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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즘] 노웨어 보이

코로나 기세가 조금씩 저물자 삭막했던 극장가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지구촌 곳곳에는 흥미로운 작품 소식들이 당차게 고개를 내미는 추세다. 이러한 스크린 흐름에 발맞춰 IZM이 무비(Movie)와 이즘(IZM)을 합한 특집 ‘무비즘’을 준비했다.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의 명예를 재건하고 이름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매주 각 필자들이 음악가를 소재로 한 음악 영화를 선정해 소개한다. 열 여덟 번째는 불멸의 밴드 비틀스가 아직 세상에 태어나기 전 존 레논의 어린 시절을 그린 < 노웨어 보이 >다.

비틀스가 대중음악사에 펼쳐 놓은 가지들은 저마다의 방향으로 뻗어나갔다. 헤비메탈의 원류격인 블랙 사바스부터 슈게이징의 개척자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그리고 오아시스와 퀸, 라디오헤드, 너바나까지. 비틀스의 음악은 무수한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해체한 지 50년이 넘은 지금까지 수많은 아티스트에게 양분을 공급하고 있다. 영화 < 노웨어 보이 >는 그 위대한 밴드의 대들보였던 존 레논의 유년 시절을 그린다.

문제아 존 레논
살아생전 존 레논의 인터뷰나 행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그는 거침없는 개성의 소유자였다. 특히 비틀즈가 예수보다 유명하다는 발언으로 전 세계적 논란을 샀던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당돌하고 때론 오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성격은 비단 스타가 되고 난 이후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는 학창 시절 부족한 성적은 둘째치고 흡연과 음주는 물론 문란한 행동으로 말썽을 일삼던 문제아였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로 시작하는 영화는 존의 이모부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분기점을 맞는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이모의 가정에서 자란 존은 아버지의 역할을 해주었던 이와 갑작스럽게 이별을 하게 되자 공허함에 사무친다. 동시에 오래전 자신을 떠나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어머니를 찾아 나선다. 우연인지 운명인지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이었지만 계속 함께 했던 것처럼 애틋했다. 긴 시간 묵혀왔던 지난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함께 거리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특히 당시 거주지이자 비틀스의 요람이기도 한 영국 리버풀 랭커셔주의 해변 마을 블랙풀을 오갔던 것이 존의 인생을 크게 흔들었다. 어머니와 함께 그곳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비롯한 로큰롤 음악을 접했고 그는 슈퍼스타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어머니의 사랑 
음악에 빠지면서 학교생활에는 더 소홀해졌다. 자신이 동경하던 아티스트들처럼 헤어스타일을 바꿨고 마초스러운 모습을 과시하며 길거리를 배회했다. 자연스럽게 성적은 더 곤두박질쳤고 결국 정학이라는 처분을 피하지 못했다. 

존을 교양있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했던 이모 미미 스미스(Mimi Smith)는 그런 그를 구박했다. 자식을 기르는 어미의 마음으로 조카에게 깊은 사랑을 주었지만 비행에 대해선 엄격했다. 이미 비슷한 일로 여러번 다툰 바 있던 둘 사이에 학교에서 내린 징계는 갈등의 도화선이었다. 사랑이 필요했던 사춘기 소년은 어머니 줄리아 레논(Julia Lennon)에게 더욱 의지하기 시작했다.

줄리아는 자식을 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단절된 과거에는 주지 못한 사랑을 참회하듯 몇 배로 애정을 담아 그를 대했다. 존은 그런 어머니에게 편안함을 느꼈고 학교를 나가지 않는 기간동안은 어머니의 집에 머물렀다. 

차이콥스키의 음악 같은 클래식을 즐겨들었던 이모와 다르게 줄리아는 로큰롤 음악에 일가견이 있었다. 악기 연주를 할 줄 알았던 그는 아들 존 레논에게 현악기인 밴조를 가르쳐 주었다. 자신이 원하는 소리를 구현해내는 것에 재미를 느낀 존은 온종일 악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밴드 The Quarrymen
징계를 마치고 학교에 돌아온 존은 본격적으로 밴드를 꾸렸다. 음악적인 완성도 보다는 당장의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같은 학교의 친구들로 빠르게 멤버를 구성했다. 밴드명은 쿼리맨(The Quarrymen). 그들이 다니던 고등학교 ‘Quarry Back High School’의 교명을 따온 이름이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아마추어 공연을 하던 존 레논은 어느 날 교회에서 무대를 하다가 자신의 운명을 바꿀 인물을 만난다. 그날의 공연을 인상 깊게 본 폴 매카트니였다. 폴은 그들에게 자신의 악기 연주를 뽐내며 밴드의 멤버로 받아줄 것을 제안했다. 자존심이 강한 존은 그 자리에서 폴을 거부했으나 그의 뛰어난 실력에 감명받았다. 며칠이 지나지 않아 존은 직접 폴을 찾아가서 기타를 배웠고 빠르게 유대를 쌓았다. 둘이 쿼리맨을 대표하는 듀오가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Nowhere boy
폴 매카트니와 같은 학교에 다니던 조지 해리슨도 금세 밴드에 승선했다. 비틀스라는 거함이 서서히 완성되고 있었지만 꽃길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대한 아티스트로서의 재목임을 스스로 증명한 존도 결국 사춘기 소년이었던 것. 부모의 돌봄이 가장 중요했을 시기에 자신을 떠났던 어머니에게 반감을 품기 시작했다. 

마냥 치기 어린 어리광으로 여기기에는 가혹한 존의 유년이었다. 부모는 이별했고 어느 쪽도 그를 원하지 않았기에 이모인 미미가 존을 데려갔다. 자신을 세상에 내놓은 두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과거는 10년이 넘은 일이었지만 그에게 상처를 주기에 충분했다.

Mother
피로 맺은 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고 했던가. 존은 자신이 꿈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 어머니를 이해하고 용서했다. 덕분에 과거의 일로 연을 끊고 있던 줄리아와 미미 또한 자매로서 다시 함께했다. 자식의 꿈과 음악이 가진 힘이 여기저기에 흠집 나 있던 상처들을 봉합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좋은 날은 길지 않았다. 미미의 집에서 나와 동네 주민과 함께 걷던 줄리아 레논은 도로를 건너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존에게는 아버지와 같던 고모부를 떠나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찾아온 비극이었다. 존은 주저앉지 않았다. 노래와 밴드가 있었기에 금세 다시 일어났다. 

Love
영화는 어머니를 향한 존의 애틋한 감정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한다. 비틀스가 유명해지고 1968년 존은 솔로곡 ‘Julia’를 화이트 앨범이라고 불리는 불멸의 명반 < The Beatles >에 실었고 1970년에는 밴드 해체 직후에 발매한 솔로 데뷔 앨범 < Plastic Ono Band >에 ‘Mother’를 수록했다. 그가 얼마나 어머니에게 애틋한 감정을 느꼈는지 알 수 있다.

