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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Feature

2021 올해의 가요 싱글

굴곡진 한 해다. 모든 것이 멈출 것만 같던 코로나 사태에도 사회는 옛 관성을 잊지 않은 채 다시금 변화의 꿈틀거림을 재현하려 한다. 급격히 달라진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국내 대중음악 역시 멈추지 않고 빠르게, 그리고 꾸준하게 지각 변동을 거쳐왔다. 유독 다채로운 개성을 지닌 신흥 세력과 사회를 뒤흔들 신드롬이 넘쳐났던 2021년을 하나의 규격으로 묶기는 힘들겠지만, 그 서사를 축약하고 대변할 가요 싱글 10곡을 기록한다. 글의 순서는 순위와 무관하다.

악동뮤지션(AKMU) ‘낙하 (Feat. 아이유)’

악동뮤지션의 원동력인 기발함이 끝도 모르고 커져간다. 데뷔 초에는 일상적인 소재가 중심이 되어 상상의 살을 덧붙였다면 ‘낙하’는 공간 자체를 뒤집어 놓는 도치로 세상을 바라본다. 통상적인 낙하의 뜻은 내몰린 상황에서의 선택권이 없는 도피지만 이찬혁은 중력을 넘는 비상을 통해 ‘밤하늘의 별’이 되고자 한다. 죄다 낭떠러지인 초토화된 곳은 도약을 위한 디딤대가 되고, 그곳에서 고립감을 느끼게 하지 않도록 손을 잡아 연대감까지 챙긴다.

남매가 보내는 지지가 마냥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기에 더욱 힘이 실린다. 예측 불가능한 곳을 향한 도전이 불러일으키는 불안감을 솔직히 드러내면서, 그럼에도 너와 뛰어내리겠다는 전폭적인 응원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또한 추락 끝에 등장하는 불확실성은 음악으로 해소된다. 낙하 이미지, 두툼한 베이스 사운드와 달리 상승하는 수현과 아이유의 보컬은 철저한 계산 아래 짜인 것이다. 낯설고 거꾸로 뒤집힌 세계의 위로가 2021년을 사로잡았다. (임선희)

스테이씨(STAYC) ‘ASAP’

답은 정해져 있다. K팝 아이돌이 서사, 비주얼, 안무 등 종합 문화 예술을 담고 있다 해도 그들의 기본은 음악이다. Z세대의 뉴노멀(New normal) 놀이 문화 ‘댄스 챌린지’로 ‘꾹꾹이 춤’을 유행시킨 동시에 노래가 좋다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이유로 흥행에 성공한 스테이씨의 ‘ASAP’이 바로 그 본보기 아닐까. BTS의 글로벌 진출을 계기로 넓어진 K팝 시장만큼 모든 변수와 시대의 흐름에 대비하는 방법은 모두가 알고 있다. 결국 음악이다.

트와이스의 데뷔부터 전성기를 주도했던 프로듀서 블랙아이드필승은 작년 가을 < 놀면 뭐하니? >에 나와 ‘Don’t touch me’로 능력과 얼굴을 동시에 알렸다. 그의 아이들 스테이씨는 빠르게 인지도를 올리며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했고, ‘ASAP’이라는 결정타를 날렸다. 얽히고설키는 전자 음들 속 멤버들의 음색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어색하거나 작위적인 사운드가 없다. 히트송과 명곡의 척도가 항상 비례하지는 않지만 이 노래는 비례해도 문제없다. (임동엽)

에스파(æspa) ‘Next level’

비대면 시대를 틈타 급부상한 트렌드의 SM 자사 비전, 현실세계의 넷과 아바타 넷이 공존 소통하는 에스파가 발휘한 상업적 파괴력의 근원이 가상세계 편승만이 아님을 매혹적 활기가 넘치는 이 곡이 증명한다. 새로운 메타버스 유행 메커니즘과 대중의 음악적 희열 사이의 좀처럼 획득하기 어려운 공조가 눈앞에 다가온 건가. ‘제껴라 제껴라 제껴라!’ 추세가 예술로 스미지 못해 생겨날 어색함을 반쯤은 제꼈다.

