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유의 그루브 있는 비트와 세련된 멜로디, 섹시한 목소리가 전달하는 가사는 어느 때보다 무겁고 서럽다. 이 노래는 혁명가다. 코러스의 내용처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도시 전체에 내려진 락다운조치와, 자신들을 향해 빗발치는 고무총탄 세례에도 불구하고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며 시내에 모여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노래다.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평행선이 그려지는 그림이기에 곡의 정서를 계속 곱씹게 된다.
버스에서 악기 편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직설과 은유를 섞어가며 흑인들이 겪어온 제도적인 인종차별과 억압에 대한 세상의 무심함을 꼬집는다. 우리들이 죽어갈 땐 조용하더니 우리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약탈을 구실삼아 시위 전체를 비난하냐고 악에 받쳐 묻는가 하면, 남부의 노예들처럼 사슬 (chain)을 끊고 싶을 뿐이라며 폭력의 연쇄를 비판하기도 한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이젠 시간이 다 됐다 (‘Time heals all, but you outta time now’)는 대목은 2018년, 오프라 윈프리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가부장의 시대는 갔다고 한 미투 운동 지지 연설을 떠오르게 한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다.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래퍼 제이 락 (Jay Rock)의 숨 막히는 라이브 랩 역시 꼭 들어야 할 대목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며 화면 너머에서 눈을 마주쳐오는 그는 단번에 듣는이의 마음을 열어버린다. 그의 말대로, ‘세상이 모두를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차별 반대 운동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2020년을 기록하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