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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G)I-DLE) ‘I Never Die’ (2022)

평가: 3/5

싱글과 미니 앨범으로 실력을 다져온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여자)아이들이 데뷔 약 4년 만에 첫 정규 앨범 < I Never Die >를 발표했다. 앨범 이미지와 뮤직 비디오 속 붉은 빛의 강렬함은 앨범의 사운드로 이어져 자의식의 콘셉트를 완성했다. 약 24분의 짧은 러닝타임이지만 다채로운 스타일로 양적 아쉬움을 메웠다.

첫 방부터 매섭다. 기타로 중무장한 타이틀 곡 ‘Tomboy’는 앨범의 정체성을 요약한다. 조금 부자연스러운 영어 랩을 특유의 카리스마로 상쇄하고 랩과 보컬을 오가는 멤버들의 개성도 뚜렷하다. 모자이크 되었으나 투애니원의 ‘난 바빠’처럼 가사에 비속어를 넣는 과감성도 돋보인다. 네온 트리스의 ‘Everybody talks’를 닮은 ‘말리지 마’로 록과 힙합의 조우를 이어가며 바이올린 연주를 첨가한 ‘Villain dies’도 색다르다.

완급 조절의 시간도 주어진다. 감성적인 힙합 알앤비 ‘Polaroid’는 아름다운 과거를 들춰내고, 몽환적 기타 톤의 ‘Escape’로 도피처를 마련한다. 휴식을 마치곤 미국의 록가수 조안 제트의 ‘I love rock and roll’에 힙합을 덧칠한듯한 ‘Liar’로 돌아온다.

작년에 미니 앨범 < Windy >를 발표해 솔로 출사표를 던진 리더 겸 메인 래퍼 소연은 음악감독 역할을 수행했다. ‘Tomboy’를 비롯한 네 곡에 작곡으로 참여했고 캐치한 랩으로 앨범을 아울렀다. 멤버들 사이의 균형추를 맞추며 장기인 뭄바톤 이외에도 두루 장점이 있음을 드러냈다.

(여자)아이들은 자존감 고양으로 상처를 덮는다. 과정이 조금 헐겁더라도 방향성만큼은 명확하다. 강력한 록 사운드의 도입으로 앨라니스 모리셋을 비롯한 과거의 록 여전사들을 소환하고 주제의식을 지지하는 노랫말도 명료하다. 단단한 콘셉트에 설득력을 부여한 앨범이다.

-수록곡-
1. Tomboy
2. 말리지 마
3. Villain dies
4. Already
5. Polaroid
6. Escape
7. Liar
8. My b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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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 ‘덤디덤디 (DUMDi DUMDi)’ (2020)

평가: 2.5/5

서바이벌 프로그램 < 퀸덤 >에서 선보인 ‘LION’부터 2020년 4월 발매한 미니 앨범 < I trust >까지 (여자)아이들이 다져온 영역은 굳건하다. 붐뱁, 라틴 팝 등 다양한 장르에 덧칠한 그들의 색채는 직선적이었고 대중은 뚜렷한 방향성에 응답했다. 부단히 달려 어느덧 반환점에 도착한 그룹은 신곡 ‘덤디덤디’로 힘을 빼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여름의 무더위를 빌려 젊은 열정을 표현한 곡은 파도 소리와 함께 목소리 샘플, 경쾌한 퍼커션을 전면에 내세운 뭄바톤 리듬으로 청량한 느낌을 강조한다. 후렴구의 휘파람까지 더해 편곡 요소 하나하나가 계절감을 충실하게 담아내지만, 어딘가 익숙하다. 서머 송이란 지향점은 기존 공식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행보로 기세를 끌어올린 (여자)아이들의 매력을 희석했고, 더욱 친근한 접근을 위해 무게를 덜어낸 만큼 특색 없는 결과물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