주의 깊은 원곡 재해석과 네 멤버의 질서 잡힌 아우성이 트렌트의 개입이란 외적 선전을 장착해 20대, 30대 젊은 층(상당수가 여성)을 집단적 관용과 시의적 숭배로 몰아간 것이다. 걸 크러시로, 보이그룹 전유인 여성 팬덤을 부분 탈취해 성비(性比) 균형을 일구는 흐름도 완성했다. ‘Black mamba’로 격발해 ‘Savage’ 침투로 이어간, 격한 인기몰이의 중간 대폭발. ‘뉴’, ‘힙’, ‘2021년’ 그 모든 것을 이 곡이 다 가져갔다. (임진모)

브레이브걸스 ‘롤린’

시원한 트로피컬 사운드의 플럭 소스 인트로는 ‘롤린’을 밝고 상쾌하게 만들지만 대중은 이 도입부만 들어도 울컥한다. 실력 좋고 선한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해 오랫동안 고생시켰다는 미안함과 무명이었던 브레이브걸스가 자신들을 알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어울리지 않았던 2017년의 어두운 컨셉트와 시기성의 오류를 버틴 그 4년 동안 축적된 응집력과 잠재력은 마침내 올해에 폭발했다. 따돌림 없이 청정지대처럼 해맑은 멤버들 간의 우정, 어느 무대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헌신, 젠더 갈등과 세대 분리를 극복한 전 국민적인 응원 그리고 약자의 성공에 대한 우리의 인심이 뭉쳐서 ‘롤린’이라는 심지에 불을 지폈다.

‘롤린’, ‘운전만 해’, ‘Help me’, ‘유후’를 만든 작곡팀 투챔프의 황규현과 하승목은 민영, 유정, 은지, 유나 모두 음악에 욕심이 있고 자신들의 노래에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그 말처럼 브레이브걸스의 노래들은 소수만을 위한 지적 허세를 지향하지 않는다. 쉽고, 신나고, 질리지 않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은 2021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가요다. (소승근)

온앤오프(ONF) ‘Beautiful beautiful’

일단은 잘 들려서 좋다. 정공법으로 승부한 노래에 생생한 멜로디가 살아 숨 쉰다. 힘차게 터져 나오는 오프닝부터 귀를 사로잡는다. 곧이어 미끄러지듯 1절에 들어서면 멈춤 없는 쾌속 질주가 펼쳐진다. 생동감 넘치는 선율과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법한 후렴, ‘불러, 노래!’ 같은 매력적인 추임새까지. 매끈하고도 짜임새 있는 구성이다.

‘Beautiful beautiful’의 주요 악기는 단연 목소리다. 멤버 각자의 퍼포먼스와 단체 하모니가 모두 수준급이다. 그 진가는 브리지에서 드러난다. 여섯 청년은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리다가 과감히 한발 물러나 아카펠라로 주의를 끈다. 근사한 완급 조절이다. 노래만큼이나 밝고 활기찬 노랫말은 또 어떤가. 음악과 메시지, 모든 면에서 올해의 희망 송가, 젊음의 찬가다. (정민재)

애쉬 아일랜드(ASH ISLAND) ‘멜로디’

신예의 패기나 야심 따위의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고 싶지 않다. 힙합의 틀 안에서 다분히 힙합적인 관점에서 부여하는 담론이나 의미도 거추장스럽다. 이 노래의 가치는 단순하다. 그저 좋은 ‘팝’이라는 것.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며, 오래도록 사랑받을, 대중성에 충실한 ‘히트곡’이라는 것이다.

