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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iKON) ‘U’ (2023)

평가: 3/5

실력파 보이밴드 아이콘은 2018년 작 ‘사랑을 했다(Love scenario)’로 전국민적 히트송을 기록했다. 다사다난에도 꿋꿋했던 이들은 힙합과 댄스를 고루 섞은 카리스마로 팬덤을 확보했고, ‘취향저격’과 ‘죽겠다(Killing me)’의 다채로운 스타일이 명맥에 한몫했다.

전자음악 성향이 강한 ‘덤앤더머(Dumb & dumber)’와 ‘왜 또’, 부드러운 ‘사랑을 했다(Love scenario)’ 등 이전 타이틀 곡에 비해 5월 4일 발매된 세 번째 정규 앨범 < Take Off >의 ‘U’는 펑키(Funky)하다. 골고루 퍼진 리듬기타가 세련미를 획득했고, 동혁과 준회의 고음 도입부와 진환의 “Just for you” 이후 일시 정지하는 듯한 구간, 함께 외치는 “Only for you”의 또렷함이 밀도를 유지했다. 랩과 가창에 두루 능한 멤버들은 반복 리듬에 유연하게 반응하며 노련미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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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iKON) ‘I decide'(2020)

평가: 3/5

2018년 대박 히트곡 ‘사랑을 했다’의 옳은 예다. 너나 할 것이 전세대가 (자 타의로) 빠져들었던 그 노래의 쉬운 멜로디, 평탄한 진행, 선명한 후렴구 등의 특징을 그대로 끌어온 짧은 EP는 총 5개의 수록곡을 크게 하나의 범주 아래 집합시킨다. 그건 바로 ‘후크송’이다. 첫 번째 곡 ‘Ah yeah’가 일렉트릭기타와 중후반부 트랩 사운드의 이질적인 결합으로 거친 질감을 만들고 마찬가지로 타이틀 ‘뛰어들게’는 요즘 잘 쓰지 않는 옛 감성의 하모니카 소리를 전면에 배치. 흔히 말하는 뽕짝의 걸쭉함이 연상되는 위험을 택한다.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사운드 소스를 과감하게 밀고 나가는 강단 있는 선택과 따라 부르기 쉬운 선율이 전체 음반을 가득 채운다. 대놓고 클랩 비트(박수소리)와 싱어롱 지점을 남겨 둔 ‘온 세상’은 뽕뽕거리는 신시사이저로 아기자기한 귀여움을 강조하고 미드 템포의 발라드 ‘견딜 만해’ 역시 건반 사운드로 시작해 또 한 차례의 킬링 포인트를 밀어 붙인다. ‘너란 바람 따라’가 그다지 인상 깊은 지점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는 그 노래가 가진 전형적인 발라드 구성 때문이 아닌 앞선 곡들에게는 있던 찰진 후크 감각의 부재 때문이다.

거칠고 투박한 사운드를 망설임 없이 사용한 선택에서 자신감이 엿보인다. 대부분의 수록곡에 잘 붙는 후렴을 만들어낸 것도 그(들)이 좋은 대중 감각을 지녔음을 반증한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그 지휘권이 이제 더 이상 아이콘의 멤버가 아닌 비아이(B.I)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응집력을 지닌 끝 곡 ‘너란 바람 따라’에 한 스푼 부족한 매끈한 멜로디는 이 그룹의 경계를 잘 드러낸다. 제대로 전체 연령을 사로잡을 곡이 아니라면 여타 아이돌 그룹과의 차이점을 뚜렷하게 건져 내기 어렵다.

때문에 이 음반은 ‘사랑을 했다’ 유의 좋은 예가 될 수 없다. 선두에 있던 멤버의 색채가 빠진 다음 작품을 놓고 봐야만 더 깊이 있는 방향성을 논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으로서는 그룹 아이콘의 변화를 담지 않은 아직은 이전 활동 영역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 수록곡 –
1. Oh yeah
2. 뛰어들게 (Drive) 
3. 온 세상 (All the world)
4. 견딜만해 (Holding on) 
5. 너란 바람 따라 (Fl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