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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마마(Bigmama) ‘하루만 더’ (2021)

평가: 2.5/5

2012년 ‘서랍정리’를 끝으로 헤어진 빅마마가 9년 만에 대중 곁으로 돌아왔다. 2000년대 ‘가창력’이라는 당연하지만 드문 승부수를 던지며 가요계를 주름잡은 이들의 정공법은 지금도 싱어의 위세를 그리워하는 청자들에게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보컬 그룹의 생존을 반기듯 지지층은 ‘학생들이 답답했던 교수들의 팀플레이’, ‘국내 최초 교수돌'(네 멤버 모두 실용음악과 교단에서 활동 중이다.)이라는 장난 섞인 호응과 함께 이들의 복귀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예스러운 전자 피아노와 스트링의 주도 아래 알앤비 발라드의 전형을 따르는 노래는 도전보다는 안정의 선택. 그럼에도 인상적인 점은 이들의 목소리에서 더욱 뚜렷해진 음색 대조가 들린다는 점이다. 자립 활동이 길어서였을까. 신연아의 깊은 울림과 이지영의 둔탁한 저음에서, 박민혜의 여림과 이영현의 고음에서 어느 때보다 선명한 개별성이 느껴지며 서로 간의 하모니가 다채롭게 피어난다. 새롭지는 않지만, 대중과의 이러한 신뢰도와 변함없는 실력이 뒷받침되는 덕에 팀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공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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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 ‘치맛바람’ (2021)

평가: 4/5

목표는 분명하고 명확했다. 구매층에 대한 시장조사도 필요 없었고 음악과 이미지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도 없었다. 민영, 유나, 은지, 유정을 빛낼 수 있는 밝은 분위기와 여름을 표현하는 흥겨움이 신곡에 대한 평가를 좌우할 뿐이었다. 그리고 새 싱글은 이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롤린’을 많이 참고했다. 트로피컬 하우스로 기초공사를 다졌고 그 위에 슈가팝 스타일의 주요 멜로디를 얹어 대중 접근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으며 도입부에 유정, 유나, 민영으로 등장하는 보컬 순서도 ‘롤린’과 같다.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로 이끌고 가는 진행과 신시사이저 리듬도 유사하며 노랫말에는 ‘롤린’의 가사 ‘Rolling in the deep’과 뮤직비디오에서는 ‘롤린’의 춤동작도 등장한다. 아직은 ‘롤린’의 안전망에서 완전하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적시한다.

이 곡에서 용감한 형제는 작정하고 민영의 보컬을 부각한다. 그는 ‘Help me’와 ‘하이힐’, ‘롤린’보다 가쁜 호흡을 요구했고 민영은 소화해 냈다. 멤버에 대한 무한대의 신뢰가 적용되는 부분. 해외 진출의 꿈을 드러낸 영어 버전에서 ‘살랑살랑’과 바람바람’을 ‘Salrang salrang’과 ‘Baram baram’으로 표기한 것도 인상적이다.

용감한 형제는 주요 멜로디를 부각하는 능력과 세련되게 세공하는 편곡 실력이 뛰어나고 브레이브걸스의 가창력은 동시대 가수들 중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치맛바람’은 이 두 가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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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엽 ‘Drive (Feat. Leellamarz)’ (2021)

평가: 3.5/5

지난 4월 발매한 따뜻한 질감의 로맨틱 싱글 ‘Waltz for you’에 이은 두 번째 싱글 에디션이다. 앞선 이야기가 늦은 겨울과 봄의 낭만을 그려냈다면 속편은 청량감 가득한 여름 분위기를 자아내며 서사를 연결한다. 정엽 특유의 간질대는 음색과 래퍼 릴러말즈의 담백한 랩이 의외의 조화를 이루며 설렘이라는 공통된 감정을 섬세하게 건드린다.

펑크(Funk) 리듬의 기타 리프가 곡의 중심을 지탱해 복고풍 사운드를 유연하게 구축하고 그 위에 얹은 다채로운 신시사이저 라인이 편안한 멜로디를 완성한다. 지속된 레트로 열풍은 정엽에게 익숙한 분야다. 시기적절한 시류 속 성행하는 히트곡 공식을 두루 갖춘 웰메이드 드라이브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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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훼이(YUNHWAY) ‘Goodbye Boy’ (2021)

평가: 3/5

매력적인 음색의 힙합 뮤지션 윤훼이가 선보이는 시티팝 넘버. 엠넷의 경연 프로그램 < 쇼 미 더 머니 8 >과 < 굿 걸 >에 연달아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 그는 한결 가벼워진 사운드로 친근감을 장착했다. 트렌디한 피비알앤비(PBR&B) 장르를 중심으로 무거운 질감의 음악에 주력했던 활동 초기의 곡들과 달리 ‘Goodbye boy’는 대중적인 멜로디를 구사하며 상반된 분위기를 취한다.

경연 프로그램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던 ‘광안리101’, ‘One more night’의 여름밤 감성을 다시 한번 이어가는 곡이다. 해 질 녘 계절의 분위기를 지닌 시티팝과 멈블이 가미된 윤훼이의 매혹적인 보컬은 안정적인 합을 이룬다. 살짝 무겁게 깔린 베이스 연주와 은은하게 울리는 신시사이저 소리의 청량감은 적당한 계절감을 어필한다. 힙합의 색채를 완전히 걷어내 래퍼로서의 정체성은 옅어졌지만 음색의 강점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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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피(Huckleberry P) ‘라 데시마 (Feat. 한요한)’ (2021)

평가: 3/5

트로피에 새긴 글귀처럼 돈보단 공연에 진심이다. 스페인어로 ‘열 번째’라는 뜻의 ‘라 데시마’는 프리스타일의 강자 허클베리 피가 꾸준히 선보이는 콘서트 < 분신 >을 축구 경기에 빗대며 온몸을 불사르는 힙합 페스티벌의 서막을 알린다.

록 스타일의 일렉트릭 기타 위에서도 완급 조절이 탁월한 랩 드리블은 거칠게 긁는 한요한의 목소리와 함께 달려간다. 물론 전자음으로 찍어낸 함성이 심금을 휘젓지는 못하지만 이 허술함 마저도 의도적 기획이다. 수천 명이 한꺼번에 뛰어놀 그날의 경기는 분명 누군가에게 ‘난생처음 보는 광경’일 수 있다. 축제의 재미를 아는 아티스트는 소중한 순간을 경험할 관중들을 위해 그들 스스로가 소화해야 할 파트를 남겨둔다. 직접 공연장을 방문할 관객들을 위한 작은 배려와 팬 서비스는 다가올 무대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