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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웨이브(Shy Wave) ‘Mood Swings'(2021)

평가: 3.5/5

샤이 웨이브(Shy Wave)는 LA를 무대로 활동을 펼친 필름 메이커 남큐 강(namq Kang)의 ‘얼터 에고(Alter ego)’ 프로젝트다. 각종 미디어에서 ‘부캐’가 절찬리에 상영 중인 요즘을 예견이라도 한 듯 < Mood Swings >는 2019년부터 차근히 쌓아 올린 결과물이다. 녹여낸 일상들을 엮은 뒤 그의 이름처럼 세상을 향해 수줍은 손 인사를 건넨다.

커버 아트를 장식한 독특한 캐릭터 ‘샤이 웨이브’는 기분에 따라 형태를 탈바꿈하는 창조물로 앨범의 콘셉트를 단편적으로 요약한다. 기본적으로 일렉트로니카의 기반 위에 로 파이(Lo-fi)한 감성을 자연스럽게 결합한 수록곡들은 가지각색의 자아를 품고 있으며 변화무쌍한 매력을 발산한다. 신시사이저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Dream car’와 리듬을 잘게 쪼개며 익살스러움을 묘사한 댄서블한 곡 ‘Keep dancing’의 대조를 대표적으로 저마다 다른 질감을 반영한다.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사운드들로 형성된 오묘한 조화에는 영리한 샘플링 기법이 뒷받침되어 세련된 쾌감을 제공한다. 올드스쿨 힙합과 턴테이블리즘, 레코드판 샘플링을 적절히 활용한 곡 ‘I hate kids’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면 루핑 비트 위 유리 소리와 부드러운 종소리, 그리고 기타 리프를 산발적으로 혼합한 곡 ‘Two glasses of wine’은 추상적인 느낌을 물씬 풍긴다.

< Mood Swings >는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지 않는다. 감각적으로 각각의 요소들에 집중한 채 다양한 색채를 띠고, 그때그때의 감정과 온도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지루할 틈 없는 변덕스러운 곡들에 섬세한 완급조절까지 놓치지 않는다. 도시적인 바이브와 힙스러움마저 겸비한 샤이 웨이브의 전환되는 기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작품.

-수록곡-
1. I hate kids
2. Don’t worry about tomorrow
3. Two glasses of wine
4. Dream car
5. Shot (Interlude)
6. Keep dancing
7. When you love someone
8. Union of opposites
9. U (Interlude)
10. Send you flowers
11. Speak low when you speak of love
12. Mood swings (Interlude)
13. You don’t know
14. Shallow people talk about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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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30) ‘THE FROST ON YOUR KIDS'(2021)

평가: 3/5

크루 서리(30)의 멤버들은 힙합 신에 잘 알려진 이름들이다. 쿤디 판다(Khundi Panda)와 디젤(dsel), 손 심바(Son Simba), 오하이오래빗(OHIORABBIT)으로 구성된 래퍼진과 프로듀서 비앙(Viann), 그리고 그래픽 아티스트 그냥 희수를 중심으로 결성됐다.

최근 새 멤버 씨제이비95(cjb95)와 니완(Niwann)의 합류로 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발매 전부터 국내 래퍼들의 상찬을 얻으며 힙합 애호가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이들의 첫 정규 앨범 < THE FROST ON YOUR KIDS >는 독기 어린 메시지로 팀 규모만큼이나 큰 음악적 포부를 드러낸다.

콘셉트는 자신감, 근거는 실력이다. 커버에서 알 수 있듯 음반은 역량이 떨어지는 래퍼들을 공격 대상으로 설정하고 자신을 그들을 가르치는 선생에 빗대어 ‘불량한 태도 바로잡아주는 학생주임 랩'(‘Ye chef’)으로 상대를 호되게 나무란다. 빼어난 실력자들이 뭉친 그룹이기에 자연스럽게 설득력이 부여되는 자만이다.

실제로 이들의 퍼포먼스는 본작에서도 빈틈이 없는데, 빽빽하게 마디를 메우다가도 음절을 일관되게 맞추는 안정적인 플로우, 각개 비트의 무드에 일조하면서도 자신의 색을 잃지 않는 래핑, ‘고드름 세례’ 등에서 드러나는 탄력 있는 후렴구로 팀이 다져온 탄탄한 기본기를 증명한다.

비앙과 씨제이비95의 지원사격도 존재감을 숨기지 않는다. 두터운 킥과 베이스로 귀에 착 달라붙는 붐뱁 기조를 통일성 있게 유지하면서도 사운드의 에너지를 전면에 피력해 프로덕션에 승부수를 두기도 한다. 분주한 드럼과 시크한 신시사이저가 속도감 있게 내달리는 ‘凸’과 ‘골로가 모텔’은 대표적이다. 트렌디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맛깔나게 구현한 ‘호랑이레슨’으로 정석적인 붐뱁 전개를 거부하며 음반에 신선함을 보태는 구성 역시 긍정적이다.

