너지를 꼭꼭 묶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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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What you waiting for’ (2020)

평가: 2.5/5

훅의 멜로디에서, 목소리의 단단함을 살린 보컬 디렉션에서 팝의 냄새가 살살 난다. 첫 후렴구에 진입하기 직전까진 흥미롭다. 이후 장르의 구현과 악기의 선택에서 집중력이 부족해 몰입을 방해한다.

버스에서 빌드업하고, 훅에서 드롭하는 구성은 오히려 너무 정직해서 당황스럽다. 하우스 비트에 포인트로 브라스 멜로디를 삽입하는 감각은 2010년대 초반에 멈춰있다. 그나마 변화를 주려고 한 지점이 후반부의 ‘알람을 울리’는 뭄바톤으로의 전환. 영락없는 블랙핑크의 작법이라서 성의 없게 느껴진다.

솔로 데뷔 후 1년이 지났지만 곡은 이제 세 개째. 노래도 잘하고, 이미지 소화력도 좋은데 파괴력이 부족하다. 좋아하는 상대에게 먼저 다가와달라고 부리는 투정보다 전소미 본인은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으리라 믿는다. 아직 날을 더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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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아이린 & 슬기 ‘놀이 (Naughty)’ (2020)

평가: 3.5/5

조커가 배트맨을 향해 ‘너가 날 완성해!(You Complete Me!)’라 외치듯, 아이린과 슬기의 < Monster >도 ‘놀이’로 인해 완전해진다.

‘4 walls’ f(x)의 세련된 퓨처 하우스에 3년 전 태민과 슬기의 ‘Heart stop’에서 파트너를 바꾸고 템포를 높이며 ‘아슬’한 경계선을 넘나 든다. ‘Monster’가 < Perfect Velvet >부터 시작된 레드벨벳의 호러 콘셉트를 퍼포먼스로 확장했다면 ‘놀이’는 음악의 영역에서 그룹 및 소속사의 스타일을 가져와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곡은 ‘놀이’와 ‘Naughty’를 연결하는 언어 유희로 출발해 이를 차근차근 뒷받침해나간다. 강한 베이스 리듬 위 속도감 있는 진행에도 강약 조절이 잘 되어있고, 서로 주고받는 아이린과 슬기의 보컬은 타이틀 싱글보다 더 짙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하이라이트 부분 고혹적인 로우 톤 코러스는 간결하면서도 선 굵은 안정감을 들려준다. 매혹적인 텃팅 퍼포먼스도 놓칠 수 없다.

유닛 각인의 효과로만 보면 ‘Monster’의 선언에 무게감이 실리지만 ‘날 감당할 수 있겠니?’라 짓궂게 질문하며 따로 또 같이 다양한 테마로 변주되는 이 곡이 기획의 당위를 더 잘 설명한다. ‘놀이’는 향후 레드벨벳이 들려줄 더 많은 이야기들을 천진난만하게 예고하며, 그들 자신이 회사가 오랜 기간 공들여 유지해가는 ‘SM 스타일’의 적자임을 오싹한 무표정으로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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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선(線)’ (Feat. 폴킴) (2020)

평가: 3/5

반가운 콜라보다. 대중음악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천재뮤지션 김현철은 ‘한국 시티팝의 왕’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강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현재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포근한 목소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폴킴과의 조합은 의외지만, 이런 신구 조화는 반가운 시너지를 남기기 마련이다. 더욱이 곡은 김현철이 노랫말은 폴킴이 참여하며 3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을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로 좁히고 있다. 아날로그와 레트로가 현시대의 감성으로 퍼지고 있는 지금 이런 멋진 만남은 음악 팬들에게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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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 & 찬열 ’10억뷰'(Feat. MOON) (2020)

평가: 2/5

‘10억뷰’에 참여한 개코와 그레이 등 신의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도 세훈과 찬열의 생기 없는 목소리에 생명력을 부여하지 못했다. ‘View’, ‘좋아요’, ‘웹드라마’, ‘ASMR’처럼 가사에 맥락없이 배치된 온갖 소셜 트렌드를 제외하면 딱히 기억나는 구절도 없다.

평범한 디스코 리듬에 펑키한 멜로디 라인을 살리는 건 오히려 피처링 아티스트 MOON의 보컬이다. 그의 곡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짧은 순간에 개성 없는 ‘10억뷰’를 들음직한 알앤비 노래로 바꾸어 놓았다. 세훈과 찬열은 주도권을 뺏긴 채 가까스로 존재감을 드러낼 뿐이다. 래퍼 혹은 가수로서의 고민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