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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니엘 ‘2U'(2020)

평가: 3/5

손쉽게 세련됐다. 하우스 음악에서 자주 들리는 신스 리듬으로 느린 템포의 알앤비 비트와 멜로디에 포인트를 준 작곡에서 흠잡을 점은 없다.산뜻한 사운드와 더불어 중독성 있는 후크까지 챙겼다. 너를 사랑하는 내가 너에게 가고 있다는 납작한 가사까지 합치면, 젊은 솔로 가수가 봄에 낼 법한 노래의 정석이다. 앨범의 타이틀곡을 팔기 위한 마케팅적 접근이 숨김없이 드러난다.

청량한 이미지를 가진 그 어떤 아이돌이 불렀어도 상관이 없는 결과물이 나왔을 법도 한데, 강다니엘의 목소리가 이 곡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대부분의 또래 가수들이 가진 미성과 거기서 연상되는 미소년의 페르소나에 얽매이지 않고 힘을 뺐다. 무난함과 안전함을 택한 기획 속에서 돋보일 수 있는 능력, 분명히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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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 ‘새로고침(Feat. 강민경 of 다비치)'(2020)

평가: 3/5

솔로 데뷔곡 ‘보통연애 (Feat. 박보람)’를 시작으로 ‘자격지심 (Feat. 은하 of 여자친구)’, ‘Instant (Feat. 수민)’를 비롯해 여성과의 듀엣을 꾸준하게 밀고 온 박경이 다비치의 강민경과 함께 돌아왔다. 랩, 노래 가릴 것 없이 유려한 박경과 가녀린 목소리의 코러스로 음악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강민경의 호흡이 찰지다. 산뜻함과 재미를 동시에 풍기는 보사노바 기반의 리듬은 지친 일상에서 잠시 쉬어가자는 가사를 뒷받침하며 분위기를 매끈하게 이끈다. 보컬, 반주, 가사의 화합이 부드러운 ‘새로고침’은 눈에 띄는 자극제 없이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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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IU) ‘삐삐'(2018)

평가: 3.5/5

데뷔 10주년을 맞이했음에도 그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은 여전하다. 그 이유가 뭘까. 돌아보면, 3집 < Modern Times > 이후 장르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행했음에도 그 결과물엔 자신의 정체성을 탁월하게 녹여내 왔다. 대중들의 기대에 백프로 부응하기보다는 그보다 반보 앞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범주의 파격을 유지해 왔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곡 역시 이러한 아티스트의 지향점이 잘 드러나 있는 곡으로 자리한다.

이 곡 역시 트렌디한 사운드로 하여금 진부해질 여지가 다분함에도, 자신의 메시지성과 그에 부합하는 보컬 표현을 통해 ‘아이유만이 부를 수 있는 곡’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첫 인상엔 다소 심심할 수 있지만, 거듭 들으면 가사가 담고 있는 의미라던가 비트 위로 옅게 깔려있는 키보드나 육성을 활용한 소스와 같은 디테일한 사운드 구성 등 새롭게 와닿는 요소가 많아 재발견의 재미가 이어지는 노래이기도 하다. 일차원적인 단순함에서 벗어나 입체적으로 접근함으로써 듣는 것에서 나아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아이유의 전달법. 10년이라는 피로감을 기대감으로 치환시키는 흥미로운 싱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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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깡'(2017)

평가: 1.5/5

현재의 난제를 돌파할 때 가장 필요한 일은 아무래도 현실을 직시하는 일이다. ‘왕의 귀환 후배들 바빠지는 중!’이라는 가사는 아무래도 2007년쯤의 이야기로 들린다. “과거를 자랑하지 말아라. 자랑할 것이 과거밖에 없을때는 당신은 처량해진다.” 는 세익스피어의 말처럼 ‘왕년에 나’를 내세운 가사들은 공허하다 못해 심란하게 제자리를 맴돈다. 탄탄하다 못해 딱딱하게 느껴지는 비트에 너무나 대조되는 빈약한 래핑 또한 이 노래가 ‘깡이 아닌 꽝’인 스웩송이라는 걸 여실히 드러낸다.

그의 팬들은 이제 파워풀한 댄스와 몸매, 근거 없는 자신감을 좋아하기에는 철이 들어버렸다. 더구나 새로운 세대에겐 세월이라는 장벽도 만만치 않다. EP를 듣다보면 잔뜩 힘을 준 타이틀 보다는 ‘입에 달아’나 ‘선샤인’이 더욱 매력적인데, 돌이켜보면 비가 데뷔 초 주목을 받은 것도 ‘나쁜 남자’보다는 ‘안녕이란 말대신’같은 귀여운 러브송이었다. 그의 인기가 폭발한 지점도 ‘풀하우스’의 눈웃음이 사랑스러운 영재 캐릭터가 아니었나. 비를 비답게 세우기 위해서는 이제 2017년이라는 ‘시간’과 자신이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를 다시 찾아야 한다. (20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