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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 캠퍼스(Hippo Campus) ‘Good Dog, Bad Dream’

평가: 2.5/5

2014년 미네소타주 한 예술학교에서 의기투합한 인디 록 밴드 히포 캠퍼스의 강점은 결성 이래 꾸준히 내뿜은 젊은 활력이다.스쿨 밴드 시절부터 단단하게 연마한 내공을 집결시킨 데뷔 EP는 팬들의 관심을 끌었고 매력적인 선율로 무장한 인디 팝 밴드의 등장에 입소문은 빠르게 번졌다. 해당 나이대만이 느낄 수 있는 순수한 에너지를 녹여낸 2017년 첫 번째 정규작 < Landmark >가 이를 증명했으며 불과 1년 후에 발매한 < Bambi >는 전자적 요소를 가미해 보다 사색적이고 차분해진 성격을 전작에 비해따뜻하게 녹여냈다.

준수했던 두 장의 전작들을 통해 얻은 자신감으로 이번 앨범은 멤버들이 자체적으로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럼에도 예전과 흡사하게부드러운 질감의 기타 리프가 주도하는 트렌디한 포스트 펑크록 사운드의 기조를 가져가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재확인했다. 비슷한 음악을 지향했던 뱀파이어 위켄드, 봄베이 바이시클 클럽의 향취를 품고 있는 리드 싱글 ‘Bad dream baby’와 ‘Deepfake’가 공고히 인디 팝 장르의 경쾌함과 고유한 감성을 책임진다.

‘Sextape’는 은은하게 맴도는 브라스 선율과 레이어링을 거친 보컬 톤에서 영국 밴드 1975가, 두터운 톤의 베이스라인이 감도는 ‘Where to now’는 조이 디비전이 잇따라 스치지만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았다. 오토튠으로 급조한 하이퍼 팝 곡조 위에서 섬뜩한 비명으로 시작하는 ‘Mojo Jojo’의 거친 텍스처는 기존 영역의 울타리를 넘어선 실험적인 태도라는 광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 Good Dog, Bad Dream >는 히포 캠퍼스의 자유로운 연구 과정을 묶어낸 작품이다. 강점을 잃지 않은 부분도,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인 이유도 모두 균형 잡힌 조각을 맞춰가는 절차다. 답습을 지양하고 창의적인 접근법을 채택해 열린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앨범은 낙관적인 미래를 예약한다. 향후 선보일 결론에서만큼은 자유롭게 확장한 사운드스케이프와 섬세한 프로듀싱의 영민한 융합이 필요하다.

-수록곡-

  1. Bad dream baby
  2. Deepfake
  3. Sex tape
  4. Where to now
  5. Mojo Jo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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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마리(Anne-Marie) ‘Therapy’ (2021)

평가: 2.5/5

< Therapy >는 ‘Friends’와 ‘2002’가 수록된 < Speak Your Mind >에 이은 앤 마리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다. 경력의 시작점을 함께 했던 영국 드럼 앤 베이스 그룹 루디멘탈이 소울풀한 댄스곡 ‘Unlovable’의 비트를 주조했고 ‘2002’의 선율을 책임졌던 에드 시런이 다시 한 번 ‘Beautiful’의 산뜻한 멜로디를 제공했다. 원 디렉션의 나일 호란까지 ‘Our song’에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해 전작보다 협업의 비중을 대폭 늘렸지만 외려 앤 마리 본인의 역할은 축소되고 고유색은 옅어졌다.

미디엄 템포의 곡을 군데군데 배치하며 완급 조절에 성공한 전작과 달리 이번 앨범은 트랩 비트 기반의 댄스곡들이 숨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미국의 가수 겸 래퍼 루미디의 ‘Never leave you (uh oooh, uh ooh)’를 샘플링한 라틴풍의 ‘Kiss my (uh oh)’와 ‘Fill me in’에서 크레이그 데이비드가 사용한 투스텝 리듬의 ‘Don’t play’처럼 간혹 스타일의 변화를 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비슷한 질감의 사운드 프로덕션이 몰개성으로 작용했다.

