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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 Single Single

포스트 말론(Post Malone) ‘Chemical’ (2023)

평가: 2/5

다가올 5집의 선공개 싱글은 한결 부드러운 사운드를 선보인 전작 < Twelve Carat Toothache >의 기조를 따른다. 데뷔 초 ‘Congratulations’, ‘Rockstar’ 등 트랩 비트를 재료 삼아 음악 시장을 호령했던 모습은 이제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힙합이 사라진 자리는 포스트 말론 특유의 기타가 중심이 된 팝 록이 대체한다.

향수를 자극하는 포크 선율 위 전매특허인 캐치한 멜로디가 화학반응을 일으켜보지만 한 방이 부재한 단조로운 전개가 흥미를 반감한다. 창법의 변화도 낯설다. 각종 차트를 석권했던 허스키 보컬 대신 리버브를 강조한 아련한 톤은 복잡한 화자의 감정을 보조하기보다 음정의 불안을 청자에게 선사한다. 다행인 건 넓은 장르 소화력과 귀에 감기는 멜로디 메이킹이 건재하다는 점. 강약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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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Album

한요한 ‘Time Machine’ (2022)

평가: 3/5

스윙스와 버벌진트가 속해 있던 힙합 크루 오버클래스의 기타 세션맨으로 출발한 한요한은 힙합 신과 연을 철저히 다졌다. 래퍼 릴보이와 루이가 결성한 긱스의 ‘Wash away’를 작곡해 음원차트를 휩쓸었고 2015년에는 솔로앨범 < Selfmade >를 발매하며 직접 마이크를 쥐기 시작했다. 스윙스의 힙합 레이블 저스트뮤직과의 계약하고부터는 본격적으로 솔로가수로서 이름을 알렸다.

기타리스트로서 음악계에 발을 들인만큼 정규 4집 < Time Machine > 역시 ‘월화수목금토일’, ‘지킬게’ 등에서 전기 기타와 특유의 시원한 발성으로 록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꾸준히 반복해온 작법이지만 시간이라는 주제 위에 자전적 이야기를 전개하며 지난 디스코그래피와 차별점을 만든다.

직접 앨범 소개 글에 밝힌 바처럼 3집 < 초희귀종 > 발매 이후 찾아왔던 슬럼프를 회고한다.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인간적 어려움을 드러내고 성공 이후 찾아온 번아웃을 호소하며 음악 내외로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한요한의 그늘진 뒷면을 비춘다. 음반의 서사를 집약하는 ‘버킷리스트’와 알앤비 가수 따마가 참여한 ‘Ring ring ring’은 강렬한 사운드로 분위기를 고취시키는 데에 전념했던 지난 음악들에 비해 진지한 모습이다.

포스트 말론, 머신건 켈리의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록과 힙합의 융합이 활발해지면서 한요한만의 개성은 옅어졌다. 한정된 장르로 인해 자기복제에 대한 비판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만듦새지만 프로듀서로서 두각을 나타낸 전적이 있는 만큼 다른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빌려 매너리즘을 극복하려는 전략이 높은 타율을 기록한다.

약 5년에 걸쳐 발매한 4장의 정규음반은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의 산물이다. 덕분에 한요한은 한국에서 랩과 록을 결합한 얼터너티브 힙합 아티스트 명단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고착화된 음악 스타일을 경계해야 할 필요는 있겠지만 뚝심을 견지하며 만들어낸 그의 < Time Machine >은 제대로 작동한다.

-수록곡-

  1. I don’t know (Feat. Don Malik)
  2. 버킷리스트 (Feat. Skinny Brown)
  3. 월화수목금토일 (Feat. 김승민)
  4. Ring ring ring (Feat. Thama)
  5. 멀어지는 너
  6. 너의 곁에 숨을 쉬고 있었어 (Feat. Jayci yucca & Skinny Brown)
  7. 지킬게 (Feat. JAEHA)
  8. 거슬려 (Feat. Ron)
  9. 컸어 (Feat. WYBH)
  10. (Bonus Track) Right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