영화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존은 어린 시절 스트로베리 필드(Strawberry Field)라는 이름의 보육원에서 잠시 지냈다. 아픔을 아름다운 멜로디로 승화해 ‘Strawberry fields forever’라는 명곡을 만들어냈고 오랫동안 품어왔던 고립감은 ‘Isolation’을 낳았다.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곡 중 하나인 ‘Imagine’ 속 평화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설득력을 갖는 이유는 곡이 탄생하기까지의 남다른 굴곡의 깊이가 노래에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 있었던 어머니의 역할 그리고 그 상처를 딛고 일어선 존 레논의 이야기는 단순히 비틀스의 팬이 아니어도 감동을 준다. 음악에 중점을 두기보다 한 편의 드라마로 완성한 영화는 계속해서 숨 쉬고 있는 비틀스의 노래들처럼 가장 보편적이고 소중한 가치인 가족과 사랑의 중요성을 전파한다. 경쟁의 과열과 상업성으로 점철된 이 시대의 음악들이 존 레논에게서 받아야 할 영향력은 단순 사운드와 음악적 가치에만 머물러선 안 됨을 그의 인생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
1. Jerry Lee Lewis ‘Wild One’
2. Gracie Fields ‘If i knew you were comin’ i’d’ve baked a cake
3. DIckie Valentine ‘Mr. sandman’
4. Jackie Brenston & His Delta Cats ‘Rocket 88’
5. Elvis Presley ‘Shake Rattle & Roll’
6. Wanda Jackson ‘Hard headed Woman’
7. Screamin’ Jay Hawkins ‘I put a spell on you’
8. Aaron Taylor-Johnson ‘(Let me be your) Teddy bear’
9. Anne-Marie Duff ‘Maggie mae’
10. Aaron Taylor-Johnson ‘That’ll be the day’
11. Eddie Bond & The Stompers ‘Rockin’ Daddy’
12. Wally Whyton ‘Maggie May’
13. Sam Bell & Patrick Murdoch ‘Twenty Flight Rock’
14. Aaron Taylor-Johnson & Thomas Brodie-Sangster ‘Blue Moon’
15. The Nowhere Boys ‘That’s all right’
16. The Nowhere Boys ‘Movin ‘n’ groovin’
17. The Nowhere Boys ‘Raunchy’
18. Big Mama Thornton ‘Hound dog’
19. Sam Bell ‘Love me tender’
20. David Whitfield ‘My son john’
21. Gene Vincent ‘Be-bop-a-lula’
22. Sam bell ‘Hello little girl’
23. The Nowhere Boys ‘In spite of all the danger’
24. John Lennon ‘M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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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즘] 조지 해리슨: 물질 세계에서의 삶

코로나 기세가 조금씩 저물자 삭막했던 극장가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지구촌 곳곳에는 흥미로운 작품 소식들이 당차게 고개를 내미는 추세다. 이러한 스크린 흐름에 발맞춰 IZM이 무비(Movie)와 이즘(IZM)을 합한 특집 ‘무비즘’을 준비했다.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의 명예를 재건하고 이름을 기억하자는 의의에서 매주 각 필자들이 음악가를 소재로 한 음악 영화를 선정해 소개한다. 열일곱 번째는 비틀스의 정신(Spirit) 조지 해리슨의 삶과 철학을 그린 영화 < 조지 해리슨: 물질 세계에서의 삶 >이다.

그는 영적인 인물이었다. 대중 음악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로 칭송받는 비틀스의 일원이며 그 이후로도 솔로 뮤지션의 경력을 이어간 조지 해리슨은 한평생 실존성에 골몰했다. 막대한 부와 명성으로 물질세계의 최전선에 있었으나 궁극적 삶의 목표가 아님을 깨달았다. 힌두교 사상이 대변하는 영적 세계의 탐구와 그것의 예술화는 해리슨의 삶을 관통했고 그 성찰을 음악 예술에 담아 대중에 전파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연출의 2011년 작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 조지 해리슨: 물질 세계에서의 삶 >은 신과의 만남을 소망하며 끊임없이 문 두드렸던 한 뮤지션을 들여다본다.

영화는 비틀스의 결성부터 조지 해리슨의 마지막에 이르는 장대한 타임라인을 아우른다. 루츠 록의 전설 더 밴드를 다룬 < 라스트 왈츠 >(1978)과 밥 딜런 삶의 궤적을 그린 < 노 디렉션 홈: 밥 딜런 >을 연출한 마틴 스코세이지는 극영화에서 보여준 완벽주의적 디테일을 어김없이 나타냈다. 애플사의 전 대표 닐 아스피날과 미국의 드러머 짐 켈트너, 독일 출신 베이시스트 클라우스 부어만 등 관련 인물의 증언과 상세한 역사적 정보가 이야기의 총체성을 확보했다.

따스한 성품을 가졌지만 가끔은 지독하게 솔직하고 반항적이었고 이단아 혹은 외골수 성향은 종교, 음악과 만나 본인만의 인장을 새겼다.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의 압도적 존재감을 비집고 음악적 부피를 늘려가던 조지 해리슨은 < Rubber Soul >(1965)의 ‘If I needed someone’ < Revolver >(1966)의 ‘Taxman’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 >의 ‘Within you without you’ < The Beatles >(1968)의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 Abbey Road >(1969)의 ‘Something’ 같은 명곡을 써냈다. 슬라이드 기타와 시타르로 표현한 환각적인 음악 세계는 후대 사이키델릭 록과 징글 쟁글 사운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도음악을 실험적으로 표현한 동명 영화의 사운드트랙 < Wonderwall >(1968)과 무그 신시사이저를 채색한 전자음악 앨범 < Electronic Sound >(1969) 두 장의 솔로 앨범을 발표했지만,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1970년에 나온 < All Things Must Pass >로 트리플 엘피의 양적 거대함과 ‘All things must pass’, ‘What is life’ ‘My sweet lord’ 같은 명곡들을 배출한 야심작이다.

직접 연주한 슬라이드 기타가 빛나는 빌보드 1위 곡 ‘Give me love (peace on earth)’가 들어간 < Living In The Material World >(1973)와 밥 딜런, 리온 러셀, 빌리 프레스턴 등이 참여한 라이브 앨범 < The Concert For Bangladesh >(1971)도 해리슨을 대표하는 수작이다. 특히 필 스펙터의 독보적 음향 기술인 월 오브 사운드로 록과 가스펠, 힌두 음악을 망라한 < The Concert For Bangladesh >는 전쟁 피해 복구를 위해 제작되었다는 점에서 해리슨의 인도주의를 반영했다.