‘네 여자 친구에게 네가 얼마큼 거짓말쟁이인지 말해줄 거야’ (Tell your girlfriend), ‘네가 나한테 한 모든 짓, 내가 두 배로 돌려줄 거거든’ 같은 가사는 직설적이지만 당당한 애티튜드의 방증이고 실연으로부터 자존감을 회복하는 그의 방식이다. ‘2002‘에서 추억을 들추어 촉촉한 노스탤지아를 그려냈던 앤 마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낭만 이면의 비정한 현실을 주저 없이 맞닥뜨린다.

< Therapy >는 21세기 유행가들을 갈무리한 인상이 짙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샤키라의 과거 댄스 넘버에 트랩 비트를 덧씌운 느낌의 곡들이 무책임한 익숙함을 안겨주고 독자성을 저해했다. 스토리텔링의 주체성을 확립한 앤 마리는 음악적으로도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

– 수록곡 –
1. x2
2. Don’t play
3. Kiss my (uh oh)
4. Who I am
5. Our song
6. Way too long
7. Breathing
8. Unlovable (feat. Rudimental)
9. Beautiful
10. Tell your girlfriend
11. Better not together
12. 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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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앨리스(Wolf Alice) ‘Blue Weekend'(2021)

평가: 4/5

울프 앨리스의 사운드트랙은 다채로운 연출로 가득하다. 2010년에 결성한 이래 초기 소재는 포크풍의 팝이었지만 영국 밴드 시장에 반향을 일으킨 데뷔작 < My Love Is Cool >과 2018년 머큐리상을 수상한 두 번째 정규 앨범 에 이르기까지 드림 팝, 슈게이징, 그런지 등 빈티지한 인디 록 사운드를 탁월하게 배합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이들의 매력은 이번 음반에서도 효력을 발휘한다. ‘Safe from heartbreak’와 ‘No hard feelings’의 포크적인 질감은 부드러운 멜로디를 편성해 어쿠스틱의 뿌리를 드러냈고 중간에 배열된 야성적인 펑크 록 넘버 ‘Play the greatest hits’는 전작 ‘Yuk foo’의 전술을 차용했다. 과거의 기조를 전반적으로 유지하되 확고한 자신감을 선보인 셈이다.

매혹적인 오르간 선율로 관능적인 슈게이징 텍스처를 그려낸 ‘Feeling myself’와 그런지 사운드를 날카롭게 구현한 ‘Smile’은 1990년대 초반 유행했던 록 음악을 스타일리시하게 풀어낸다. 그 숨은 주역은 마커스 드라바스의 프로듀싱. 아케이드 파이어, 플로렌스 앤 더 머신 등 굵직한 밴드들과 작업했던 그의 정교함이 이들의 음악을 풍부한 음향으로 세밀하게 가공했다.

모호한 은유 뒤에 감췄던 프론트우먼 엘리 로셀의 개인적인 감정들은 < Blue Weekend >의 가사로 해방된다. LA에서의 경험에 빗댄 ‘Delicious things’는 혼란스러운 쾌락주의를, 어긋난 관계를 한탄하는 ‘How can I make it ok?’에서는 씁쓸함을 몽환적인 보컬과 함께 자세하게 읊어낸다. 실생활에서의 불안을 작사로 옮겨 담았던 그의 작법이 밴드 특유의 차가운 카리스마를 더욱 견고하게 다듬으며 뚜렷한 음영을 갖춘 매혹적인 무드를 형성한다.

앞선 두 번의 시험대에서 끌어낸 평단의 호평이 울프 앨리스를 촉망받는 유망주의 궤도에 올려놓았다면 이번 세 번째 앨범은 이들이 취한 강점을 증폭시켰다. 변화무쌍한 사운드의 향연 속에서 완성도와 깊이를 확보한 < Blue Weekend >는 10여 년의 시간 쌓아 올린 도약대 위에서 만개한 역량을 입증했다. 영국이 대대로 자랑해온 ‘기타 중심의 록’을 실현했던 울프 앨리스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며 대형 밴드 반열에 바짝 다가선다.