보편성의 승리다. 국내 이모 랩(Emo Rap)의 선두주자로서 침울한 감성을 주로 다루던 그가 특유의 어두운 무드를 한풀 죽이고 한 움큼 대중친화력을 보태니 이렇게나 곡이 좋다. 싱잉 랩을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듯 제목부터 직관적인 노래는 그에 걸맞은 한번 들어도 귀에 착 감기는 선율과 접근 쉬운 사랑 이야기로 보편의 소통을 파고들었다. 그의 이름이 힙합 신 안에서만 울리지 않는 이유다. (이홍현)

비비, 88라이징(BIBI, 88rising) ‘The weekend’

경쾌한 포 온 더 플로어(Four on the floor) 리듬에 그루브 넘치는 베이스. 트렌드에 탑승한 전형적인 디스코 넘버다. 특기할 만한 점은 비비의 보컬. 그간 선보였던 앳된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정확히 노트를 찌르는 성숙한 보컬만이 자리할 뿐. 짧게나마 허스키하게 목을 긁는 모습은 그야말로 비비의 발견이다.

‘The weekend’는 비비에게도 88라이징 사단에게도 최선의 그리고 최고의 결과다. 전자는 마니악한 감성을 넘어 팝 멜로디를 소화하며 보컬의 스펙트럼을 늘렸고, 후자는 그들의 음악을 그려낼 새 목소리를 찾아냈으니. 우린 이것을 건강한 시너지라 부른다. (정연경)

버둥 ‘씬이 버린 아이들’

버둥을 처음 들었을 때를 떠올린다. 낮은 저음과 복고풍의 신시사이저가 주가 되는, 잘 들리고 잘 붙는 멜로디의 향연. 어디선가 부단히 노를 젓다 이제야 동력 받아 떠오른 듯한 그의 정규 1집 < 지지않는 곳으로 가자 >는 단연 올해의 발견이다.

타이틀 ‘씬이 버린 아이들’은 그중에서도 정점에 놓인다. ’00’, ‘공주 이야기’ 등 매끄러운 수록곡이 많지만 이 곡은 뭐랄까, 몇 년 몇 해가 지나고 계속 듣고 싶은 혹은 계속 들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어제는 고개를 저었고 오늘은 웃으며 반기면 난 어떻게 해야 해’. 씬에서 살아가며 쉽게 바뀌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는 ‘버려진’다고 표현했지만 그 접근은 어둡기보다 오히려 밝다. 아무리 공격해도 부서지지 않고 스스로 무너지지도 않는 단단한 관점이 노래 안에 있다. 그래서 곱씹고 곱씹을수록 진해진다. 인상적인 시작이자 기억해야 할 출발. (박수진)

디핵, 파테코(D-HACK, PATEKO) ‘Ohayo my night’

“우리 그냥 결혼하면 안 될까? 돈은 내가 열심히 벌 테니까.”. 브레이브걸스 ‘롤린’ 이후 다음 역주행 곡은 서툰 사랑 고백 노래 ‘Ohayo my night’이었다. 2016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래퍼 디핵과 신예 프로듀서 파테코가 2020년 6월 공개한 이 노래를 발매 당시 주목한 이는 극소수였다. 하지만 간결한 멜로디, 투박한 노랫말 속 꾹 눌러 담은 진심은 1년의 시간을 건너 틱톡,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적극 활용하는 10~20대들의 마음을 훔쳤다. “일단 음악 포기하지 말아 봐 곧 뜨니까!!!”라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절박했던 노래의 운명이 순식간에 역전된 순간이었다. 한 해 동안 스트리밍 차트를 휩쓸고 노래방을 섭렵한 ‘Ohayo my night’은 씨스타 효린, 러블리즈 류수정 등 숱한 이들의 답가까지 더해지며 2021년의 스테디셀러로 기억될 준비를 마쳤다.