반면 실력 과시의 일관된 내용 전개는 오히려 큰 감흥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네 래퍼의 개인 활약을 욕심껏 눌러 담아 50분의 짧지 않은 재생 시간이 완성됐는데, 다수 청자에게는 공감의 폭이 좁은 주제일뿐더러 모든 수록곡이 비슷한 테마 아래에 있어 피로감이 남는다. 간결하게 각인되는 무게감 있는 언어보다 재치 위주의 언어유희와 인터넷 밈을 다수 착안한 가사도 흥미롭기는 하나 오래 기억될 생명력까지 담보하지는 않는다.

메시지의 울림보다 랩과 사운드의 타격감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개개 구성원의 역량과 크루로서의 좋은 합으로 단단한 응집력과 청각적 쾌감을 일궈냈다는 점만으로도 첫 정규작의 걸음을 뗀 크루에게 충분한 의의를 제공한다.

– 수록곡 –
1. The frost on your kids 
2. Hugo
3. 골로가 모텔 
4. 고드름 세례 
5. Ye chef
6. Loser’s advocate (with. Arwwae)
7. 30km/h (with. Easymind)
8. 호랑이레슨 
9. 凸
10. 땡땡이 (with. Avantgarde Vak)
11. Midnight smash bros
12. 291
13. We steal y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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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엠(QM) ‘돈숨’ (2020)

평가: 3.5/5

잘 나가는 힙합 레이블에 인기 있는 아티스트만 있는 건 아니다. 탄탄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목받는 뮤지션과 달리 ‘회사 식구 사진 속 저 맨 끝’에 서 있는 래퍼도 있다. VMC 소속 래퍼 큐엠은 2016년 < NAZCA >를 시작으로 정규작 < WAS >와 < HANNAH >를 차례로 발매하며 튼튼하고 컨셔스한 랩으로 힙합 애호가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여전히 대중에게는 무명에 가깝다.

2년 만에 발매한 신보 < 돈숨 >은 그러한 쓸쓸하고 고독한 정서를 노래한다. 과감한 패기 대신 개인의 에피소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 WAS >보다는 < HANNAH >와 닮았으며, 30대에 접어든 래퍼가 삶에 느낀 회의와 불안을 솔직하게 저술한다.

‘숨만 쉬어도 달에 200’이 나가는 사회 속 자신의 위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조소한다. ‘마이크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스스로에 좌절하기도(‘36.5’), ‘너희가 내 걸 들어줘야 벌잖아’라며 격앙된 감정을 내비치기도 한다(‘카누’). 작품의 어감이 말끔하고 직선적인 덕에 청자에게 즉각적으로 메시지가 전달된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또한, ‘섬’이라는 장치를 메타포 삼아 자신이 갇힌 현실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다가(‘Island phobia’) 끝내 제자리로 돌아오는(‘다시 섬’) 유연한 전개 과정, 전 애인과 관련한 진술을 적나라하게 노출하며 사실성을 부각하는 후반 트랙들에서는 작가적인 면모도 극대화한다. 간결하면서도 입 안에 쓴맛이 가득 고이게 하는 스토리텔링이 절정에 이르렀다.

메시지뿐만 아니라 음악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정직한 붐뱁 위주였던 < HANNAH >와 달리 프레디 카소(Freddi Casso), 버기(Buggy), 반 루더(Van Ruther) 등 VMC 인하우스 프로듀서들이 지휘한 본작의 사운드는 한층 입체적이다. 공격적인 전자음을 마찰시킨 ‘Island phobia’와 트랩과 붐뱁을 성공적으로 연결한 ‘돈숨’, 둔중한 베이스 라인이 귀를 잡아끄는 ‘만남조건’은 대표적인 곡이다.

무엇보다 듣는 맛의 절정은 넉살과 함께한 ‘뒷자리’. ‘인생 역전’이라는 주제로 음반에서 유일하게 호기로운 기운을 내비치는 이 곡은 앞뒤로 밀고 당기는 드럼과 베이스의 그루브에 귀에 잘 들어오는 랩과 훅(Hook)을 무기 삼아 킬링 트랙으로서의 존재감을 강하게 피력한다.

주인공의 내용 전개가 명확해 피쳐링에 참여한 래퍼 넉살, 화지, 쿤디판다, 타이거 JK는 안정적인 활약으로도 존재감이 다소 옅게 다가온다. 보컬진 저드와 비비가 노래한 후렴구가 곡의 무드에 충실히 일조하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과 반대로 말이다.