덜 익숙한 경력도 드러난다. 영국의 희극 그룹 몬티 파이튼의 팬이었던 그는 직접 설립한 영화사 핸드메이드 필름(HandMade Films)으로 < 라이프 오브 브라이언 >이라는 컬트 영화에 3백만 달러 제작비를 댔다. 이후로도 SF 코미디 걸작 < 브라질 >(1985) 을 감독한 테리 길리엄, 에릭 아이들 같은 파이튼 멤버와 어울리며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협업을 즐겼던 성향은 로이 오비슨, 톰 페티, 밥 딜런, 제프 린과 함께한 슈퍼그룹 트래블링 윌버리스(The Traveling Wilburys)로도 연결되며 네 사람이 즉흥적으로 곡을 만들어가는 유쾌한 장면이 그려진다. 영화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1988년 열한 번째 정규 앨범 < Cloud Nine >에 수록된 미국의 알앤비 뮤지션 제임스 레이(James Ray) 원곡의 ‘Got my mind set on you’로 세 번째 빌보드 넘버원을 기록하기도 한다.

대중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자아 성찰을 중시했던 그는 노라 존스의 아버지이기도 한 인도 음악의 전설 라비 샹카와 지속적으로 교류했고 영적, 물리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구절을 뜻하는 만트라를 3일 내내 암송하기도 했으며 줄곧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이토록 종교에 깊이 빠진 그였지만 영적 체험에 정해진 틀이 없음을 깨닫고 대중 음악가로서 창작과 음악 활동에 집중하게 된다.

세상이 씌운 형이하학적 수사들에 염증을 느끼곤 했지만, 결코 사람과 사랑을 놓지 않았다. 내세를 믿었던 그에게 현세는 다음 단계를 위한 밑 작업이었고 육신과 영혼이 들러붙은 58년을 인간애로 채웠다. 주변 사람들을 향한 따스한 마음과 베풂, 음악으로 전파한 사랑은 많은 이들이 현세의 그를 그리워하는 이유다. 위대한 대중 음악가 조지 해리슨은 그렇게 물질세계를 초월한 구도자로 남았다.

– 영화에 사용된 음악 목록 –

1. All things must pass
2. George Formby ‘Count your blessings and smile’
3. Bill Justice & His Orchestra ‘Raunchy’
4. The Light That Has Lighted the World
5. The Beatles ‘Wildcat’
6. The Beatles ‘Nothin’ shakin’ (but the leaves on the trees)’
7. Beware of darkness
8. The Beatles ‘I wish I could shimmy like my sister Kate’
9. Chuck Berry ‘Roll over Beethoven’
10. The Beatles ‘A taste of honey’
11. The Beatles ‘This boy’
12. The Beatles ‘I saw her standing there’
13. The Beatles ‘You can’t do that’
14. The Beatles ‘Money (that’s what I want)’
15. The Beatles ‘Don’t bother me’
16. The Beatles ‘And I love her’
17. The Yardbirds ‘A certain girl’
18. The Beatles ‘If I needed someone’
19. Ravi Shankar ‘Prabhujee’
20. Ravi Shankar ‘Dhun (Dadra and fast Teental)’
21. The Beatles ‘Love you to’
22. The Beatles ‘Strawberry fields forever’
23. The Beatles ‘Within you without you’
24. The Beatles ‘The inner light’
25. The Beatles ‘Savoy truffle’
26. Ski-ing
27. Party Seacombe
28. The Beatles ‘Revolution #9’
29. The Beatles ‘Yer blues’
30. The Beatles ‘While my guitar gently weeps’
31. The Beatles ‘Something’
32. The Beatles ‘Here comes the sun’
33. What is life
34. Mukunda Goswami ‘Hare krishna mantra’
35. Wah wah
36. Awaiting on you all
37. My sweet lord
38. Isn’t it a pity
39. Ravi Shankar ‘Bangla dhun’
40. Give me love (give me peace on earth)
41. Dark horse
42. I’d have you anytime
43. Run of the mill
44. Let it me me
45. Give peace a chance
46. Between the devil and the deep blue sea
47. Ringo Starr ‘I’ll be fine anywhere’
48. The Traveling Wilburys ‘Riders in the sky (a cowboy legend)
49. The Traveling Wilburys ‘Handle with care’
50. The Traveling Wilburys ‘Margarita’
51. The Traveling Wilburys ‘Dirty world’
52. Marwa blues
53. Brainwashed
54. Tip-toe thru the tulips with me
55. The Beatles ‘Long long 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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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Feature

여성 싱어송라이터 16인/16곡

격세지감. “21세기 대중 음악 신은 여성이 호령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성 뮤지션들의 위세가 대단하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비욘세, 빌리 아일리시와 올리비아 로드리고 같은 대형 스타들의 군웅할거는 남성 뮤지션의 이름이 빼곡했던 1960~70년대 빌보드 차트를 전복했다. 그간 억눌러왔던 재능을 터트리듯 대중음악계의 우먼파워는 사기충천한다.

리스트에 오른 20세기 여성 싱어송라이터 16인은 남성 지배적인 대중음악계에서 직접 곡과 가사를 쓰고 노래까지 부르며 음악적 주도권을 확립했고 ‘자아를 음률(音律)로 표현한다’라는 아티스트의 본질을 이뤄냈다. 후배 여성 뮤지션들은 이들을 보며 음악의 꿈을 키웠고, 용기 낼 수 있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선각자와 계승자의 명곡 중 자작곡 혹은 공동 작곡에 해당하는 열여섯 작품을 골랐다.

조니 미첼 ‘Both sides now’ (1969)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디제이 배철수는 조니 미첼을 가장 위대한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꼽았다. 60여 년에 걸친 포크와 록, 재즈를 아우르는 음악적 변화와 사상과 감정을 고스란히 반영한 노랫말은 싱어송라이터의 기준을 정립했다. 포크 록 걸작 < Clouds >와 그녀를 대표하기에 이른 < Blue >, 본격적으로 재즈 퓨전을 시도했던 1970년대 중반의 < Hejira >와 더불어 실험적인 신스팝 앨범 < Dog Eat Dog >까지 미첼은 정체(停滯)를 거부했다.

‘Send in the clowns’로 유명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주디 콜린스가 1967년 미첼의 자작곡 ‘Both sides now’를 취입해 빌보드 핫100 8위까지 오르며 선전했고 미첼은 본인의 두 번째 스튜디오 앨범 < Clouds >의 마지막 트랙으로 이 곡을 택했다. 소설가 솔 벨로의 < Henderson And The Rain King >에서 영감을 얻은 이 곡의 키워드는 구름이며 앨범 제목과도 연결된다. 고통 속에 아름다움이 깃든 삶의 양면성을 노래하는 이 곡은 시적 언어의 정수다. 최근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 코다 >의 중심 테마로 젊은 팬들에 가닿았고 미첼은 최근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에서 후배 브랜디 칼라일과 이 노래를 불러 감동을 안겼다.

