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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셀(Soft Cell) ‘Happiness Not Included'(2022)

평가: 3.5/5

1981년 발표한 데뷔작 < Non Stop Erotic Cabaret >는 앨범커버부터 음악까지 섹슈얼한 이미지로 가득했고 미국 소울 여가수 글로리아 존스의 곡을 커버한 ‘Tainted love’와 ‘Bedsitter’ 등의 히트곡을 배출하며 1980년대를 대표하는 신스팝 앨범으로 부상했다. 보컬 마크 알몬드와 연주자 데이비드 볼로 이뤄진 소프트 셀은 비록 데뷔작을 뛰어넘지 못했지만 1980년대에 발표한 넉 장의 정규 앨범으로 신스팝 역사에 이름을 각인했다. 2002년 18년 만의 복귀작 < Cruelty Without Beauty >를 내놓은 이들은 또 한 번 긴 시간을 지나 신작 < Happiness Is Not Included >로 돌아왔다.

중후해진 알몬드의 목소리는 주제 의식에 힘을 실었다. 소프트 셀 이후 활동이 미비했던 볼과 달리 알몬드의 디스코그래피는 < Stories Of Johny >(1985)와 < The Stars We Are >(1988)같은 아트 팝 수작을 포함 정규 앨범만 25장에 달한다. 전천후 뮤지션인 알몬드지만 소프트 셀 시절엔 볼의 기악에 얹은 가창과 가사에 집중했고 그 작업 방식은 이번 앨범에도 적용되었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다. ‘Hearts like a Chernobyl’과 ‘Bruise on all my illusions’는 사회 풍자로 가득하고 타이틀곡 ‘Happiness is not included’는 “영국은 노예 제도와 부당이득으로 세워졌다”라며 직설한다. 마음의 횃불(Torch)을 켜 타락한 사랑(Tainted love)을 나누던 혈기 왕성과 대비되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했다.

캐치한 멜로디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동양적 선율을 품은 클럽용 뱅어 ‘Nostalgia machine’과 1981년 히트곡 ‘Memorabilia’와 흡사한 ‘Polaroid’는 볼의 감각을 입증했다. 펫 샵 보이스가 참여한 ‘Purple zone’은 두 그룹의 개성을 적절히 혼합했고 폴 매카트니, 티나 터너와 협업했던 세션 연주자 게리 바너클의 색소폰은 차분한 전개의 ‘Light sleepers’에서 돋보인다.

< Happiness Not Included >는 전작 < Cruelty Without Beauty >와 마찬가지로 복고적인 신시사이저 음향을 지향했고 매끄러운 곡 전개와 또렷한 선율은 스타일과 무관한 흡인력을 지녔다. 6장의 정규 앨범을 관류하는 사운드적 연속성은 40년의 세월에도 퇴색치 않았다. 뇌쇄적인 목소리로 성(Sex)을 노래하던 두 청년은 환갑이 넘어 다른 목소리, 다른 주제로 1980년대 신스팝의 향수를 자극했다.

-수록곡-
1. Happy happy happy
2. Polaroid
3. Bruises on all my illusions
4. Purple zone (With. Pet Shop Boys)
5. Heart like Chernobyl
6. Light sleepers
7. Happiness not included
8. Nostalgia machine
9. Nighthawks
10. I’m not a friend of god
11. Tranquiliser
12. New e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