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 발매한 첫 EP < ㅠㅠ >는 공공구 개인 서사의 진정성을 뿜어냈다. “불안정한 내면의 스토리라인을 선명하게 그려 나간다”는 백종권 필자의 평처럼 음반은 지극히 개인적인 서사를 안정적인 래핑, 설득력 있는 가사로 빼곡히 채웠다. 앨범에서 느껴지는 그만큼의 무게감과 그 너머로 전해지는 삶의 피로도는 작품을 문제작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탄탄했다.
EP가 먼 과거부터 현재까지 꾹꾹 담아낸 삶을 노래했다면 싱글 ‘청담에서’는 스쳐 가는 순간을 담는다. 글감 역시 더 가벼워졌다. ‘너의 옥탑방에 옥상 달이 뜬 밤 / 차린건 없지만 축하해’라는 비교적 단조로운 가사가 반복되고 러닝타임도 3분이 채 안 된다. 일렉트릭 기타 선율 위로 퍼져나가는 노랫말이 일면 활기차기까지 하다. 가벼워진 발걸음. 마음에 담긴 것들을 음악으로 쉽게 풀어내는 공공구의 접근법이 이후 행보를 기다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