캐롤 킹 ‘It’s too late’ (1971)
최고의 여성 작곡가를 단언하기 어렵지만 캐롤 킹은 후보로 첫손에 꼽힐만하다. 전 남편 제리 고핀과 콤비로 더 셔를스(The Shirelles)의 ‘Will you love me tomorrow’ 리틀 에바(Little Eva)의 ‘The loco-motion’ 같은 명곡을 쏟아냈던 그녀는 1971년 명반 < Tapestry >로 작곡가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영역을 확장했다. ‘I feel the earth move’ 제임스 테일러와 입을 맞춘 ‘You’ve got a friend’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 같은 완벽한 팝송들로 채워진 이 앨범은 1972년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 수상으로 방점을 찍었다.

여자가 내리는 이별 선고는 시대를 고려하면 급진적이다. 작사가 토니 스턴(Toni Stern)은 ‘Fire and rain’의 제임스 테일러와 킹의 짧은 로맨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킹이 직접 연주한 피아노와 커티스 에이미(Curtis Amy)의 색소폰이 재즈를 덧칠하고 빈틈없는 선율이 대중성과 영속성을 움켜쥐었다. 당당한 여성상을 높이 산 롤링 스톤은 이 곡을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500곡 중 하나로 선정했다.

칼리 사이먼 ‘You’re so vain’ (1972)
커다란 입과 두툼한 입술이 인상적인 가수 칼리 사이먼의 가사지엔 진솔한 감정 표현이 가득하다. 1970년대에 걸쳐 꾸준히 히트곡을 발표해온 그녀는 전남편 제임스 테일러와 듀엣으로 부른 ‘Mockingbird’, 블루 아이드 소울 뮤지션 마이클 맥도널드와 함께한 ‘You belong to me’ 등 남성 뮤지션들과 좋은 합을 보여줬다. 빌보드 핫100 2위를 기록한 <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의 주제가 ‘Nobody does it better’도 대표곡이다.

“당신은 허영심 넘쳐요, 당신도 이 노래가 자신을 말하는 걸 알죠? 정녕 모르시나요?”라는 구절이 남자들의 가슴을 쿡쿡 찔렀고 사이먼은 할리우드 스타 워렌 비티를 세 명의 당사자 중 하나로 지목했다. 도입부의 꿈틀대는 베이스 연주는 비틀스의 멤버들과 협연했던 독일 출신 클라우스 부어만(Klaus Voorman)의 솜씨고 피아노는 사이먼이 직접 연주했다. 크레디트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숨길 수 없는 음색 덕에 대부분 팬이 믹 재거의 백업 보컬을 알아챘다. 사이먼의 유일한 빌보드 핫100 1위 곡인 ‘You’re so vain’은 2021년 롤링 스톤지가 선정한 500대 명곡에서 495위를 차지하며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돌리 파튼 ‘Jolene’ (1974)
자선 단체 뮤지케어스(MusiCares)의 2021년 콘서트는 돌리 파튼 트리뷰트로 꾸며졌다. 마일리 사이러스, 크리스 스테이플턴 등 스타 뮤지션이 대거 참여해 존경을 표했고 객석의 뮤지션들도 노래를 따라부르며 위대한 가수를 칭송했다. 1946년생, 여든의 나이를 바라보는 파튼은 컨트리 음악을 넘어 미국 대중 음악의 전설이다. 25곡의 빌보트 컨트리 차트 1위 곡으로 또 다른 컨트리 음악의 전설 레바 매킨타이어와 함께 꼭대기에 위치하고 그래미도 50번의 노미네이션, 11번 수상해 대중과 평단에 두루 사랑받았다.

그녀는 무려 3,000여 곡을 쓴 정상급 작곡가다. 많은 이들이 휘트니 휴스턴의 원곡으로 오인하는 ‘I will always love you’와 빌보드 넘버원을 차지한 ‘9 to 5’도 그녀의 작품이다. 경쾌한 곡조의 ’9 to 5’와 달리 ‘Jolene’은 ‘졸린, 제발 제 남편을 빼앗지 마세요’라고 애원하고 파튼은 실화 기반의 곡을 부르기 꺼렸다. 개러지 록의 부활을 이끌었던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절규를 담은 커버와 파튼이 직접 목소리를 얹기도 한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의 버전이 유명하다. 며칠 전 세상을 떠난 올리비아 뉴튼 존도 7번째 정규 앨범 < Come On Over >의 마지막 싱글로 이 곡을 택했다.

존 바에즈 ‘Diamonds & rust’ (1975)
1960년대 미국 반문화의 상징 존 바에즈는 사회상에 끊임없이 문제 제기한 포크 뮤지션 겸 인권운동가다. ‘밥 딜런의 동지’ 정도로 그치기엔 1950년대 말엔 마틴 루터 킹과의 교류, 1960년대 말 베트남전 반대 성명, 이후의 성 소수자 존중과 사형제 폐지 등 딜런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통기타 반주에 목소리를 더한 간결한 음악을 구사했던 바에즈가 풍성한 편곡을 시도했던 열여섯 번째 정규 앨범 < Diamonds & Rust >는 래리 칼튼(기타), 윌튼 펠더(베이스), 토토의 건반 연주자 데이비드 페이치같은 정상급 연주자들로 포크와 재즈를 섞은 세련된 사운드를 세공했다. 한때 연인이었던 딜런과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Diamonds & rust’는 사랑의 양면성을 다이아몬드와 녹으로 은유했고 바에즈가 내면적인 노래에도 강점이 있음을 증명했다.

재니스 이안 ‘At seventeen’ (1975)
만 16살에 데뷔 앨범을 발표할 정도로 천재성을 보인 재니스 이안은 1967년 ‘Society’s child ‘ 이후 빌보드 핫100에서 뚜렷한 성공을 못 거뒀지만 1975년에 발표한 < Between The Buttons >로 단숨에 전세를 역전했다. ‘At seventeen’ 이외에도 ‘From me to you’, ‘In the winter’ 등 흡인력 있는 곡들이 포진한 소프트 록의 명반이자 경력의 정점이다.

무도회의 퀸카들을 보며 ‘나는 왜 저렇게 안 될까?’ 좌절하는 십 대 소녀 이야기다. 파티 경험이 없는 이안은 사실적인 가사를 쓰기 위해 몇 달을 고민했고 여러 차례 퇴고 끝에 완성한 노랫말은 소녀들의 공감대를 끌어냈다. 열일곱을 노래한 스물셋의 이안은 보사노바 리듬에 실린 어쿠스틱 기타와 트롬본으로 격조를 높인 이 곡으로 1976년 제18회 그래미에서 최우수 여자 팝 보컬 상을 받았다.