그만큼 < 돈숨 >의 핵심은 아티스트의 자전적 서사에 있다. 화려한 조명 속 각광받는 랩스타들에 가려진 힙합 신의 이면에서 자신을 연민하다가도 긍지를 지키고자 하는 뮤지션의 긴 한숨을 듣는다. 그는 자신을 ‘직업이기에는 부끄러운’ 래퍼라 칭하지만, 역량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음반을 듣는 이들은 모두 느낄 것이다.

– 수록곡 –
1. 은
2. 뒷자리 (Feat. 넉살) 
3. 36.5 (Feat. 화지) 
4. Island phobia (Feat. Tiger JK)
5. 카누 (Feat. BIBI)
6. 돈숨 
7. 가성비
8. 만남조건 (Feat. jerd) 
9. Chatney interlude
10. 닻 (Feat. Khundi Panda)
11. 다시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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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멘데스(Shawn Mendes) ‘Wonder'(2020)

평가: 3/5

남자가 파도 속에 허우적댄다. 물속으로 가라앉지만 그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하다. 현존 가장 잘나가는 젊은 팝스타 숀 멘데스의 네 번째 정규 음반은 바다처럼 깊은 사랑을 노래한다. 상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어도 그 근원을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지난 1년간 뜨거운 공개 연애의 주인공이자 여러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아티스트에게 가장 큰 음악적 영감이 되어준 연인 카밀라 카베요가 작품의 원천이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한 다큐멘터리 < 숀 멘데스 스토리 >에서 이야기했듯, 하늘에 떠 있는 달처럼 미처 다 담지 못할 그녀에 대한 감정을 음반은 싣고자 한다.

일종의 콘셉트 앨범이다. 사랑의 균일한 주제 아래 다양한 일화를 엮어낸다. 그렇기에 그의 이전 곡들과 내용에 근본적인 차이는 없지만, 대상이 명확한 덕에 표현은 보다 입체적이다. 상대에게 빠진 순간을 전작의 ‘Nervous’식 상황 묘사로 그려낸 ‘Higher’, 진지한 감정을 고백하는 프러포즈 송 ’24 Hours’, 복고적인 디스코로 섹스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Teach me how to love’ 등의 서사는 이전보다 유기적이고 대범하다. < Illuminate >의 시원한 고음과 < Shawn Mendes >의 간드러진 팔세토를 포용하고 기타맨의 이미지를 살린 ‘Can’t imagine’으로 부드럽고 나른한 중저음을 소화하며 더욱 발전한 보컬 연기를 내비치는 것도 음반의 특기점이다.

감정의 크기를 대변하듯 프로덕션의 활동반경도 이전보다 넓다. 그의 오랜 동료이자 프로듀서인 스콧 해리스(Scott Harris)와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의 < Fine Line >을 총괄한 작곡가 키드 하푼(Kid Harpoon)이 매만진 사운드는 그간 그 음악의 주축이었던 날렵한 기타의 경량화된 팝 작법 대신 한껏 덩치를 키운 외양을 그린다. 타이틀 ‘Wonder’는 대표적인 예다. 공간감 있는 백 보컬과 드럼을 가득 메워 교회 성가대 음악처럼 우람한 이 노래는 확실한 멜로디와 후렴에서 카랑하게 뻗는 하이톤이 더해져 안정적인 짜임새를 확보하고, 화사한 보컬을 겹겹이 쌓아 올린 ‘Dream’과 언뜻 퀸의 타격감이 겹쳐가는 ‘Look up at the stars’도 벅찬 사랑에 압도된 듯 웅장한 부피의 음향으로 행진한다.

이렇듯 한층 고풍스러워진 분위기가 음반의 콘셉트, 그리고 성인이 된 아티스트의 성장궤도와 잘 어울리지만, 한편으로는 덜 팝스럽게 들린다는 단점도 새긴다. 전체적으로 멜로디 감도가 높음에도 그의 입지를 공고히 했던 ‘If I can’t have you’나 국내에서 잘 알려진 ‘There’s nothing holdin’ me back’만큼의 맵시 있는 킬링 트랙이 없다.

또한, 깊은 감정을 전달해야 할 노랫말이 중간중간 ‘현자가 말했어 / 어리석은 사람만이 서두른다고’나 ‘네가 없으면 새들도 노래를 멈춰’처럼 밋밋하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문장으로 채워질 때는 진한 인상 전달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 때문에 오랜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Call my friends’나 우상 저스틴 비버와 팝스타의 어두운 이면을 자기 고백적으로 풀어낸 ‘Monster’처럼 로맨스의 영역을 벗어나 개인의 고뇌를 털어놓은 노래가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오며 작품의 신선도를 유지한다.

