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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 로바토(Demi Lovato) ‘Dancing With The Devil'(2021)

평가: 3/5

6년 만의 마약 중독 재발은 데미 로바토에게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영화 < 캠프 록 >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 겨울왕국 >의 ‘Let it go’를 불러서 사랑받던 팝스타는 생명까지 위협하는 과거의 그늘 때문에 긴 휴식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2년 만에 < Dancing With The Devil >을 발매하며 제작 과정이 녹아 있는 유튜브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영상을 통해 예고한 것처럼 이번 앨범은 회한으로 얼룩진 지난날을 총천연색의 빛으로 비추는 만화경이다.

마약의 황홀경과 절망을 묘사한 ‘Dancing in the devil’과 ‘ICU (Madison’s lullabye)’는 자기 고백적인 가사의 빛이 과거의 그늘을 감싸며 첫 번째 마약 파문 후 발매했던 ‘Skyscraper’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현재를 상징하는 노래 ‘Butterfly’가 아버지에 대한 아이러니를 담은 ‘Father’와 같은 주제로 전작의 궤도를 따라가는 지점은 모호하다.

새로운 시작을 선언한 ‘The art of starting over’의 매끄러운 전자 피아노 소리를 타고 전해지는 여유로움이 그의 마음가짐을 대변한다. 뮤트 기타 리프로 시작하는 ‘Lonely people’은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사랑하라며 이전에 발표한 ‘I love me’의 기조를 잇는다. 샘 피셔, 사위티 같은 든든한 피처링 군단은 공고한 위치를 재탈환하고자 하는 데미 로바토의 각오를 담고 있다. 하지만 ‘Met him last night’은 작곡가이자 피처링으로 참여한 아리아나 그란데의 색이 짙어 앨범의 주객이 전도된 양상이다.

음반은 18곡의 장대한 규모와 다양한 장르의 혼합으로 만든 빛의 모음이다. 찬연하나 넓은 폭의 주제와 많은 수의 곡을 한 번에 담아내려 했기에 오히려 명료하지 않다. 이전의 리부트를 떠올리는 구성도 그의 7번째 정규앨범의 의미를 흐린다. 어울리지 않는 화려함은 과거의 영광을 전유하려는 의도로만 느껴질 뿐이다. 내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제가 아닌 오늘을 극복해야 한다.

-수록곡-

1. Anyone

2. Dancing with the devil

3. ICU (Madison’s lullabye)

4. Intro

5. The art of starting over

6. Lonely people

7. The way you don’t look at me

8. Melon cake

9. Met him last night (feat. Ariana Grande)

10. What other people say (with Sam Fisher)

11. Caerfully

12. The kind of lover I am

13. Easy (with Noah Cyrus)

14. 15 minutes

15. My girlfriends are my boyfriends (feat. Saweetie)

16. California Sober

17. Mad world

18. Butterfly

19. Good p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