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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 ‘미국’] 3. 라틴 음악이 가진, 스페인어 이상의 깊이

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전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지만, 연초에 2020년을 정복할 듯 포문을 열었던 건 라틴 음악이었다. 2월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1990년대 라틴 팝 열풍의 주역 샤키라와 제니퍼 로페즈가 헤드라인 하며 ‘라틴 프라이드’를 내세웠다. 함께 등장한 가수 제이 발빈(J Balvin)과 래퍼 배드 버니(Bad bunny)역시 201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레게톤의 선풍적인 유행을 이끈 인물들이다. 라틴계는 미국 유색인종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라틴 음악은 이미 한국의 대중음악에도 깊숙이 침투해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그럴수록 그 맥락과 저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틴 아메리카는 미국의 시작부터 함께했다. 남서부 영토의 대부분은 멕시코에게서 갈취했고, 샤키라의 출생지 푸에르토리코는 지금까지도 미국의 식민지로 남아있다. 애초에 미국에서 영어 다음으로 사용자가 많은 언어가 스페인어다. 미국의 인종주의와 자본주의는 수많은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을 사회의 최하층으로 밀어 넣어, 누군가는 해야 하지만 아무도 하기 싫어하는 3D업종을 맡겼다. 이들 없이는 사회가 돌아가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 팔 벌려 환영하지는 않는 이중성이다.

라틴 음악은 이런 태도와는 별개로 대중에게 사랑받아왔다. 쿠바 이민자 출신 글로리아 에스테판 & 마이애미 사운드 머신(Gloria Estefan & Miami Sound Machine)이 ‘Conga’로 빌보드 싱글차트 10위에 올랐던 1986년은 미국이 공산국가 쿠바와 대립하던 냉전 시절이다. 리키 마틴과 산타나가 인기를 끌고, 라틴 그래미까지 따로 개최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에는 미 정부가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벌였다. 카밀라 카베요의 ‘Havana’나, 루이스 폰시와 대디 양키의 ‘Despacito’가 대히트를 친 2010년대 후반은 트럼프가 당선돼 이민자 혐오를 부추기고 그 일환으로 멕시코 국경에 벽을 세우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라틴’이라는 단어의 모호함은 이 애증과 뿌리를 공유한다. 막상 ‘라틴 음악’ 하면 스페인어와 더불어 어딘지 모르게 고혹적이고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상하게 되지만, 그 이상으로 일관적인 설명을 덧붙이기 힘들다. ‘라틴’이 아우르는 지역과 역사가 너무 넓기 때문이다. ‘라틴 음악’은 악기나 곡의 구성 같은 음악적 특성 대신 창작 주체의 국적이나 가사의 언어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케이팝’만큼이나 두리뭉실한 단어다.

스패니시 기타를 앞세운 정열적인 발라드도, 멕시코의 민요에 현악기와 브라스가 추가된 흥겨운 마리아치도, 피아노를 타악기 쓰듯 사용하는 빠른 리듬의 아프로-라틴 재즈도, 강렬한 비트가 특징인 푸에르토리코의 레게톤도 모두 ‘라틴’이다. 이 음악들이 고리타분한 주류에 대한 ‘대안 음악’으로서 받게 된 사랑의 이면에는 디테일들을 뭉뚱그려 ‘이국의 것’으로 취급하는 일반화의 시선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누가, 혹은 무엇이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도 뜨겁다. 중남미, 혹은 이베리아반도 출신이라고 해서 한가지 인종의 사람들이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유럽의 식민활동으로 끌려온 흑인들은 물론이고, 19세기 무렵부터는 많은 아시아 출신 막노동꾼들도 정착해 ‘쿨리'(coolie)로 경멸받으며 살기 시작했으니, 비교적 피부가 하얀 편인 제니퍼 로페즈나 샤키라가 아무리 ‘라틴 프라이드’를 외쳐봤자 얼마나 대표성이 있느냐는 논리다.

