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신승훈 ‘이 또한 지나가리라'(2020)

평가: 3.5/5

억지 없는 자연스런 멜로디와 고풍스런 편곡은 여전하나 동굴효과를 제거한 보컬은 그 톤과 결이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한층 현실적이다. 브릿팝에서 영향을 받은 피아노와 드럼은 변화를 주도하고 든든하게 받쳐주는 현악기는 기존의 스타일을 지탱해주면서 절묘하고 웅대한 융합을 완성했다. 노련한 가수가 부른 세련된 노래.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노을 ‘문득'(2020)

평가: 1.5/5

데뷔 이후 18년이란 시간을 유사한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노을이지만 신곡을 주조하기 위해 선택한 재료는 신선하지 않다. 2018년에 발매한 미니앨범 < 별 >의 타이틀 ‘너는 어땠을까‘ 이후 두 번째로 프로듀서를 맡은 정키는 이번에도 한국형 발라드의 공식을 착실히 따라간다. 피아노 소리에 목소리만 얹어 시작하는 1절에 추가되는 기타를 거쳐 후렴구의 등장을 알리는 베이스 글리산도와 드럼, 감정을 고조시키며 고음을 내지르는 보컬 등 모든 요소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멜로디 진행 역시 2015년 정키가 양다일과 함께 했던 ‘우린 알아’를 답습한다. 충분히 지루해진 곡은 특색이 사라진 노을의 목소리가 더해져 뻔한 결과물이 됐다.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드레스 & 소금(Dress & Sogumm) ‘내 입맛(Feat. 지코)’ (2020)

평가: 4/5
  • 이 영혼의 듀오를 얕봤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소금 특유의 뭉개지는 발음과 늘어지는 발성을 알앤비와 힙합, 로파이와 조합했던 < Not my fault > 에서 이미 둘이 보여줄 수 있는걸 다 보여준 줄 알았다. ‘내 입맛’은 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벤 폴즈(Ben Folds)가 떠오르는 피아노 팝으로 운을 떼고, 뒤이어 단단한 펑크록 비트위에 끈적한 알앤비 멜로디를 들이붓는다. 곡의 초입부터 시작해서 30초마다 예상이 뒤집혀 정신을 차릴 겨를이 없다.

    드레스와 소금이 차용한, 보컬디스토션과 8비트 드럼, 강렬한 기타리프로 펑크록을 되살려오는 전략은 올해 초 무라 마사 (Mura Masa)가 < R.Y.C >에서 선보인 방법이다. 그 질주감의 완급을 블루스 기타의 몇마디로 조절하는 모습에서 여유와 내공이 돋보인다. 다소 충격적일 수도 있는 장르의 혼합을 마무리하는건 트랩 비트 위 지코의 랩과 노래다. 익숙함으로 곡의 중심을 잡으며 개성을 매력으로 다듬어준다.

    2010년대 중반의 케이팝에서 공식처럼 사용되던 장르 혼합과는 궤가 다르게, 입체적인 자아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장르의 벽을 허문다. 이런 자신의 ‘까다로운 입맛엔 사랑이 필요’하다는, 주체성과 인간미를 한번에 잡은 가사는 화룡점정.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엔씨티 127(NCT 127) ‘영웅(英雄 : Kick It)’

평가: 3/5

특징이 확실한 곡이다. 꽤나 상이한 랩파트와 보컬파트가 지속적으로 바톤을 이어받는 구성임에도, 동일한 비트 루프를 기반으로 매끄럽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일단 흥미롭다. 소리를 빼야 할 부분과 채워야 할 부분을 정확히 캐치해 팽팽한 텐션을 끝까지 유지하는 점도 긍정적. 어느 때보다도 가창이 여실히 존재감을 발하고 있어, 퍼포먼스를 배제하더라도 충분히 듣는 재미가 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여담으로, SM의 여러 측면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편곡이나 보컬 운영 측면에선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중반의 SMP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첫번째. 과거의 유산을 NCT 127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놓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두번째로 SM 보이그룹의 선곡은 참으로 복불복이라는 점. 엑소와 NCT 127 모두 데뷔 이래 일관된 A&R의 방향성을 유지 중이나, 그에 기반한 타이틀 곡들은 대중성 측면에서 정말 들쑥날쑥해오지 않았나. 너무 어렵게 가는 듯했던 그들의 커리어에 있어 꽤 대중들과 타협을 본 타이틀이나, 그것이 어떤 전략에 의한 게 아닌 어쩌다 보니 얻어걸린 느낌이 든다라는 것.

뭔가 선곡에 있어 감을 익힌 것처럼 보여도, 언제 엇나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도사린다고 할까. 다음 노래도 이 정도의 균형감을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다.

Categories
KPOP Single Single

청하 ‘솔직히 지친다'(2020)

평가: 2.5/5

올해 초 폴킴과 함께했던 ‘Loveship’과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 낭만닥터 김사부 2 >의 OST ‘나의 그대’까지 요새 청하의 음악은 발라드에 중점을 둔다. 신곡 역시 그 흐름 아래에 있다.

음악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로 음반의 이름에 ‘newwav’란 규정을 달았지만 실상 새로움은 없다. 자글자글한 노이즈로 빈티지한 질감을 살려 애절하게 노래하는 구성에는 평이한 발라드의 호흡이 묻어나오고 으레 이 장르가 그래왔듯 절절한 감성을 표현한다는 점 역시 무난하다. 상투적이고 대중적인 작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듣기 아주 편하다는 장점, 그 외의 소구력은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후자의 것이 더 크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