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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SHINee) ‘Atlantis’ (2021)

평가: 4/5

정규 7집 < Don’t Call Me >의 리패키지를 위해 추가 수록된 세 곡 가운데 ‘같은 자리 (Area)’와 ‘Days and years’에게 주어진 임무는 꽤 명확해 보인다. 다소 역동성에 치중된 전작에 서정성을 투입하는 역할로, 트랙 간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일종의 후속 조치다. 따라서 태생은 철저히 안정성에 입각한다. 기존 트랙을 압도하거나 앨범의 입지를 격상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하지만 ‘Atlantis’의 경우는 다르다. 등장부터 퇴장까지 모든 면에서 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발한다. 언뜻 무작위의 텍스처를 나열한 듯한 구성과 해양의 색감을 잔뜩 버무린 원색의 미장센, 이에 독특한 비유법과 다채로운 보컬 운용으로 대변되는 샤이니의 특수성이 정교하게 맞물리며 하나의 유기체로 탄생한다. 명징한 콘셉트에는 노련함과 참신함이 공존한다. 그루비한 기타 도입부가 물결처럼 찰랑거리다가도 심해의 먹먹한 공간감이 반전과 고조를 주도하고, 이내 파도가 굽이치는 듯한 역동적인 하이라이트로 치닫는 과정이 그렇다.

전작에서 의도한 활력을 유지하되 그룹의 정체성까지 여유롭게 확보한다. ‘Don’t call me’가 샤이니가 현 시장의 흐름에 적응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면, ‘Atlantis’는 샤이니만이 할 수 있는 흐름을 증명하며 반대로 현 시장에게 적응을 요구한다. 그리고 단순 수려한 완성도를 넘어, 2세대 아이돌로서 유례없는 영속성을 지탱해온 샤이니의 존재가 케이팝에 있어 어떤 의미로 자리하는지 다시금 재고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