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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April) ‘LALALILALA’(2020)

평가: 3/5

굉장히 빠른 롤러코스터 같은 곡이다. 간결하게 쳐낸 도입과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급하게 속도를 올리는 빌드업이 밝게 무드를 전환하는 후렴에 집중하게 하고, 자글거리는 퍼커션을 차용한 브릿지로 잠깐 하강하다가 다시 폭발한다. 음향에 곡에 특이성을 심을만한 색감은 없어 그 맛이 살짝 자극적이지만, 세차게 ‘라라리라라’를 때려 박는 훅은 어렵지 않게 듣는 이를 끌어들인다. 쉽게 즐길 수 있어서 좋다.

그간의 에이프릴을 규정해오던 청순 캐릭터에 동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이처럼 한층 뻗는 힘을 장착한 ‘LALALILALA’는 멤버들의 숨은 가창력도 드러낸다. 반주에 뭉개지지 않는 힘 있는 고음이 ‘오늘부터 넌 내 꿈만 꿔’라는 주체적인 구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여전히 팀만의 색깔은 뚜렷하지 않으나 대중적인 곡을 뽑아낼 수 있는 그룹임은 증명한 듯하다. 은근히 멋진 가능성을 가진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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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 너마저 ‘그 모든 진짜같던 거짓말'(2020)

평가: 3/5

‘그 모든 진짜같던 거짓말’은 신곡이 아니다. 2012년 < 골든 힛트 모음집 [앵콜요청금지.] >에 간주곡처럼 1분 남짓 실렸던 노래가 이번 < B-Side > 프로젝트를 통해 되살아났다. 특별한 기교나 새로운 시도 없이 공연에서 부르던 편곡을 토대로 밴드 고유의 색깔을 담았다. 연주 톤, 멜로디 진행, 멤버들의 하모니까지 우리가 잘 알고 있던 브로콜리너마저 그대로의 모습이다. 기타리스트 향기의 탈퇴 소식으로 아쉬워했을 오랜 팬들에게 위로가 될 만한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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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Kassy) ‘이 마음이 찾아오면'(2020)

평가: 4/5

케이시를 알린 ‘그때가 좋았어’, ‘진심이 담긴 노래’, ‘가을밤 떠난 너’보다 감정선의 진폭을 줄이는 대신 울려 퍼지는 에코 사운드를 강화했다. 이 방법만으로도 신시사이저와 어쿠스틱 기타라는 단출한 악기 편성이 풍성하게 전환되는 마술을 완성한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조영수가 소속사 가수 케이시에게 선사한 이 노래는 통기타 소품의 틀을 갖고 있지만 그 안에는 신스팝과 드림팝의 요소까지 포용하며 1990년대 후반에 전 세계를 휩쓴 아이돌 뮤지션의 업템포 발라드로 그 방향성을 잡고 있다. 복고적이고 세련된 포크 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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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핑크(Apink) ‘덤더럼'(2020)

평가: 3/5

2018년과 그 이듬해에 낸 전작 ‘1도 없어‘와 ‘%%(응응)‘으로 청순한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려 했던 에이핑크가 1년 3개월여 만에 발매한 미니앨범 < LOOK >의 타이틀이다. ‘덤더럼’은 앞선 두 곡을 담당한 프로듀서 팀 블랙아이드필승과 전군을 다시 전면에 내세우며 그 기조를 이어간다. 변화 이전의 에이핑크가 차용한 작법이 과거를 빌려와 친숙한 느낌을 주는 데 주력했다면 같은 문법을 선택한 이번 노래는 난해하다. 다만 낯선 음악이 주는 감상은 불편이 아닌 신비로운 체험에 가깝다.

일렉트로니카 기반의 댄스 넘버 ‘덤더럼’은 ‘거짓말 같다고 말하지 마’라며 끝 음을 의도적으로 끊는 마디 구성과 두 번째 후렴구의 배경을 채우는 애드리브 등 고전적인 방식을 꺼냈다. 레트로란 큰 틀에서 멜로디 진행을 유지한 채 곡을 관통하는 라틴 분위기를 두 번째 절로 진입하기 전 동양적으로 환기하고, 편곡을 절제하며 목소리를 강조하는 브리지를 지나 등장하는 신시사이저 리드 등 계속된 변주가 신선도를 유지한다. 생소한 변화 속에 흔들릴 수 있던 곡을 반복되는 가사 ‘덤더럼 덤덤’과 신시사이저 라인으로 통일성을 얻어 균형을 잡는다.

10년이란 시간 속 에이핑크는 그들에게 각인된 대중의 시선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의문스러웠던 시도들이 ‘덤더럼’을 통해 설득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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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창민(MAX) ‘Chocolate'(2020)

평가: 3.5/5

음악이 주는 뉘앙스는 그룹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 팀과는 다른 정체성을 구축하려 한 수호나 첸의 경우와 달리, 원래 색깔을 더욱 짙게 만드는 데 주력한 듯하다.

곡의 뼈대를 이루는 비트는 최소화하되 입체적으로 구성해 빈틈이 쉬이 발견되지 않도록 했으며, 무엇보다 소절에 따라 무드에 부합하는 가창의 존재감이 어느때보다도 뛰어나다. 기꺼이 반주의 소스를 자청하는 인트로와 감정적인 고조를 강조하는 후렴에 이르기까지, 정확히 프로듀싱의 의도를 이해해야 나올 수 있는 보컬 퍼포먼스를 통해 곡의 매력을 더하고 있다.

첫 감상엔 좀 어렵게 느껴질지라도 몇번의 리플레이를 거치다 보면 나름의 중독성이 신경을 휘감을 터. 솔로만큼은 안하던 것을 해봤을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어느때보다도 자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담아내고 있어 그 아쉬움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는 웰메이드 트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