게다가 흑인 차별 반대를 위해 경기 시작 전 국가 제창 시간에 무릎을 꿇으며 시위했던 선수 콜린 케이퍼닉(Colin Kaepernick)을 리그에서 퇴출하다시피 한 NFL의 행태 때문에,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 출연해 이들의 수익 창출을 도운 샤키라와 제니퍼 로페즈는 아프로-라티노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렇듯 ‘라틴’이 뭔지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라틴계 사람들이 미국에 살면서 공유하는 경험이나 정서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들 중 자신의 뿌리를 사랑하지만 그곳의 붕괴하는 정치, 사회, 또는 경제를 보며 갖게 되는 감정이나, 미국 경제의 최하층으로 편입된 이민자의 입장을 간접적으로나마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틴 아메리카의 음악에서 마냥 정열과 흥, ‘이국적인 분위기’만 읽어내기엔 그 이면에 너무 많은 맥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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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 ‘미국’] 2. 동양계의 미국, 아시안 아메리카

미국에서 흑인들이 겪는 차별에 대한 논의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반응이 ‘동양인도 차별을 겪는다’는 말이다. 그 자체로는 틀린 말이 아니지만, 타인의 고통에 연대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는 않다는 취지로 미국에 사는 동양인들 사이에서는 ‘Asians For Black Lives’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반대로 얘기하면 그런 운동이 벌어져야 할 만큼 흑인들의 입장에 공감하지 않는 동양인들도 많았다는 뜻이다. 이 미묘한 갈등을 이해하는 실마리는 동양계 뮤지션들이 미국에서 차지해온 입지에서 찾을 수 있다.

흑인이나 동양인이나 유색인종으로 미국 사회에서 배제된다는 사실은 같지만 그 방식은 다르다. 동양인은 흑인들처럼 제도적인 폭력으로 목숨을 위협받기보다는 아예 담론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오래도록 만인의 사랑을 받아온 흑인들의 문화와는 다르게 동양 문화는 특이한 것, 타자의 것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더 강하다. 대중문화 속에서 동양인의 얼굴을 찾는 것 자체가 어렵고, 그나마 관심을 받는 경우에도 ‘모범 소수민족'(Model Minority)의 전형을 기준으로 이루어진다.

명예 백인과 광대의 이분법은 동양인을 옥죈다. 음악으로 예를 들어보자. 요요마(Yo-Yo Ma)와 싸이 모두 미국에서 사랑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전자는 별다른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 모범생처럼 묵묵히 노력해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편입한 신화로 소비되고, 후자는 ‘모범생’을 온몸으로 거부하고 광대의 역할을 자처한것처럼 비친다. ‘강남스타일’ 속 물질만능주의를 풍자하는 뉘앙스는 지워진 채 ‘광대’의 이미지만 남아 세계로 퍼져나갔다.

미국에 살고있는 동양인들의 음악은 이분법을 벗어나 온전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한 여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 방식은 직설보다는 행동이다. 자신을 받아들여달라고 말로 항의하는 대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공론장으로 밀어 넣는다.

대표적으로 2018년 < Be The Cowboy >로 평단의 화제를 받은 미츠키(Mitski)가 있다. 서양에서 그려놓은 순종적인 동양인 여성의 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니컬한 표정으로 강렬한 록 사운드를 앞세워 일본어로 ‘가슴이 터질 것 같다’며 노래한다. 그 누구도 이 모습을 보고 모범생이나 광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로 활동하는 미셸 조너(Michelle Zauner)의 노래 역시 동일 선상에 있다. 그의 음악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아래서 자란 특수한 가족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을 노래한다. 동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버리는 대신, 다른 문화권 사람들이 알 수 없는 특수한 경험에서 보편성을 얻어내는 과정이다. 한국말을 잘하지 못하는 그가 한국인 어머니와 함께 동양 식료품 마트에 가서 느낀 복잡한 심경은 잡지 뉴요커에 수필 형태로 실리며 수많은 경계인(境界人)들의 공감을 샀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미국 내의 동양인으로서 갖게 되는 타자성을 ‘특이한 매력’으로 치환해 무기로 삼는 뮤지션들도 있다. 인디밴드 슈퍼올가니즘(Superorganism)이 한국어로 ‘무엇인가 정신에 집어넣으세요’ 라고 노래하거나, 뉴욕의 디제이 예지(Yaeji)가 메이크업 튜토리얼 스타일의 뮤직비디오에서 창피했던 기억을 ‘내후년 옆에 도포’하라고 읊조리는 모습은 한국어를 못 하는 사람들은 물론 모국어가 한국어인 사람들이 보기에도 어딘가 조금 어긋나있다. 이들이 공략하는 것은 공감보다는 참신함이다. 주류사회에게 존재를 긍정 받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다.