< Wonder >가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숀은 네 장의 정규 음반을 정상에 올린 팝 음악 역사상 가장 젊은 남자 뮤지션이 됐다. 트위터의 바인(Vine) 속 노래 잘하는 소년에서 지금의 슈퍼스타에 이르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그는 본작에서 잠시 멈춰서 감정을 응시하고, 담담하게 낭만의 언어를 쌓아 올렸다. 뮤지션과 그의 뮤즈가 함께 호흡하는 음반. 서툰 면도 있지만, 숀 멘데스는 사랑의 힘을 등에 업고 성장하는 중이다.

– 수록곡 –
1. Intro
2. Wonder 
3. Higher 
4. 24 hours
5. Teach me how to love
6. Call my friends
7. Dream 
8. Song for no one
9. Monster (Feat. Justin Bieber) 
10. 305
11. Always been you
12. Piece of you
13. Look up at the stars 
14. Can’t imag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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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Plastic Hearts'(2020)

평가: 3.5/5

Bangerz > 이후, 거대한 공의 진자 운동이 좀처럼 오래가지 못했다. 사이키델릭 록의 < Miley Cyrus & Her Dead Petz >와 컨트리를 첨가한 < Younger Now >로 나름의 실험을 꾀하기도 했으나, 본인이 올려놓은 역치의 벽은 높았고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악재 속 그가 선택한 길은 맞지 않는 옷은 과감히 던지고 가장 두드러질 수 있는 장르를 에너지 삼아 반동을 가하는 것. 더 큰 포물선을 그리기 위해 마일리 사이러스는 ‘7080’을 축으로 삼는다.

밴드 블론디(Blondie)의 보컬 데비 해리로 분한 커버를 보면 알 수 있듯, 뚜렷한 과거지향 색채를 띠고 있다. 지난해의 키워드였던 디스코, 신스팝보다 록에 역점을 둔 모습으로 팻 베네타, 밴드 하트(Heart), 스티비 닉스 등 여성 로커를 의도적으로 표방한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첫 곡 ‘WTF Do I know you’로 록의 물꼬를 튼다. 디즈니 스타 출신에게 허용되지 않은 길을 걸어온 마일리는 자신이 누군가의 롤모델 혹은 영웅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사과 대신 ‘Fuck’을 날린다.

롤링 스톤스의 ‘Sympathy for the devil’을 잘 마감질한 ‘Plastic hearts’에서는 격정과 파괴력을, 정갈한 어쿠스틱 기타 선율의 ‘Angels like you’와 ‘High’는 꾸밈없는 목소리가 저릿하게 다가온다. 외관만 바꾼 것이 아니라 직관성까지 챙기면서 그 안에 범성애자로의 선언, 리암 햄스워스와 이혼 등 역경의 일기는 심플하게 집약했다. 그에게 작위적인 호소는 없다. 특히 후자 스타일의 곡에서 < 한타 몬타나 > 시절 히트곡 ‘Climb’이 언뜻 지나가 향수를 불러일으킬 정도.

기라성 같은 게스트와 함께 무대를 꾸민 것 역시 앨범의 탁월한 점. 80년대 하드 록을 가미한 뉴 웨이브의 대표 주자 빌리 아이돌과 함께한 ‘Night crawling’, 하드코어 펑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조안 제트와 어깨를 나란히 한 ‘Bad karma’ 모두 1970, 80년대에 대한 헌사이다. 이때 아티스트는 능수능란하게 치고 빠지는 기량을 선보이면서 선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존재로 자리 잡는다.

다만 신스팝과 뉴 웨이브 계열에서는 특유의 허스키하고 거친 보컬이 부자연스러운 흐름을 형성하는 데 일조한다. < Club Future Nostalgia >에 수록될 법한 ‘Prisoner’는 두아 리파와의 합이 조화롭지 못하여 ‘Physical’의 아류작으로 남는다. ‘Midnight sky’ 역시 과거의 발자취를 힘겹게 따라가고 있다. 오히려 담백한 구성의 ‘Hate me’와 같이 덜어내기를 수행하는 곡이 역설적으로 파워를 발휘한다.

Wrecking ball‘처럼 회심의 헤비 펀치가 부재한 것은 흠이다. 대신 대체로 유려하게 흘러가는 멜로디와 진솔한 자기 고백에 깃든 깊이감이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한다. 돌이켜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퍼포먼스와 행실에도 인기 상종가를 내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오롯이 그의 음악적 의욕에 있다. 필연적으로 < Bangerz >가 가져온 부담을 드디어 내려놓았고, 실력에 경험까지 더해졌다. 기름칠을 마치고 본격 가동에 들어선 마일리 사이러스. 가속력을 내기까지 머지않았다.

-수록곡-
1. WTF Do I know you
2. Plastic hearts 
3. Angels like you
4. Prisoner (Feat. Dua Lipa)
5. Gimme what I want
6. Night crawling (Feat. Billy Idol) 
7. Midnight sky
8. High 
9. Hate me 

10. Bad karma (Feat. Joan Jett)
11. Never be me
12. Golden G st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