패티 스미스 그룹 ‘Because the night’ (1978)
데뷔 앨범 < Horses > 속 흑백 사진은 패티 스미스의 쿨함을 상징한다. 상업적 성과는 미미했으나 밴 모리슨의 원곡에 살을 붙인 ‘Gloria’과 자유로운 사랑을 함의한 ‘Redondo beach’로 여성 펑크(Punk) 로커의 시금석이 되었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한 축 존 케일이 제작을 맡아 아트 펑크적 성향이 짙은 이 앨범은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와 비트 제너레이션의 대표 작가 앨런 긴즈버그의 영향으로 문학적이다.

패티 스미스 그룹의 명의로 3년 후에 발표한 정규 3집 < Easter >는 빌보드200 20위를 수확했고 뉴웨이브를 접목한 편안한 사운드는 친밀감을 더했다. 빌보드 핫100 13위까지 오른‘Because the night’의 뿌리엔 ‘더 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있고 그가 < Darkness On The Edge Of Town > 제작을 위해 밑 작업만 해놓았던 곡은 당찬 펑크 록으로 환생했다. “당신의 명령 아래 내 기분은(The way I feel under your command)”이란 가사가 걸리지만 전반적으로 주도적이고 당당한 태도로 사랑을 갈구한다. 어떤 노래든 ‘패티 스미스 화’하는 능력을 ‘Gloria’에 이어 다시금 발휘했다.

마돈나 ‘Lucky star’ (1983)
마돈나는 명실상부 대중 음악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40년 가까이 차트를 호령해온 꾸준함은 비견할 데 없고 역경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신화적 인물이기도 하다. 함께 ‘58년 개띠 클럽’을 구축했던 마이클 잭슨, 프린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아왔으나 < Like A Virgin >, < Like A Prayer > 등의 명반을 배출하고 < Ray Of Light >, < American Life >로 음악적 다변화도 꾀했다.

싱어송라이터의 이미지가 약할 뿐 마돈나는 꽤 많은 곡을 스스로 써냈다. ‘Live to tell’, ‘La isla bonita’, ‘Frozen’, ‘Hung up’ 같은 대표곡들이 모두 그녀의 손길에서 나왔고 2집 < Like A Virgin >의 초대박 히트에 묻혔을 뿐 결코 경시할 수 없는 데뷔작 < Madonna >의 수록곡 ‘Lucky star’도 자작곡이다. 앨범의 유일한 탑5 히트곡이자 빌보드 댄스 차트 1위에 오른 이 곡은 펑키(Funky)한 기타와 신시사이저 리프에 꼼꼼한 사운드 프로덕션으로 5분이 넘는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다. 남성의 육신을 빛나는 별에 은유했다는 평이 일반적이지만 뮤직비디오 속 마돈나의 자애적(自愛的)인 모습은 진짜 럭키 스타가 누군지 암시한다.

신디 로퍼 ‘Time after time’ (1983)
요란한 외모에 독특한 목소리로 캐릭터를 구축한 신디 로퍼는 많은 히트곡을 작곡한 특급 싱어송라이터기도 하다. 한때 마돈나의 라이벌로 거론될 정도로 특급 인기를 구가했던 그녀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발표한 1983년 데뷔작 < She’s So Unusual >로 일약 슈퍼스타가 되었다. 짧은 전성기로 라이벌리는 무색해졌으나 정통 재즈 < At Last >와 블루스 록 < Memphis Blues >를 발표하고 뮤지컬 < 킹키 부츠 >의 음악을 맡는 등 다재다능을 드러냈다.

1986년 정상을 차지한‘True colours’와 더불어 신디 로퍼의 유이한 빌보드 1위 곡 ‘Time after time’은 신나는 팝 록으로 채워진 < She’s So Unusual >에서 사뭇 이질적이다. 앨범의 마지막 퍼즐을 채우기 위해 록밴드 후터스의 보컬 겸 키보디스트 롭 하이만과 조우했고 실연의 아픔을 대화하듯 가사지에 써 내려갔다. 신시사이저와 간결한 퍼커션 연주가 구현한 애상적인 사운드 앞에서 팝계의 말괄량이조차 진중해졌다.

케이트 부시‘Running up that hill (deal with god)’ (1985)
에밀리 브론테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신묘한 곡 ‘Wuthering heights’로 데뷔한 케이트 부시는 독보적인 음악성과 카리스마를 갖췄다. 일찌감치 재능을 알아본 핑크 플로이드의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길모어는 부시의 데뷔작 < The Kick Inside >에 참여했고 그로부터 음악 감독의 주체성을 흡수한 부시는 < The Dreaming >(1982), < The Sensual World >(1989) 같은 명반을 스스로 제작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 기묘한 이야기 >에 수록된 ‘Running up that hill (deal with god)’은 역주행 신화를 쌓으며 ‘2022년의 재발견’ 도장을 찍었다. 원제는 ‘Deal with god’이었고 대중음악계의 한 여성으로 느끼는 유리천장을 부술 수 있다면 신과 거래라도 하겠다는 울부짖음을 담았다. 가녀린 고음 보컬은 육중한 리듬 트랙 위를 활보하고 뉴웨이브 신스팝과 프로그레시브 록을 혼합한 사운드는 고유의 소리 문법을 정립했다. 1985년 작 < Hounds Of Love >는 이 곡 이외에도 ‘Hounds of love’,‘Cloudbursting’같은 개성적인 넘버들로 채워졌다.

브렌다 러셀 ‘Piano in the dark’ (1988)
악기 연주와 가창, 작곡에 능한 팔방미인 브렌다 러셀은 상기한 뮤지션들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나 알앤비와 소울, 재즈를 아우르는 실력파 뮤지션이다. 1970년대부터 남편 브라이언 러셀과 함께 펑크(Funk) 밴드 루퍼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닐 세다카와 협업하며 숙련도를 높였고 1979년에 데뷔 앨범 < Brenda Russell >로 솔로 경력을 시작했다. 빌보드 알앤비 차트 20위까지 이 오른 앨범의 전곡을 써내며 성숙한 음악성을 드러냈다.