미국 내 ‘동양인’의 입지에 관해서 이야기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언급된 뮤지션은 모두 동북아시아계 사람들이다. 아시아를 동북아시아로 국한해서 인식하는 기조는 미국 내 ‘아시안’에 대한 담론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작은 혁명을 일으킨 것이 88라이징(88Rising)이다.

동양의 것을 당당하게 내세우는 이 크루의 얼굴은 인도네시아 출신의 래퍼 리치 브라이언(Rich Brian)이다. 아시아 문화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포부는 필연적으로 그 실현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구현한, 너무 진지하거나 교조적이지 않으면서도 멋진 아시안의 이미지는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아시안 아메리카’의 새로운 문화적 구심점이 됐다.

아시안 아메리카는 그 존재를 긍정 받기 위한 싸움을 하고 있다. 고향에서는 ‘교포’ 취급을 받고, 미국에서도 타자의 입장인 제3문화의 아이(Third Culture Kid)로 여겨지지만, 있는 그대로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한 명이라도 더 목소리를 내고 얼굴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언뜻 부당하게 감옥으로 몰리고 죽임을 당하는 흑인들의 싸움과는 결이 달라 보이고, 이 때문에 동양계 뮤지션의 음악과 흑인 뮤지션의 음악이 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그러나 ‘코리아타운의 시장’으로 불리는 래퍼 덤파운데드(Dumbfoundead)가 괜히 앤더슨 팩의 ‘Lockdown’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연대한 게 아니다. 한 소수자 집단이 살아남지 못하는 사회는 다른 소수자 집단들에게도 가혹한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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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Beyoncé) ‘Black Parade’ (2020)

제임스 브라운 및 숱한 블랙 뮤직의 전설들도 그러했듯, ‘Formation’과 역사적인 코첼라 페스티벌로 21세기 블랙 프라이드의 정점을 기록한 비욘세 역시 최근에는 화려한 무대를 뒤로 하고 < 라이온 킹 > 실사 영화 사운드트랙 < The Gift >를 통해 ‘아프리카로 돌아가자’의 기치를 내거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을 뒤덮은 블랙 라이브스 매터(#BlackLivesMatter) 운동을 격려하며 준틴스(Juneteenth) 명절에 기습 공개한 행진가 ‘Black parade’도 그 기조 위에 있다. 

비욘세는 홀로 걷지 않는다. 검은 대륙의 신성한 바오밥나무, ‘마더랜드’의 영혼들과 전통 밴드, ‘황금왕’ 만사 무사와 마틴 루터 킹, 말콤 엑스부터 커티스 메이필드 같은 미대륙의 영웅들이 플루트와 호른 세션으로 빚은 전통의 리듬 위 묵직한 베이스 리프로 만든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는다. 코로나19 감염과 공권력의 야만적인 폭력에도 굴하지 않고 거리로 나선 모든 이들에게 찬사를 바치는 비욘세의 행렬은 ‘블랙 프라우드(Black Proud)’ 그 자체를 상징한다. 7월 31일 공개 예정인 ‘블랙 이즈 킹(Black Is King)’을 위한 전초전 역할도 겸한다. 

자부심 넘치는 멋진 곡임은 분명 하나 ‘Formation’ 이후 강성 일변도로 나아가는 비욘세의 세계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이 부른 분노 이면의 허탈감과 무기력까지 응시한 앤더슨 팩의 ‘Lockdown’이 현실과 더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현시대 가장 원대한 이상을 품고 있는 비욘세에게도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닿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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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앤더슨 팩(Anderson .Paak) ‘Lockdown’ (2020)

평가: 4.5/5

특유의 그루브 있는 비트와 세련된 멜로디, 섹시한 목소리가 전달하는 가사는 어느 때보다 무겁고 서럽다. 이 노래는 혁명가다. 코러스의 내용처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도시 전체에 내려진 락다운조치와, 자신들을 향해 빗발치는 고무총탄 세례에도 불구하고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며 시내에 모여 시위를 하는 사람들의 노래다. 한국의 민주화운동과 평행선이 그려지는 그림이기에 곡의 정서를 계속 곱씹게 된다.