-수록곡-

  1. The beach
  2. Delicious things
  3. Lipstick on the glass
  4. Smile
  5. Safe from heartbreak (if you never fall in love)
  6. How can I ok?
  7. Play the greatest hits
  8. Feeling myself
  9. The man on earth
  10.  No hard feelings
  11.  The beach 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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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뉴먼(Gary Numan) ‘Intruder’ (2021)

평가: 3.5/5

사후세계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철학, 전자음악과 재즈를 오가는 섬세한 음악으로 호평 받은 애니메이션 < 소울 >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받으며 진가를 확인받았다. 수상자 존 바티스트, 애티커스 로스, 트렌트 레즈너 가운데 눈에 띄는 건 트렌트 레즈너. 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를 이끌며 1990년대 인더스트리얼 록의 총아로 떠오른 그가 영향을 받았다고 공공연하게 언급한 뮤지션이 개리 뉴먼이다.

개리 뉴먼은 1979년에 영국차트 1위, 1980년에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9위까지 올라 신스팝의 역사가 된 노래 ‘Cars’의 주인공으로 뉴웨이브에서 인더스트리얼 록까지 전자음악의 타임라인에서 그가 남긴 족적은 지대하다. 그런 그가 인더스트리얼 록 사운드의 탐구를 지속한 21번째 정규 앨범 < Intruder >는 영국 앨범차트 2위에 오르며 두 번째 전성기를 예고한다.

로버트 무그 박사가 발명한 무그 신시사이저는 특유의 소리로 대중음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 영국 뮤지션도 그 수혜를 받아 ‘I die you die’와 ‘Are ‘friends’ electric?’처럼 쉬운 선율의 신스팝 곡들을 남겼다. 그는 산업사회를 테마로 한 거칠고 공격적인 인더스트리얼 록에서도 지분을 차지한 뮤지션이었지만 차가운 소리에도 팝적인 감각을 포용하는 유연성도 소유했다. < Berserker >, < The Fury > 같은 1980년대 중반 작품들이 뉴먼식 인더스트리얼 록의 본격화를 알렸고 1990년대 앨범들은 나인 인치 네일스와 스타일을 공유하며 쌍방향적 음악 교류였음을 암시했다.

이번 앨범은 온난화로 고통 받는 지구의 심경을 대변한 콘셉트 앨범이며 환경오염과 종말론적 관점을 엮었다는 점에서 2017년에 발표한 < Savage (Songs from a Broken World) >의 연장선에 있다. 인트로 곡 ‘Betrayed’의 “당신은 날 해치고 나는 피 흘립니다.”라는 직설적인 가사로 인간의 행태를 비판한다. 과거의 인더스트리얼 록 밴드들이 자본주의의 역설이나 기계문명에 따른 개인의 부품화 같은 당시의 ‘현재’를 노래했다면 그는 미래로 시제를 옮겨 일종의 예언가 역할을 수행했다.

앨범 전체의 메탈릭한 인더스트리얼 사운드는 매끈하게 다듬어졌고 눈앞에 영상을 펼치듯 극적인 곡 구성으로 주제 의식을 표현한다. 후렴으로 넘어가기 전 서늘함 효과음이 숨을 조이는 ‘And it breaks me again’이 대표적. 음반의 하이라이트 ‘Intruder’와 ‘A black sun’은 몽환적인 폴리무그 사운드가 금속성 소리 위를 유영하면서 인더스트리얼 록과 뉴웨이브 스타일이 절묘하게 교차한다.

