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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Album

토일 & 지스트(TOIL & Gist) ‘Toast'(2023)

평가: 3.5/5

지난 몇 년간 릴 핍(Lil Peep)과 릴 우지 버트 등 이모(Emotional) 힙합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영향이 전 세계로 빠르게 뻗었다. 국내에서는 싱잉 랩의 인기가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수많은 음악가가 감성적인 랩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고 프로듀서 토일은 그 선봉에서 즉각적인 트렌드 반영과 대중적인 멜로디의 융합으로 빠르게 힙합 신 중심에 섰다. 

지난해 힙합플레이야와 힙합엘이가 공동 주관한 < KHA 2022 >에서 올해의 프로듀서를 수상한 토일이 같은 레이블 소속이자 < 고등래퍼3 > 출신의 래퍼 지스트와 합작 앨범 < Toast >를 발매했다. 두 사람의 이름을 융합해 건배라는 뜻을 만들어낸 제목이다.

앨범은 프로듀서로 참여한 < 쇼미더머니 10 >에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남겨놓았다. 방송을 통해 보여준 곡의 장르가 스펙트럼이 좁았던 모습처럼 여전히 지난 시간 반복해왔던 스타일을 재생산한다. 다만 경연에 비해 자율성이 주어진 프로젝트인 만큼 본인의 음악을 구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직접 대입해 장점을 극대화한다.

래퍼로 등장했지만 알앤비 가수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지스트와의 합작인 만큼 앨범을 힙합에 한정하지 않고 보컬 위주의 곡들로 채웠다. 첫 번째 곡 ‘Friends with benefits’부터 랩이 등장하지 않고 ‘Puzzle’에는 1인 밴드 가수 치즈가 참여하며 힙합을 확실하게 뒷 배경으로 보낸다. 애매한 중심을 지키기보다는 완전히 선로를 변경해 확실한 방향성을 취한다.

전략은 성공적이다. 한 우물을 파 수원을 발견한 듯 비트의 완성도는 높아졌으며 보컬의 선명한 멜로디는 호스트나 피처링 할 것 없이 적절한 녹음 방식과 이펙트로 완전히 곡에 녹아든다. 1990년대 뉴잭스윙을 흡수한 ‘이상형’이나 2000년대 초중반 미디움 템포 알앤비에 현재의 색을 입힌 ‘정리정돈’은 음반의 일체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유행을 빠르게 반영해 듣는 재미를 더한다. 토일은 완성도에서 나오는 자기복제와 개성의 한 끗 차이를 만들어내 진화했다.

-수록곡-

  1. Friends with benefits
  2. 끝말잇기 (Feat. Skinny Brown)
  3. Return (Feat. sokodomo)
  4. Puzzle (Feat. CHEEZE)
  5. 이상형 (Feat. 토이고)
  6. 반복재생 (Feat. Jason Lee & Chan)
  7. 정리정돈 (Feat. Jayci Yucca)
  8. 처음 마주쳤을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