버스에서 악기 편성을 최소화하는 한편 직설과 은유를 섞어가며 흑인들이 겪어온 제도적인 인종차별과 억압에 대한 세상의 무심함을 꼬집는다. 우리들이 죽어갈 땐 조용하더니 우리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약탈을 구실삼아 시위 전체를 비난하냐고 악에 받쳐 묻는가 하면, 남부의 노예들처럼 사슬 (chain)을 끊고 싶을 뿐이라며 폭력의 연쇄를 비판하기도 한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이젠 시간이 다 됐다 (‘Time heals all, but you outta time now’)는 대목은 2018년, 오프라 윈프리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가부장의 시대는 갔다고 한 미투 운동 지지 연설을 떠오르게 한다. 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다.

뮤직비디오에서 나오는 래퍼 제이 락 (Jay Rock)의 숨 막히는 라이브 랩 역시 꼭 들어야 할 대목이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주위를 한번 둘러보라며 화면 너머에서 눈을 마주쳐오는 그는 단번에 듣는이의 마음을 열어버린다. 그의 말대로, ‘세상이 모두를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차별 반대 운동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2020년을 기록하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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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드릭 라마와 Black Society

I hope you come back, and learn from your mistakes.
꼭 돌아와서, 네가 저지를 실수로부터 배웠으면 한다.


Come back a man,

tell your story to these black and brown kids in Compton.
남자가 되어 돌아와서, 컴튼의 흑인 아이들에게 네 이야기를 해주렴.


Let ’em know you was just like them,

but you still rose from that dark place of violence,
becoming a positive person.
너도 그들과 똑같았지만,

이 폭력의 도시에서 자라나 긍정적인 사람이 되었다고.

But when you do make it, give back,

with your words of encouragement,
and that’s the best way to give back, to your city.
네가 정말 성공했을 때, 격려의 말들과 함께 이곳에 돌아와.

이것이 네가 이 도시에게 보답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야.


‘Real (Feat. Anna Wise)’

돈, 여자 그리고 마약을 쫓는 무의미한 가사를 남발하는 다른 래퍼들과는 다르게 켄드릭 라마는 자신의 목소리가 가진 힘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는 래퍼이다. 그는 아직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은 흑인에 대한 억압과 편견을 고발하고자 하는 소신이 있으며 이를 곡으로 구현해내는 뛰어난 재주가 있다. 그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저 랩을 잘하는 래퍼이기 이전에, 자신의 고향인 빈민촌 컴튼 구역의 처절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깨어있는’ 메신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출시된 메이저 2집 < To Pimp A Butterfly >의 핵심은 가사에 있다. 물론 높은 수준에 도달한 프로듀싱과 랩 퍼포먼스가 당연히 빛을 발하지만, 그가 정성스레 빚어낸 가사야 말로 앨범의 뛰어난 성취이다. 흑인에 대한 역사적 사건과 여러 문학들을 근거로 한 서사와 성찰의 텍스트는 그저 안이하게 그러나 주눅 들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날리는 뼈아픈 일침이다.


– 1 –

Sneak me through the back window,
I’m a good field nigga.
날 뒤 창문으로 몰래 들여보내줘,

나는 좋은 노예야.
I made a flower for you outta cotton just to chill with you
너랑 놀러 목화로 꽃을 만들어 왔잖아.
Brown skinned, but your blue eyes

tell me your mama can’t run
검은 피부에 파란색 눈을 가졌다는 것은

너의 엄마가 도망치지 못했단 뜻이겠지.

‘Complexion(A Zulu love) (Feat. Rapsody)’


What you want you? A house or a car?
원하는 게 뭐야? 집? 차?
Forty acres and a mule, a piano, a guitar?
40 에이커의 땅과 노새, 피아노, 기타?


‘Wesley’s Theory (Feat. George Clinton)’

Amazon.com: Watch 12 Years a Slave | Prime Video

신대륙 아메리카의 발견과 함께 포르투갈과 스페인 등 유럽의 국가들은 16세기부터 그 곳을 식민지를 만들었다. 팽창하는 자본주의의 성질에 의해 아메리카의 원주민(인디언)들로는 일손을 채우지 못했고, 수많은 아프리카계 흑인들이 노예로서 끌려왔다. 주로 사탕수수나 목화 재배의 목적으로 이용된 흑인들은 백인들의 수하에 억압받고 겁탈당했으며, 고통당했다.