뮤직비디오 속 디핵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일등 신랑감’과 거리가 먼 ‘덕후’다. 캠핑카와 오락실, 뒷골목과 시골길을 오가는 그는 연신 고개를 푹 숙이고 영상에 일본어 자막을 넣는다. ‘너를 사랑해’의 확신 대신 ‘너를 사랑하고 있어’라 애원하는 그의 모습은 영원한 사랑을 꿈꾸다가도 현실의 벽에 주눅 들고 마는 2021년 대한민국 20대의 자화상이다. 비자발적 비혼에 좌절하다 ‘나 혼자 산다’에 위안받던 우리 세대, 서툰 사랑조차도 꿈꾸지 못하며 메말라가던 우리 청춘에게는 ‘Ohayo my night’처럼 투박하고 지질하더라도 진실한 고백이 필요했다. 그래, 비록 좁은 내 방 천장이라도, 내가 그린 우주 속에서 분명 우리 둘은 별과 우주잖아. (김도헌)

얼라이브 펑크(Alive Funk) ‘To-kyo (Feat. 서사무엘)’

소리를 향한 장인의 열망과 상업을 위한 음악가의 고뇌가 고루 담긴다. 가상 악기의 종말을 고한 문제작 < Di-Ana >의 프로듀서 얼라이브 펑크가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도모한 프로젝트, ‘팝업 스토어’의 시작을 알린 첫 공개곡 ‘To-kyo’는 그런 복합적인 위치에 존재한다. 편안함과 아늑함이 주된 감성으로 자리하지만 공기층에 세세하게 분포한 잔향의 입자에서는 완벽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위한 음악가의 선한 집착이 배어 나온다.

서사무엘과 펼친 정갈한 시너지적 덧셈이다. 비트는 가수의 역량을 극한으로 끌어내고, 퍼포머는 제작자의 의도를 기대 이상으로 보답한다. 도쿄와 ‘Too-kyo(きょ); 매우 공허하다’를 이용한 재치 있는 말장난과 로파이를 머금은 도회적 단상, 그리고 지친 현대인의 욱신거리는 허전함을 덤덤히 노래하는 가사는 가볍듯 가볍지 않은 공감의 통증을 유도한다.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담백하고 고찰적인 알앤비 트랙.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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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뮤지션(AKMU) ‘Next Episode'(2021)

평가: 4/5

그리하여 Next Episode
2017년 2개의 노래가 담긴 짧은 싱글 앨범 < Summer Episode >에 이어 4년 만에 < Next Episode >란 후속작을 써냈다. 전작의 초점이 Summer 즉, ‘여름’의 이미지에 맞춰져 있었다면 보다 많은 7개의 수록곡으로 채워진 이번 음반은 Next 즉, ‘다음’을 말한다. 시점은 현재. 코로나 19의 팬데믹이 전 세계를 뒤덮은 오늘날 발칙한 두 남매는 무뚝뚝하고 다정하게 희망을 건넨다. 지금이 ‘지나면’ 아니, 바로 지금 곁에 있을지도 모를 그 순간들을 일상에서 포착해내면서.

이들이 음악의 소재로 삼은 것은 줄곧 그랬듯 특별하지 않아 더욱 특별하다. 정식 데뷔 이전 오디션 프로그램 < K팝 스타 >에서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던 ‘다리꼬지마’, ‘라면인건가’처럼 여전히 우리 주위의 것을 글감으로 삼는다. 그 익숙함을 특별함으로 치환하는 것은 전곡 작사 작곡으로 활약하는 멤버 이찬혁의 상상력. 군 제대 이후 발매한 지난 정규 앨범 < 항해 >(2019)를 기점으로 한껏 성숙한 감정의 폭을 장착한 그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강한 힘을 내비친다. 쉽고, 간결하고, 재치 있으며, 깊다. 독특한 관점과 시선으로 하나도 버릴 게 없는 단단한 곡들을 써냈다.

신선한 것은 작품을 통해 자신들 앞에 놓인 또 하나의 장애물을 넘으려 했다는 것이다. 콜라보. 피처링이 아닌 함께(with) 써 전곡에 쟁쟁한 뮤지션과 나란히 섰다. 늘 선명하게 드리던 악뮤스러움을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확실히 돌려놨다.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1980년대 신스팝의 느낌을 살린 ‘전쟁터’는 이선희의 목소리로 생생한 활력을 얻고 그 누구도 제목으로 상상할 수 없을 ‘맞짱’은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과 만나 섬세히 감성을 태운다. 여기서 ‘악뮤틱함’은 일방적인 동기화가 아닌 융화, 융합에 가깝다. 즉, 두 남매의 색을 잃지 않으며 상대의 색과 어우러진다.

