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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지 더 엘리펀트(Cage The Elephant) ‘Social Cues'(2019)

평가: 3/5

< 롤링 스톤 >의 말을 빌리자면, 케이지 더 엘리펀트는 ’60년대의 개러지 록, 70년대의 펑크, 80년대의 얼터너티브 록이 완벽하고도 기이하게 합쳐진’ 그룹이다. 다소 번잡해 보이는 조합 기저에는 멜로딕한 팝이 있었기에 밴드의 음악은 친절했고, 이는 록의 진영이 좁아질 대로 좁아진 지금도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4년 만에 돌아온 < Social Cues > 역시 과거의 록과 맞닿아 있으면서 현재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확실하다. 프론트 맨 맷 슐츠의 이혼, 이로 인한 고독과 허탈은 그를 갉아먹었고 드러난 속내에는 록 스타에 대한 부담감이 자리 잡았다. 오프닝 곡 ‘Broken boy’의 ‘왜 내가 이 몸뚱이에 갇혀 사는지 말해줘 / 이곳이 낯설어’라는 가사가 맷의 상황을 반영한다. ‘Social cues’도 마찬가지다. ‘적어도 너의 노래는 라디오에서 들리니까’처럼 남들이 그에게 툭 던진 가벼운 말은 무거운 돌이 되었음을 암시하는 노랫말 역시 쉽게 찾을 수 있다.

한없이 가라앉는 내용물과 달리 사운드는 무작정 따라가지 않는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베이스의 ‘House of glass’는 신경질적인 터치를 가졌던 초창기를 닮았고, 벡과 손을 잡은 ‘Night running’은 그동안 밴드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담았다. 타격감 넘치는 기타와 만화경 같은 노이즈의 사이키델릭 록은 사포 같은 보컬과 잘 맞물려 이질감이 없다. 2006년 데뷔부터 지금까지, 다채로움에 역점을 둔 것은 변치 않았다.

문제는 후반부에 있다. 맷이 부인과의 이별을 결심하여 작곡한 ‘Ready to go’와 앨범을 갈무리하는 ‘Goodbye’ 사이의 공백이 꽤 크다. 한마디로 기억에 남는 뚜렷한 지점이 없다는 것. 미니멀한 ‘Love’s the only way’, 네오 블루스의 ‘Dance dance’ 등 여러 장르를 담았음에도 이를 포용했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전작은 더 블랙 키스의 단 아우어바흐가 프로듀서였던 것에 반해, 이번에는 데미 로바토, 칼리 레이 젭슨 등 팝스타와 함께 해온 존 힐이 메가폰을 잡은 탓일까. 대다수의 곡에서 완만하고 강하게 음악을 이끄는 인자를 보기 힘들다.

14년 차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서의 변화에 따라 농도가 바뀌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다. 저절로 ‘Cigarette Daydreams’, ‘Ain’t No Rest For The Wicked’처럼 과거의 노래에 손이 간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밴드의 경력을 기준으로 잡았을 때 이야기이다. 세밀한 감정을 붓칠한 < Social cues >은 축적해놓은 내공을 발산했고 제 62회 그래미의 베스트 록 앨범 상을 거머쥐었다. 건재함의 끈이 탄탄하다는 것, 변화를 꾀한다는 것. 결과를 떠나 이들은 계속 움직인다.

– 수록곡 –
1. Broken boy
2. Social cues

3. Black madonna
4. Night running (With. Beck)
5. Skin and bones
6. Ready to let go
7. House of glass

8. Love’s the only way
9. The war is over
10. Dance dance
11. What I’m becoming
12. Tokyo smoke
13. Good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