1988년 발표한 < Get Here >는 빌보드200 46위에 올라 상업적으로 가장 크게 성공했다. 장기인 건반 연주를 더 크루세이더스의 조 샘플, 옐로우자켓의 러셀 페런트(Russell Ferrante)에 맡겼고 마이클 잭슨의 < Thriller >에서 기타를 연주한 폴 잭슨 주니어와 베이스의 네이던 이스트 등 정상급 연주자가 소리 밀도를 책임졌다. 빌보드 팝, 알앤비, 어덜트 컨템포러리 세 카테고리에서 모두 10위권 안에 든 ‘Piano in the dark’는 유려한 가창과 편곡을 겸비했고 아레사 프랭클린, 패티 라벨에게 곡을 제공했던 조 에스포지토와의 파트너십도 훌륭하다. 알토 색소폰 연주자 데이비드 샌본과 함께한 ‘Le restaurant’도 앨범의 세련된 분위기에 일조했다.

트레이시 채프먼‘Fast car’(1988)
흑인이 부르는 포크 록은 이색적이었다. 가상의 주인공을 설정해 가난의 악순환을 이야기하는 방식과 어쿠스틱 기타 위로 흐르는 담담한 음성은 신인의 어설픔과 거리가 멀었다. 조숙한 데뷔작 < Tracy Chapman >과 빌보드 핫100 6위까지 ‘Fast car’에 힘입어 채프먼은 1989년 제31회 그래미에서 신인상을 비롯한 3관왕을 차지했다. 록 색채가 강한 4집 < New Beginning >(1995) 이후 하강 곡선을 그렸고 2008년도 앨범 < Our Bright Future >가 최근작이다.

채프먼의 진면목은 사회비판적 포크 음악의 부활에 있다. 제목부터 혁명을 담은 ‘Talkin about a revolution’ 물질문명을 비판한 ‘Mountains o things’ 등 사회적인 노래를 다수 발표했고,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인종차별을 일컫는 아파르트헤이트 피해자를 위한 모금 행사 등 인권 관련 행사에 참여해 급진적 성향을 드러냈다. 흑인, 여성의 제약을 딛고 포크의 저항 정신을 다시금 일깨웠다.

셰릴 크로우 ‘All I wanna do’ (1993)
컨트리를 기반으로 한 팝 록 앨범 < Tuesday Night Music Club >은 미국에서만 약 450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긴 무명 생활을 한 방에 날렸다. 윈 쿠퍼(Wyn Cooper)의 시 < Fun >을 참고한 ‘All I wanna do’는 뻔한 삶에서 벗어나길 갈망했고,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 수상과 빌보드 핫100 2위로 그 소망을 이뤘다. 앨범의 프로듀서 빌 보트렐(Bill Botrell)이 연주한 스틸 기타가 미래를 향한 낙관주의를 담았다.

크로우의 강점은 꾸준함이다. ‘If it makes you happy, ‘Soak up the sun’ 같은 히트곡을 공동 작곡한 음악적 동반자 제프 트로트(Jeff Trott)와 함께 거의 매년 자작곡을 내놓고 있다. 데뷔작의 신선함이 바란 자리에 연륜이 들어섰고 포크, 컨트리, 멤피스 소울 등 미국의 음악 유산을 탐색하고 있다. 2019년에는 스티비 닉스, 세인트 빈센트, 자니 캐쉬가 참여한 < Threads >로 경력을 압축했다.

앨라니스 모리셋 ‘You oughta know’ (1995)
1995년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서의 무대는 광포했다. 제인스 어딕션의 베이시스트 크리스 채니(Chris Chaney)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푸 파이터스의 드러머 테일러 호킨스와 함께한 격정적 퍼포먼스가 곡에 담긴 분노를 표출했다. 1995년 발표된 < Jagged Little Pill >은 약 3300만 장의 판매고와 ‘올해의 앨범상’을 비롯한 그래미 다섯 개 부문을 휩쓸었고 모리셋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록커로 우뚝 섰다.

그녀를 상징하는 명곡 ‘Ironic’(4위) 과 ‘ You learn’(6위)이 쾌활한 분위기를 지닌 데 비해 ‘You ought know’는 하드록의 정통성을 따랐고 그래미 ‘최우수 록 송’, ‘최우수 여성 록 보컬 퍼포먼스’의 영예를 안았다. 차버린 남자를 향한 날선 노랫말은 당당하고 억센 여인의 이미지를 부각했고, 당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소속이었던 기타리스트 데이브 나바로와 베이시스트 플리가 거친 록 사운드를 제공했다. 청량한 댄스 팝을 부르던 십 대 소녀가 여전사로 변신한 순간이다.

뷰욕 ‘Hyperballad’(1995)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출신의 뷰욕은 대중음악계의 원 오브 어 카인드다.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 힘든 이 뮤지션은 재능의 끝을 가늠하기도,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전위성을 바탕으로 한 음악 스타일이 그녀의 인장이고 음악을 시각화하는 뮤직비디오에도 최전선에 위치한다. 감독 라스 폰 트리에와 잡음이 있었지만, 영화로 어둠 속의 댄서 >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전방위적 재능을 입증했다.

1995년에 나온 2집 앨범 < Post >는 데뷔작 < Debut >에 비해 한층 성숙한 음악성을 확립했다. 1집을 함께 했던 넬리 후퍼 이외에도 매시브 어택의 트리키와 하우스 음악에 일가견 있는 그레이엄 메시를 프로듀서로 초빙해 다변화를 꾀했다. 강성 트립합‘Army of me’과 뮤지컬 스타일 ‘It’s so quiet’ 등 이채로운 곡 중에서 ‘Hyperballad’는 앨범의 백미다. 브라질의 재즈 뮤지션 유미르 데오다토의 현악 세션과 하우스 에이펙스 트윈 풍의 비트가 층위를 이루고 뷰욕은 몽환적 음성으로 남녀의 신비로운 역학 관계를 이야기한다. 미로 같은 소리 갈래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는 특유의 음악성을 집약했다.

사라 맥라클란‘Angel’(1997)
십여 년간 시행착오를 겪던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 사라 맥라클란은 네 번째 정규앨범 < Surfacing >에서 응축했던 내공을 터트렸다. 돌파구가 된 이 앨범 이후로 2010년 작까지Shine On >까지 미국과 캐나다 앨범차트 탑10 안에 들며 안정적 커리어를 구축했다. 1997년에는 여성 솔로 뮤지션과 여성이 이끄는 밴드가 출연한 릴리스 페어(Lilith Fair)를 열어 3년간 약 1천만 달러의 자선금을 확보했다.

‘Angel’은 얼터너티브 록 밴드 스매싱 펌킨스의 키보디스트 조나단 멜보인의 사망 사건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천사의 품에서 편안하게 쉬세요’라는 추모와 함께 약물 이외의 탈출구가 있다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이 곡은 19주간 탑10안에 머문 대표곡이다. 청아한 목소리와 피아노 연주가 천사의 부름처럼 들리는 이 곡은 ‘Building the mystery’ ‘Aida’ 같은 록풍의 수록곡과 다른 차분한 매력을 지녔다. 편안하고도 꿈꾸는듯한 분위기의 힐링 송이다.