뭉근한 상상력의 끝은 아이유와 손잡은 ‘낙하’, 자이언티가 합세한 ‘Bench’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떨어지고 떨어지면 결국 날아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발한 상상으로 탄생한 ‘낙하’는 떨어지는 느낌을 잘 살린 멜로디와 뒤엉키며 잊을 수 없는 후크라인으로 완성됐다. 청량한 일렉트릭 기타 리프가 포문을 여는 ‘Bench’ 역시 거침없이 자유를 말한다. ‘지붕 없는 벤치에 누워’, ‘지붕 없는 벤치에서 깨어나’ 평화와 사랑을 누리겠다고 말하는 이 가사 앞에 녹아내리지 않을 공산이란 없다. 삶에 살짝 프레임을 씌워 바꾼 세상에 이토록 많은 이야기가 흐른다.

힘쓰지 않고 핵심을 풀었다. 또한 이것저것을 애써 겹치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곁에서 찾아 재밌고 유쾌하게 그렸다. 악동뮤지션에서 이제 악뮤로 새 음악장을 펼친 그들에게 세상은 온통 영감의 촉매가 된다. 들으면 들을수록 그룹의 ‘세련된 키치함’이 다가온다. 그리하여 이들이 말하는 Next는 어수선한 전염병 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말 그대로 악뮤의 넥스트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취할 수밖에 없는 두 남매의 강력한 귀환. 매번 ‘넥스트 레벨’이다.

  • – 수록곡 –
    1. 전쟁터(with 이선희) 
    2. 낙하(with 아이유) 

    3. Bench(with Zion.T)
    4. 째깍 째깍 째깍(with Beenzino)
    5. 맞짱(with 잔나비 최정훈) 
    6. Stupid love song(with Crush)
    7. Everest(with Sa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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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우린 (Prod. by 이찬혁 of AKMU)’ (2021)

평가: 3/5

악동뮤지션의 찬혁이 직접 곡과 가사를 썼다. 선배 뮤지션 이승철의 데뷔 35주년을 맞이한 기념 싱글로 피아노를 중심으로 점점 고조되는 진행이 일품. 젊은 시선으로 사랑 이후의 감정을 써낸 찬혁과 이를 표현한 보컬 이승철 사이에 어떤 시대적인 격차가 느껴지지 않는다. 매끄럽게 소화되고 매끄럽게 흘러가는 곡. “우린 / 우린 / 우린 사랑했죠” 노래하며 한 템포 숨을 죽였다 다시 퍼지는 구성 역시 튼튼하다. 조금은 담백한 구성이 단점으로 자리할 수 있으나 그 한계만큼이나 깔끔한 인상을 전해준다. 좋은 시너지의, 핵심만 담은 발라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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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Single Single

이수현 ‘ALIEN’ (2020)

평가: 3/5

재치가 번뜩이면서 한 번 더 곱씹게 되는 가사다. ‘금메달까지 딴 일등 선수’, ‘따뜻한 물에서 수영하는’과 같이 아이를 잉태하는 어머니의 품을 떠올리며 먹먹함을 건네고,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나’를 북돋아 주고 들여다보게 하는 힘까지 지녔다. 의외로 사운드 면에서 살짝 삐끗하는데, 일정하게 귀를 때리는 전자음만이 부각되어 철저하게 가사를 뒷받침하는 용도로 자리 잡는 것이 아쉽다. 이를 의도했다 하더라도 무난한 멜로디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쨌든 ‘이찬혁의 가사 + 이수현의 음색’이라는 사기 조합은 첫 솔로 곡에서도 무리 없이 힘을 뻗어 나간다. 남매가 풀어나갈 ‘망할 이 지구’ 정복기의 다음 페이지가 참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