흑인들의 고단한 생활은 1863년 16대 대통령 링컨의 < 노예 해방 선언 >으로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또한 1865년 윌리암 셔먼 장군은 < 특별 야전 명령 15호 >에서 흑인들에게 40에이커 넓이의 경작 가능한 땅과 노새를 주겠다고 발표했고, 여기에 많은 흑인들이 환호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링컨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이 약속은 새 대통령 앤드류 존슨과 다수의 정치인들로 인해 취소되고 만다. 이로써 흑인의 꿈은 무너지고, 그들은 다시 소작농의 생활로 돌아가야만 했다. 이러한 암울한 현실의 탈출구는 바로 피아노, 기타가 대표하는 음악이었다. 이들의 음악은 후에 탄생한 재즈와 블루스의 기원이 된다.

– 2 –

So why did I weep
when Trayvon Martin was in the street?
그래서 나는 왜

트레이번 마틴이 거리에 있었을 때 울었을까?

When gang banging make me

kill a nigga blacker than me?
내가 한 것들이 나보다 더 검은 흑인들을 죽이는데


‘The blacker than berry’

Florida Teen Trayvon Martin Shot and Killed - HISTORY

자경단원 조지 짐머만(George Zimmerman)이 동네를 순찰하던 도중, 후드티를 입고 있는 한 소년을 발견한다. 그는 그 소년을 아무 근거 없이 마약에 관련되었다고 판단하고 소년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소년은 도망가기 시작했고, 결국 짐머만은 권총을 꺼내 발사했고, 그렇게, 17살 트레이번 마틴은 그저 편의점에서 스키틀즈 한 봉지와 아이스티를 사고 집으로 귀가하던 길 위에서 사망했다. 대학생 마이클 브라운은 백인 경찰과 몸싸움 도중 6발의 총알을 맞아 사망했다. 그의 유가족은 총격사유와 당시 경찰의 신원공개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침묵했다.

이 두 소년은 모두 흑인이다.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진 않았지만, 트레이번 마틴이 범죄자로 의심 받았던 이유엔 드러나지 않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편견에 많은 흑인들이 분노했고 항의했다.

그리고 1년도 지나지 않은 2015년 4월 8일, 또 한 차례의 비극이 발생한다. 바로 백인 경관 마이클 슬레이저가 비무장한 흑인 월터 스콧에게 8발의 총격을 가한 것. 마이클은 스콧과 실랑이 중 빼앗긴 전기충격기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증언했지만 시민이 제보한 동영상에 의해 모두 거짓임이 밝혀졌다.

– 3 –

But remember, anybody can get it.
The hard part is keeping it.
기억해둬, 누구나 여기까지 올 순 있어.

하지만 가장 어려운 건 그걸 계속 유지하는 거야.
My name is Uncle Sam on your dollar.
나는 너의 지폐 위에 그려진 엉클 샘이야.

Pay me later, wear those gators
돈은 나중에 내고, 이 악어 가죽을 입어봐.
Two coupes, two chains, two c-notes.
두 대의 자동차, 두 개의 목걸이, 100달러 두 장.
And everything you buy, taxes with deny.
그리고 네가 그 모든 것을 산 댓가인 세금을 내기 거부한다면,
I’ll Wesley Snipe your ass before thirty-five.
난 네가 35살이 되기 전에 널 웨슬리 스나이프로 쏴버릴 테니까.


‘Wesley’s theory (Feat. George Clinson)’

wesley snipes mugshot - Google Search | Mug shots, Wesley snipes ...

2008년, 영화배우 웨슬리 스나입스는 플로리다 법원으로부터 1999년부터 2001년 사이의 소득 3억 8천만 달러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세와 소득신고 누락 등의 혐의로 유죄를 판결 받고 징역 3년형을 선고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국가의 부당한 조세법에 대해 불만을 가지며 탈세를 저지르는 ‘납세 거부 운동’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켄드릭 라마는 ‘Whesley’s theory’란 곡을 통해 힘겹게 부와 사회적 지위를 얻은 흑인들을 몰락시키는 국가를 엉클 샘(Uncle Sam)에 비유하며 부당 한 사회제도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미국 대통령 링컨이 < 노예 해방 선언 >을 선포한지 약 15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이 세상이 피부색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아직도 편견은 존재하며 차별은 현재진행중이다.

So I’mma say somethin’
that’s vital and critical for survival Of mankind,
그러니 내가 한마디 할게,

인류의 생존를 위한 중요하고 필수적인 한마디.

if he lyin’, color should never rival
피부색으로 적이 될 수 없어.


‘Complexion(A Zulu love) (Feat. Rapsody)’

(20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