이미지 작업: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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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Feature

[무비즘] 더 로즈

코로나 기세가 조금씩 저물자 삭막했던 극장가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지구촌 곳곳에는 흥미로운 작품 소식들이 당차게 고개를 내미는 추세다. 이러한 스크린 흐름에 발맞춰 IZM이 무비(Movie)와 이즘(IZM)을 합한 특집 ‘무비즘’을 준비했다.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의 명예를 재건하고 이름을 기억하자는 의의에서 매주 각 필자들이 음악가를 소재로 한 음악 영화를 선정해 소개한다. 열 한 번째는 재니스 조플린을 기억하며 너무 일찍 시들어버린 장미를 애도하는 영화 < 더 로즈  >다.

짧은 시간 강렬하게 불꽃을 태우고 세상을 떠난 27클럽에는 1960년대를 호령한 ‘3J’가 있다.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와 도어즈의 프론트맨 짐 모리슨 그리고 < The Rose >의 실제 모델 재니스 조플린이다. 화려한 불빛 아래에서 노래하는 아티스트의 삶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대중문화의 역사는 약물이나 마약으로 그 짙은 음영을 지우려 했던 아티스트들을 수없이 떠나보냈고 재니스 조플린 역시 그중 한 명이다. 가상의 슈퍼스타 ‘로즈’의 삶을 담은 < The Rose >는 조플린의 삶을 온전하게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블루스와 록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그의 인생 말미를 미약하게나마 조명한다.

슈퍼스타 ‘로즈’의 이야기

허스키한 목소리와 과감한 몸동작으로 무대 위를 누빈다. 시대상에 구애받지 않았던 자유로운 영혼은 노래하는 것을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계약이라는 족쇄가 그를 구속한다. 살인적인 스케줄은 기량 저하를 동반했고 어느새 처음 마이크를 잡았을 때의 순수한 즐거움마저 잃어버린다. 로즈는 1년의 휴식기를 원했으나 다음 일정이 그를 기다린다.

언론과 미디어에게 슈퍼스타의 감정은 중요하지 않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눈물을 흘려도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과 여기저기서 터지는 플래시 세례 앞에서는 가면을 써야 한다. 어느 것이 진짜 자신의 모습인지 모를 지경. 끊임없이 감정 기복을 겪으며 다시 무대 위에 오른 로즈는 오직 조명 속에서 노래 부를 때만이 온전한 자신이 된 기분이다.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 피폐해진 심신을 달래야 한다. 여러 차례 이용했던 술과 마약도 일시적인 쾌락뿐이기에 그만두고 만다.   

팬들에게 사랑받는 가수가 되었지만 그의 솔직하고 방탕한 성격이 늘 환영받는 것은 아니었다. 극중 인물인 작곡가 빌리 레이와의 갈등은 로즈를 방황하게 만들었고 불안정한 감정은 자연스럽게 애정결핍으로 이어졌다. 사랑을 찾아 떠났고 고향으로 돌아가 보기도 했지만 예민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을 편히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결국 끊었던 약물에 손을 대며 심연으로 도피한다. 무대에 갈증을 느끼고 다시 사람들 앞에 섰을 때는 이미 너무 많은 약을 복용한 뒤였다. 모든 것을 불태운 로즈는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노래를 부르다 생을 마감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 

< The Rose >의 결말과 달리 재니스 조플린은 할리우드의 한 호텔에서 헤로인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시간을 거슬러 그의 삶을 살펴보면 영화 속에서 그리고 있는 마지막 며칠보다 더 극적인 천재의 일생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텍사스의 보수적인 지역색과 다르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과감히 드러냈던 조플린은 따돌림을 당했다. 특히 외모로 인해 놀림을 받는 일이 많았는데 다행히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중 한 명은 블루스의 어머니라 불리는 마 레이니(Ma Rainey)를 비롯한 베시 스미스(Bessie Smith), 리드 벨리(Lead Belly) 등의 블루스 음반을 소개해 줬다. 자연스럽게 슬픔을 표현한 음악과 친해진 그는 상처를 달래기 위해 노래했고 1962년 대학 동료의 집에서 첫 레코딩 ‘What good can drinkin’ do’를 녹음한다.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싱글이 본격적인 음악 생활을 열어주었다. 재니스 조플린은 고향인 텍사스에서 벗어나 당시 히피문화가 팽배했던 도시이자 사랑의 여름의 요람이기도 한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그곳에서 사이키델릭 밴드 빅 브라더 앤 더 홀딩 컴퍼니를 만나게 되고 재능은 만개하기 시작한다. 1967년 몬터레이 팝 페스티벌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인 그와 밴드는 이듬해 ‘Summertime’과 ‘Piece of my heart’, ‘Ball on chain’ 등을 수록한 < Cheap Thrills >를 발매하며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기록한다. 놀림을 당하던 소녀가 정상을 찍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간이었다. 

진주 속에 잠든 천재의 목소리

솔로 활동을 위해 새로운 백 밴드 코즈믹 블루스 밴드(Kozmic Blues Band)를 결성하고 음악 활동을 이어 나간다. 1969년 발매한 < I Got Dem Ol’ Kozmic Blues Again Mama! >는 사이키델릭 록이 주류였던 전작보다 더 블루스의 전형에 가까운 앨범이었다. 그 해 히피 문화의 절정을 달린 우드스탁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재니스 조플린은 다시 한번 록스타로써의 입지를 다지며 성공 가도를 이어간다.

계속해서 꽃길만을 걸을 것 같던 그는 1970년 새 앨범의 녹음을 위해 방문한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도어즈의 < The Doors >를 포함한 초기 다섯 개의 앨범을 프로듀싱했던 폴 앨런 로스차일드(Paul Allen Rothchild)와의 작업 중에 발생한 일이었다. 다행히 상당수 트랙의 녹음을 마친 덕에 음반은 1971년 1월 그의 죽음 석 달 후 < Pearl >로 세상에 공개된다. ‘Me and bobby Mcgee’와 ‘Cry baby’ 등을 수록한 앨범은 차트 1위와 더불어 4백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그의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남았다. 

여전히 숨 쉬는 푸른색 장미

독특한 개성과 겉모습으로 받은 따돌림이 어린 소녀에게 새파란 멍을 새겼다. 음악으로 치유하며 상처가 간신히 아무는 듯했지만 그사이 중독되어버린 약과 방탕한 생활로 몸은 무너져 갔고 더 이상 유약한 신체는 대중의 무거운 시선과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원제 < Pearl >로 각본이 제작되었던 < The Rose >는 유가족의 거부로 인해 각색된 스토리와 새로운 제목으로 스크린에 담겼다. 27년간의 소설 같은 삶이 온전히 담겨 있지는 않지만 주인공 로즈를 통해 재니스 조플린의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마지막을 미력하게나마 확인할 수 있다.