전자음악 선각자 개리 뉴먼의 음악 인생은 굴곡졌다. ‘Cars’의 영광은 원히트원더의 오명으로 되돌아왔고 그 빚을 갚기 위해 제작된 1992년 작 < Machine And Soul >은 낮은 완성도로 혹평받았다. 하지만 훗날 피어 팩토리와 마릴린 맨슨같은 후배들이 그의 음악을 커버해 재조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는 결코 데이비드 보위의 반열에 오를 수 없었고, 트렌트 레즈너같은 아이콘이 되지 못했지만 그것이 개리 뉴먼의 제1의 목표는 아니었다. 평생 과제는 신시사이저로 원하는 소리를 구현하는 것. 어둡고 음울하며 꿈꾸는 듯 신비로운 소리 뭉치를 쫓는 항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 수록곡 –
1. Betrayed
2. The gift
3. I am screaming
4. Intruder
5. Is this world not enough
6. A black sun
7. The chosen
8. And it breaks me again
9. Saints and liars
10. Now and forever
11. The end of dragons
12. When you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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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블랙 키스(The Black Keys) ‘Delta Kream'(2021)

평가: 3.5/5

블랙 키스는 2000년대 초반 일어난 개러지 록 리바이벌 물결에 직접적인 수혜를 입었다. 인디 밴드 시절부터 블루스를 기반으로 한 원료 그대로의 개러지 사운드가 여타 개러지 밴드와의 차별점으로 작용해 두각을 나타냈고 < Brothers >, < El Camino >의 흥행으로 상업적 성취까지 이뤄내며 지금까지 미국 개러지 록 밴드의 구심점을 담당한다.

전작 < Let’s Rock > 투어를 마친 뒤 20년 동안 빼곡히 채운 블랙 키스 이력서에 < Delta Kream >은 중요한 분기점이다. 시작은 멤버 댄 아우어바흐와 패트릭 카니가 유년시절부터 심취하고 습득해온 날이 선 블루스 본능을 여과 없이 분출하면서부터. 앨범은 영감의 근원을 상기시키기 위해 실행한 커버 프로젝트로 이 듀오의 음악적 뿌리로 여겨지는 ‘힐 컨트리 블루스’의 전통을 계승한다.

이 앨범은 2006년에 공개한 < Chulahoma >로 이미 그 존경심을 드러낸 주니어 킴브러를 포함해 알 엘 번사이드, 미시시피 프레드 맥도웰 등 아메리칸 블루스 전설들의 발자취를 따른다. 실제 알 엘 번사이드의 사이드맨으로 활동했던 기타리스트 케니 브라운과 주니어 킴브러의 베이시스트 에릭 디튼이 세션에 합류하면서 드문 코드 변경과 꾸준한 기타 리듬이 형성한 그루브가 특징인 힐 컨트리 블루스의 기조를 생생하게 유지한다.

알 엔 번사이드 원곡에 비해 전체적으로 느슨하지만 팽팽하게 주고받는 악기 간의 호흡이 더해진 ‘Poor boy a long way from home’을 필두로 한층 덜어낸 베테랑들의 연주가 유연하게 흐른다. 데뷔작 < The Big Coming Up >에서 거칠게 연출한 주니어 킴브로의 ‘Do the rump’를 부드러운 톤으로 재해석해 블랙 키스의 조율 능력이 상당함을 공표한다. 한편 가성 보컬과 케니 브라운의 능란한 슬라이드 기타가 인상적인 ‘Going down south’의 현대적 번역은 시간을 역행하며 알 엘 번사이드가 활동하던 그 시절 미국 남부의 허름한 선술집으로 공간을 옮겨 놓기도 한다.

그 동안 블랙 키스가 강조한 고전적 블루스의 정체성을 깊숙하게 파고들어 산뜻한 질감으로 구현한 < Delta Kream >으로 이들은 힐 컨트리 블루스의 유산을 충실하게 기록한다. 팀의 고유성을 견고히 다듬으며 블루스로의 회귀를 선택한 10번째 정규작 < Delta Kream >은 데뷔이래 지속해서 추구해온 지향점이자 그들만이 시도할 수 있는 과감한 찬사다.

-수록곡-

  1. Crawling kingsnake
  2. Louise
  3. Poor boy a long way from home
  4. Stay all night
  5. Going down south
  6. Coal black mattie
  7. Do the romp
  8. Sad Days, lonely nights
  9. Walk with me
  10. Mellow peaches
  11. Come on and go with me