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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캐쳐(DREAMCATCHER) ‘Bonvoyage’ (2023)

평가: 3.5/5

차가운 ‘디스토피아’마저 쇠락하고 사회를 지탱하는 모든 것이 무너진 종말의 세계, ‘아포칼립스’ 3부작에 돌입한 드림캐쳐의 최근 핵심 악기는 바로 기타다. 문명의 상징인 전자음의 비중을 줄이고 인간미를 대동한 강렬한 록 사운드로 재건 의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강한 디스토션 효과와 메탈 풍의 ‘Maison’과 ‘Vision’이 그 현장을 묘사했다면, 서사의 마무리를 장식하고 희망찬 미래를 그리는 ‘Bonvoyage’의 걸음은 한결 가볍다. 쨍한 선율과 잔잔한 어쿠스틱 연출은 본래 어둡던 작풍에 따스한 햇빛을 쬐고, ‘Sleep-walking’에서도 선보인 바 있는 공격적인 브레이크비트는 기존의 용법과 달리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코어적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밝은 분위기를 통해 신선함과 대중성을 부여했다.

하이라이트 전후로 등장하는 보컬 배분이 그렇다. 지유가 쏘아 올린 사뿐하고 밝은 토스를 유현이 부드럽게 받고, 뒤이어 메인보컬 시연의 폭발적인 성량이 스파이크를 날리는 콤보는 충분히 편안하면서도 분명한 인상을 남긴다. 그룹에 순풍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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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캐쳐(DREAMCATCHER) ‘Apocalypse : Follow Us'(2022)

평가: 2.5/5

드림캐쳐의 생존방식은 양날의 검이었다. 뚝심 있게 밀어붙인 메탈 콘셉트가 케이팝 시장에서 고유한 영역을 구축했지만 매니악한 사운드는 중심부로의 진입을 방해했다. 차근히 다져온 입지를 넓히기 위해 EDM과의 융합을 시도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일방향 콘셉트에서 벗어나 변화의 분기점으로 맞이한 디스토피아 3부작은 그룹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적절한 장르적 변용에 성공한 앨범이었다. 

아포칼립스의 포문을 여는 두 번째 정규음반 < Apocalypse : Save Us > 역시 신스팝 ‘Starlight’와 ‘Together’ 등 전자음악의 비중이 컸지만 중심을 잃지 않았다. 록에 펑크(Funk)를 가미한 ‘Locked inside a door’와 금속성 재질의 메탈 기타가 돋보이는 ‘Maison’은 앨범을 매력적인 첫 에피소드로 만들었다.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인 < Apocalypse : Follow Us >는 구심점이 흔들린다. 인트로에서 록 음악의 기악적 요소를 덜어내고 신시사이저와 전자드럼을 전면에 내세워 완전한 변화를 꾀하나 싶다가도 이어지는 ‘Vision’에서 부조화스러운 전자음이 메탈 사운드와 혼재해 애매한 방향성을 남긴다. 발라드곡 ‘이 비가 그칠 때면’ 역시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동떨어져 물음표가 찍힌다. 

장르적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시도가 궤도를 잃고 헤매는 결과를 낳았지만 중반부에 수록한 ‘Fairytale’과 ‘Some love’가 흔들리는 선체를 바로 잡는다. 비교적 데뷔 초 향취를 유지한 두 곡의 선명한 멜로디와 직선적인 록 사운드가 드림캐쳐만의 색깔을 유지한다.

독특한 시도에 그칠 수 있던 모험수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케이팝 시장의 본격적인 글로벌화와 맞물린 배경 덕도 있지만 그룹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확신으로 이루어낸 성공이다. 기존의 훌륭하게 사용해왔던 무기를 등질 필요 없이 어지러운 아포칼립스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헤쳐 나아가야 한다.

-수록곡-
1. Intro:Chaotical X
2. Vision
3. Fairytale
4. Some love
5. 이 비가 그칠 때면 (Rainy day)
6. Outro:Mother n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