영화와 음악계 그리고 뮤지컬 신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베트 미들러가 주연으로 열연했다. 새롭게 작사 작곡한 OST는 < Pearl >의 프로듀서 폴 앨런 로스차일드가 맡았다. 작품은 그 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음향상을 포함한 4개의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재니스 조플린을 기리기 위한 영화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성공적인 송덕문이었지만 그의 음악과 인생 스토리는 영화보다 더 강렬한 힘을 지닌 채 역사에 남았다. 그가 열창한 블루스와 록은 시대를 불문하여 사람들의 가슴을 올렸고 급작스럽게 시들어버린 푸른색의 장미는 여전히 우리의 플레이리스트 안에 살아 숨 쉰다.     

-영화에 사용된 음악 목록-
1. Whose side are you on
2. Midnight in Memphis
3. Concert monologue
4. When a man loves a woman
5. Sold my soul to rock ‘n’ roll
6. Keep on rockin’
7. Love me with a feeling
8. Camellia
9. Homecoming monologue
10. Stay with me
11. Let me call you sweetheart
12. The r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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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Feature

[무비즘] 주디

코로나 기세가 조금씩 저물자 삭막했던 극장가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지구촌 곳곳에는 흥미로운 작품 소식들이 당차게 고개를 내미는 추세다. 이러한 스크린 흐름에 발맞춰 IZM이 무비(Movie)와 이즘(IZM)을 합한 특집 ‘무비즘’을 준비했다. 시대를 풍미했던 아티스트의 명예를 재건하고 이름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매주 각 필자들이 음악가를 소재로 한 음악 영화를 선정해 소개한다. 여덟 번째는 너무 일찍 ‘Over the rainbow’로 떠난 주디 갈란드의 전기 영화 < 주디 >다.

무대 위에 서 있는 주디 갈란드를 사랑한다. 한없이 나약하고 한없이 강렬한 삶을 살다 떠난 주디 갈란드. 영화 < 주디 >는 47살의 이른 나이로 세상을 뜬 그의 마지막 1년을 다룬다. 5번의 결혼과 4번의 이혼. 뮤지컬 영화 < 오즈의 마법사 >의 ‘도로시’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 이면 가해진 소속사의 착취는 오랜 세월 주디의 발목을 잡았다. < 주디 >는 위태롭지만 강해 지려했던, 삶을 버텨내고자 했던 한 여성의 이야기다.

#1. 스타 탄생
회오리바람을 타고 오즈의 나라로 날아간 소녀 도로시. 1939년 전 세계에 선풍적 인기를 끈 < 오즈의 마법사 >는 주디 갈라드를 만인의 ‘이웃집 소녀’로 위치시킨다. 영화 속 도로시는 특유의 맑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희망을 노래했지만 현실의 ‘도로시’는 반대의 상황에 살았다.

영화의 시작이 묘사하듯, 당시 그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스케줄과 강압적인 소속사(MGM)의 요구 아래 혹사당했다. 17살의 나이에 수면제와 각종 약물, 하루 80개비 이상의 담배에 손을 댄 것 역시 ‘어른들’의 계략 때문이었다. 마름을 강요 받고 외모 지적 및 비하 속 살던 어린 시절은 성인이 된 주디의 삶을 계속해서 뒤흔든다.

작품은 바로 그 어린시절과 1969년 생을 마감하기 직전의 어른이 된 주디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준다. 즉, 소속사에서 방출되다시피 벗어난 뒤 1954년 자력으로 다시 한번 정산에 선 영화 < 스타 탄생 > 시절의 이야기는 다루지 않는다. ‘희’보다 ‘비’에 주목했다. 

#2. 무대

‘비’를 내세웠지만 작품에는 슬픔 이상의 감정이 번진다. 우여곡절 끝에 생애 마지막 런던 투어 길에 오른 그는 첫 번째 무대를 끝내고 말한다.

“다음엔 못 해내면 어쩌지”

무대에 오르기 전 항상 불안함과 두려움을 토했다. 마이크를 잡으면 변한다. 주디 갈란드로 분한 르네 젤위거는 영화 속 모든 무대를 직접 라이브로 소화했다. 그 덕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공연 장면은 생생하고 활기 넘치고 무엇보다 ‘희로애락’을 압축해 전달한다.

어린 시절 열연한 또 다른 뮤지컬 영화 < 세인트 루인스에서 만나요 >의 히트곡 ‘The Trolley Song’에서는 앙증맞은 춤사위를 뽐내고, 처연한 슬픔을 머금고 부르는 ‘Get Happy’는 행복에 닻을 내리지 못한 주디의 삶과 대비되며 마음을 울린다.

큰 장소의 변화 없이 무대, 그리고 런던 투어 중 머물던 호텔이 영화 속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사이를 채우는 몇 차례의 공연은 주디의 삶을 집약해 확대한다. 무대 위의 그는 강하고 약했으며 청중을 휘어잡는 동시에 휘청거리며 존재했다.

#3. 희망 : 무지개 너머 어딘가

아이들을 양육할 경비와 파산 수준에 다다른 재정을 살피기 위해 선택한 런던 투어. 영화의 말미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간다. 약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무대는 그에게서 멀어졌다. 주디 갈란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진행한 공연의 마지막 날, 그는 위태롭던 정신을 부여잡고 무대에 오른다.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른 노래는 ’Over the rainbow’였다. 그는 곡을 ‘희망에 관한 노래’라고 소개한다.

“뭔가가 이뤄지는 노래는 아니에요. 늘 꿈꾸던 어떤 곳을 향해 걸어가는 그런 얘기죠. 어쩌면 그렇게 걸어가는 게 우리 매일의 삶일지도 몰라요. 그렇게 걸어가는 게 결국은 전부죠.”

무대 위의 주디는 언제나 찬란하게 빛났다. 받은 사랑 이상의 굴곡진 인생을 살았지만 작품은 그럼에도 그가 피워낸 아름다운 노래들을 들여오고 맞서 싸운 강한 흔적들을 꺼내 삶을 다시 썼다. 절망 끝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았던 뮤지션 주디 갈란드.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데워주는 ‘Over the rainbow’가 회자하는 한 주디가 전한 감동의 음악들 역시 계속 살아 찬란한 희망을 전한다. 주디 갈란드를 잊을 수 없다.

– 영화에 사용된 음악 목록 –
1. By myself
2. Get happy (duet with Sam Smith)
3. For once in my life
4. Zing went the strings
5. You made me love you
6. Talk of the town
7. Come rain or come shine
8.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 (duet with Rufus Wainwright)
9. The trolley song
10. The man that got away
11. San Francisco
12. Over the rainb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